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밤바다 여행 " 화양면 드라이브 출발합시다...

[봉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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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요즘인데요.

소슬바람이 마음을 간질이는 가을바다와 찬바람에 맛이 오른 싱싱한 해물을 찾아 여수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879km의 해안선에, 365개의 그림 같은 섬을 가진 여수는

먹고, 구경하고, 힐링하는 여행의 즐거움이 가득한 곳인데요.

오늘은 드라이브와 트레킹 코스로 좋은, 여수의 숨겨진 명품 해안도로를 추천해 드리려고 해요~

오늘 추천해드릴 드라이브 코스는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자매삼거리에서

이목리 이목마을까지 약 30km의 아름다운 해안도로인데요.

구불거리는 도로를 걷는 내내 크고 작은 섬들과 배들이 두둥실 떠있는데요.

푸른 바다위를 걸으니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신비스런 길을 걷는 기분이 들었어요~

여기가 장수리 자매마을인데요. 바다를 활처럼 안고 있어 장수리(長水里)로 부른대요.

자매마을은 굴구이와 방풍림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마을을 감싸고 있는 방풍림도 가을로 물들고 있었어요.

정자에 앉아서 바라본 물 빠진 바다가 너무나 아름답네요.

자매마을을 지나 커브진 이곳은 지네의 머리를 닮았다는 공정마을이에요.

여기서부터 벌가마을 까지는 도로를 가운데 두고 위쪽은 산 아래쪽은 해안을 따라 마을이 이어집니다.

공정마을은 화양반도의 끝 부분이라 여수~고흥을 잇는 화양대교의 시작점이랍니다.

화양대교의 웅장한 모습인데요. 대교위에는 포장공사를 하느라 공사 차량들이 바삐 움직이네요.

이미 개통된 팔영대교(고흥~적금도1,340m)에 이어 화양대교(조발도~화양 854m),

조발대교(둔병도~조발도 990m), 둔병대교(낭도~둔병도 640m), 낭도대교(적금도~낭도 470m),

적금도 섬 안의 적금교(255m)가 개통되면 여수 고흥 간 차량소요 시간이 30분 단축되고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들을 차로 구경할 수 있으니 어서 12월이 왔으면 좋겠어요.

여기는 이목리 가정동인데요.

가정마을은 마을 한가운데 전망 좋은 곳에 정자가 있다하여 가정(佳停 아름다운 정자)라는 이름을 얻었대요.

길가엔 억새가 춤추고 언덕엔 감이 빨갛게 익고 있는 정말 가을분위기 나는 동네에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구불구불 길을 걸어가는 기분이 너무나 좋습니다.

바다 건너 고흥 팔영산의 울퉁불퉁한 봉우리 사이로 태양이 넘어가고 선홍빛 노을은 황홀경의 극치를 보여주네요.

노을은 아련한 섬과 섬 사이를 붉게 물들이다가 결국은 바다를 통째로 태워버립니다.

여기는 시원한 바다가 펼쳐지는 여수의 또 다른 끝자락 벌구마을이에요.

벌구마을의 본래 이름은 뻘(갯벌)이 있는 바닷가라는 뜻의 뻘기미였다고 하는데요.

이것을 한자로 바꾸면서 벌구미(伐九尾)가 되었고 벌구(伐九)의 벌(伐)자와 옆 마을인 가정(佳停) 의 가(佳)를 합해 벌가가 되었다고 해요.

선창에는 활어차들이 줄을 서서 어선들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네요.

지금 여수는 문어가 제철을 만났어요.

지금 막 들어온 어선은 문어통발어선인데요. 문어를 들지도 못할 만큼 엄청 많이 잡았네요.

제가 어부의 손자라서 문어를 조금 아는데요.

문어는 낮에는 바위 구멍 등에 숨어 있다가 밤에 나와서 갑각류나 작은 물고기 따위를 잡아먹어요.

그 습성을 이용해 통발로 잡는데요.

문어통발의 미끼로 어민들은 게를 많이 사용하지만 낚시 갔을 때 스팸을 넣었는데도 문어가 들어왔어요.

이곳 벌가마을은 예로부터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황금어장으로 유명한 곳인데요.

선창에 마른 고기들의 어종을 보니 참돔, 볼락, 농어, 우럭, 노래미, 가오리 서대가 해풍을 맞으며 건조되고 있네요.

방파제의 배 밑에는 깔다구(농어 새끼)가 떼 지어 다니네요.

이곳 벌가 앞바다의 크고 작은 섬들은 사계절 유명한 감성돔 낚시 포인트로 낚시꾼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때마침 낚시꾼을 태운 배가 들어오네요. 얼마나 잡았는지 보여드릴게요.

이분이 잡은 어종은 대부분 감성돔인데요. “요즘 이곳은 갑오징어와 쭈꾸미 낚시가 잘된다”며

“다른 사람은 많이 잡았는데 본인은 대물도 아니고 많이 잡지 못했다”고 하네요

배에서 내린 낚시꾼들이 가는 곳은 이 마을 유일의 횟집인 ‘벌가횟집’이네요.

낚시꾼들이 잡아온 고기들의 일부를 이곳에서 회나 매운탕으로 끊여서 드시고 간다고 하는데요.

밖에서 보고 있자니 너무 먹고 싶어 저희들도 식당으로 들어갔어요.

우리는 일행이 3명이었는데 메뉴판을 보고 5만원에 뼈꼬시 반 살코기 반으로 회를 주문했어요.

밑반찬으로 꽃게찜, 고동무침, 갑오징어 숙회 등이 나왔는데요.

이곳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어물과 넉넉한 인심으로 만드는 음식물이라 그런지 사람 내음이 물씬 풍기고 맛까지도 별미였어요.

여수의 향토음식인 서대회무침이 한 접시 나왔어요.

서대회 전문식당에서 먹을 때 3인분 분량이 될 정도로 충분한 양을 주셨는데요.

이 동네가 서대의 주산지라서 그런지 서대회에서 씹히는 식감이 남달랐습니다.

쫀득하고 바다의 싱싱함이 느껴지는 그런 맛이었어요.

새콤달콤한 서대회에 밥만 비벼먹고 가도 될 것 같은데,

아직도 본 메뉴인 활어회와 공기밥 그리고 매운탕을 먹어야 하니 걱정이네요.

드디어 본 메뉴인 활어회 한 접시가 나왔어요.

가운데가 농어이고 오른쪽은 전어, 왼쪽은 감성돔으로 보이는데요.

시내 횟집처럼 세련되지 않고 도툼하게 썰려 있어요.

어부들이 배에서 소주 한잔 할 때 그 수준은 아니더라도 이정도 두께면 시내 횟집 같으면 최소 두세 번으로 나눠 떴을 거 에요!

도툼한 회 한 점을 초장에 발라 입에 넣자 살아있는 세포가 입안에서 터지면서

느껴지는 그 고소한 향기 때문에 먼 길 달려온 보람이 있었어요.

윤기 자르르한 은백색의 전어회나 뼈고시를 먹을 땐 된장빵이 좋은데요.

된장에 다진 마늘과 청양고추, 파를 송송 썰어 참기름으로 만든 양념된장을 여수 사람들은 흔히들 ‘된장빵’이라고 해요.

가을이 깊어가면서 기름이 오를 대로 오른 전어는 끝물인 요즘이 최고의 맛을 냅니다!

상추와 깻잎 한 장에 전어회를 올리고 풋고추와 마늘 그리고 된장빵에 한 쌈 하면 그 맛이 감동이에요~

공기밥을 주문하자 노릇노릇 구워낸 전어구이가 먼저 나오네요.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말까지 있으니 더 말해 무엇 할까.

초가을에 먹었던 전어보다 껍질이 질겨지긴 했지만 살이 여물어졌고 고소함은 배가되었네요.

드디어 마지막 코스로 지리탕이 나왔어요.

탕을 끊이기 전에 매운탕 혹은 지리탕을 드실거냐고 물었는데 저희는 지리탕을 원했어요.

원래 족보 있는 생선은 국물맛의 시원함을 느끼기에 지리탕이 좋은데요.

농어와 감성돔 뼈에 붙어있는 살을 발라먹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26번 버스가 가정동까지 갔다가 되돌아 나오고 있네요.

구미마을은 이 지역의 땅이름이 ‘구시날이라고 부르던 것에서 유래 했다고 하는데요.

구시날의 뜻은 마을 뒷산인 이영산에서 흘러내린 골짜기가 깊이 파여

그 형상이 마치 소나 말의 여물을 담는 구시처럼 생긴 이름인데요.

한자로 옮기면서 구미가 되었다고 해요.

구미마을을 지나면 바로 이목마을과 이어지는데요.

이 마을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언급된 마을이에요.

임진년(1592년) 2월 19일(경술))

비온 뒤라 산꽃이 활짝 피어 좋은 경치를 형언하기 어려웠다.

저물어서야 “이목구미(梨木龜尾: 여수시 화양면 이목리)”로 와서 배를 탔다....중략

아마도 그 당시의 접안시설을 생각하면 바다가 깊고 갯바위가 있는

구미마을 끝 부분에서 이순신장군이 배를 탔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봤어요.

이목마을에 이르자 여자만의 노을이 붉게 타들면서 바다가 고요해지네요.

하늘과 바다를 선홍빛으로 물들인 일몰의 이미지가 서정적이었는데요.

이렇게 서정적인 도로가 사람 사는 냄새 물씬 풍기는 갯마을들을 거미줄처럼 이어주고 있었어요.

화양면 해변도로에서 즐기는 가을 트레킹은 한 폭의 그림이고 감동이었는데요.

가을이 가기 전에 여러분도 그 감동 그대로 느껴보지 않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