2020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도보 대행군 기행록(24, 끝)
24. 대장정을 무사히 마치고 귀로에 오르다(합천 삼가 – 합천 율곡 29km)
8월 30일(일), 23일간의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도보 대행군 마지막 날이다. 아침 6시 반에 숙소(허유산)에서 아침을 들고 마지막 출발지인 삼가면사무소로 향하였다. 10분쯤 걸어 면사무소에 이르니 강신미 면장이 휴일인데도 일찍 나와 일행을 맞으며 차를 권한다. 잠시 대화, ‘면민은 3,300여명인데 합천군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편, 양질한우의 특산지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웃면까지 함께 걷는 여성 면장의 소탈한 모습이 길손을 편하게 해준다.
아침 7시 10분, 전날 험한 산길 길 안내를 해준 합천 백의종군 선양회 멤버의 안내로 번잡한 도로 피하여 하천 길 따라 보무도 당당하게 마지막 행군에 나섰다. 참가자는 당일참가자 포함하여 20여명. 한 시간 반 걸어 쌍백면 소재지에 이른다. 최규진 면장과 전임면장 등이 반갑게 일행을 맞아 시원한 음료를 제공하며 환대하여 고맙다.
쌍백면에서의 기념촬영, 삼가면과 쌍백면의 두 면장(앞줄 가운데)이 함께 하였고 합천군 일원의 백의종군길 코스가 일목요연하게 담겨진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선양회의 플래카드가 선명하다
쌍백면 다음 면은 대양면, 면소재지까지 두 시간 넘는 꽤 먼 거리다. 긴 고개 길 넘어 양산마을 앞 버스정류소에서 수박파티, 한 여름 뙤약볕에 비 오듯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보약이 따로 없네. 11시 경 대양면사무소에 이르니 활달한 모습의 여성 셋이서 일행을 반긴다. 전날 저녁에 떡과 수육 등을 한 아름 들고 숙소를 찾은 합천군 생활체육강사 정한결, 성채원, 오미경 씨가 율곡까지 동행하겠다며 기다린 것. 면사무소에서 잠시 휴게 중 뒤늦게 청사에 들른 오미화 부면장이 일행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음료를 드시겠는가 묻는다. 잠시 전에 수박파티로 열기를 식힌 일행 모두 호의에 감사하며 고개를 젓는다. 면사무소를 출발하여 30여분 걸으니 오미화 부면장이 차량으로 뒤 쫓아와 시원한 우유를 한 팩씩 전달, 여성들의 센스와 순발력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감각이 무딘 남성들이여, 한 수 배우시라.
12시 20분 경에 합천읍 초입의 정양로터리에 이르니 점심시간, 로터리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들었다. 메뉴는 제육볶음, 이틀 전 저녁 대접을 한 경남도의회 손덕상 의원이 함께 걸으며 대접하였다. 한번의 호의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넉넉한 마음 씀이 특별하다. 화통한 그의 반응, 첫 번째는 동료를 위한 격려이고 두 번째는 견디기 힘든 악조건을 기쁨으로 승화하며 걷는 일행들과의 인연이 소중하여 그리하는 것이라고. 그의 건배사는 ‘당신이 최고야’, 그처럼 당신 멋쟁이로다.
13시 20분에 오후 걷기, 정양로터리 지나 이래저래 유명해진 전직대통령의 고향명물 황강을 끼고 걷는다. 커브 길 지나 등장하는 중국풍의 깎아지른 산세가 볼만하고 율곡면에 들어선 강변 스포츠공원이 화려하다. 율곡면소재지에서 아이스크림 파티, 그때를 틈탄 소나기가 시원함을 안겨준다. 드디어 최종목적지까지는 30여분 거리, 힘을 내서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마을 입구의 정자 충무정에서 잠시 숨 고르며 행렬정비, 정자에 새긴 문구가 이곳이 백의종군길 최종지점인 것을 일깬다. ‘권율장군통솔진(權慄將軍統率陳), 충무공이순신백의종군처(忠武公李舜臣白衣從軍處)’
최종목적지인 매실마을 마을회관에 이르니 권영식 합천군 의회의원, 이강중 이 마을 거주 향토사학자, 이장과 동네 주민들이 일행을 반가이 맞아준다. 이강중 향토사학자의 안내로 충무공이 거처하며 전략을 짜낸 옛 가옥을 돌아본 후 간단한 도착의전을 가졌다. 의전은 완보증서 수여와 회관 옆에 제막한 완보자 전당에 완보명패 부착, 단장의 인사와 축사 등.
완보증에 표시된 거리는 탄생지인 서울건천동에서 합천율곡까지 676km
배준태 단장의 인사, 여러분의 완보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81세 최고령의 김웅종 대원을 비롯하여 모두 건강하고 강인한 분들입니다. 전 기간 원활한 숙식의 제공과 안전한 걷기 등 각자의 일을 충실하게 감당한 대원 여러분께 감사와 치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수해와 코로나 등 힘든 여건 속에서도 건강하고 무사히 완보하였으니 남은 2주간 여 후속 건강관리와 제반 대처에 만전을 기하시기 바랍니다.
권영식 합천군 의원의 축사, 670km 걸어오신 길 장하십니다. 저도 기회 있는대로 걷겠습니다.
오후 4시 반 지나 서울까지 올라갈 전세버스 탑승대원(10명), 원주에서 달려온 부인의 차에 오른 김남석 대원, 광주에서 달려온 아들의 차에 오른 나영애 대원, 청주에서 달려온 조카의 차에 오른 김태호 대원, 창원에서 달려온 가족의 차에 오른 김경수 손덕상 의원 등 긴 여정 무사히 마친 일행들 모두 귀로에 올랐다. 고락을 함께 한 대원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평안히 가십시오.
백의종군길 완보 후 헤어지기 직전의 기념촬영, 율곡매실마을에서
* 행사 마무리 후 선상규 회장이 보낸 메시지, ‘감사합니다. 무사히 귀가하셨으리라 여깁니다. 여러분들의 희생과 봉사는 다음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최고령인 김웅종 대원(고등학교 4년 선배)이 보낸 메시지, ‘백의종군길 도반 여러분의 보살핌 속에 23일간 숙식을 같이 하면서 백의종군길 디딘 것, 신이 내린 축복이었습니다. 한평생 곱씹으며 살아가겠습니다. 도반 여러분의 가내 두루 평안을 기원합니다.’
마지막 5일 간 휴가 내어 합류한 이은지 회원이 귀로에 보낸 메시지, ‘교수님, 인사도 못 드리고 헤어졌습니다. 23일간의 긴 여정, 안전하게 마무리되어 다행입니다. 속리산휴게소에서 짧은 휴식 후 저희는 청주를 지나고 있습니다. 조심히 가시고 편안한 쉼의 시간 보내세요,’
5일간 경상남도 구간을 함께 걸은 김경수 경남도의회 의원의 메시지, ‘모두 잘 가셨는지요? 저는 오늘 눈 뜨자 또 걸어야 되나 하고 잠시 악몽을 꿨습니다. 정신 차려보니 이게 꿈인가 싶기도 하고 비몽사몽으로 일어나 의회 출근해서 담당자들과 긴급 미팅해서 자료 요구와 대책을 강구하였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관심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5일 동안 함께 걸으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중에 선배님들의 몸에 밴 배려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보다 못하신 분이 없으신데 자식처럼 챙겨주시고 격려해주셔서 너무 가슴 따뜻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인생의 소중한 경험으로 간직될 것 같습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몸도 회복하면서 선배님들이 조금씩 기억에서 잊히겠지만 그래도 함께한 추억들을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추후 또 경남으로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3년 전 걸었을 때보다 체력이 부치고 수해와 폭염 등 일기가 불순하여 힘들었다. 삶은 끊임없는 도전,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는 그런 점에서 교훈이 된다. 나이 차서도 도전하고 이겨낸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걷는 동안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마음속 깊이 감사의 뜻을 표한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어려운 때, 힘내세요!
꽃다발 걸고 완보증서를 받는 모습, 이장이 마련한 꽃다발을 돌아가면서 걸기
첫댓글 여러분의 완보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전구간 내내 기행록을 올려주신 교수님께 무한한 감사 말씀 올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완보 축하드립니다.
건강하게 무탈하게 완보하심을 축하합니다
선상규회장님, 배준태단장님
그리고 참가자 전원의 무사완보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매일 후기를 써주신 김교수님 감사합니다.
편안한 하루되세요.
완보를 축하합니다
무사완주 축하드립니다.
혹사시킨 몸 회복잘하시고
또다른 길위에서 힘찬발걸음을
하십시요.
백의종군길 완보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더운날씨와 장마기간인대 불구하고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완보를 축하드립니다
이덕주님, 9/20일 율곡 모여곡 도착예정 맞으신지요? 이 글 보시면 바로 연락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