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에 자주 찾아오는 송면중학교 친구들.
오늘도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곧 겨울방학을 앞두고 있어서 겨울방학 독서계획을 짜보라고 조언해주었어요.
오늘 청소년들에게 제가 한 이야기는 대략 이렇습니다.
1)학기 중에는 바쁘고 맘이 복잡해 집중하는 독서가 어려운데 방학 중에는 집중이 필요한 독서 목표를 세워보세요. 평소에 도전하기 어려웠던 길고 두껍고 어려운 책에 한 번 도전해본다든지, 방학 중 독서노트를 몇 편 이상 써본다든지 하는 거요. 목표를 세운다고 해서 모두 실천하는 건 아니지만 목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니까요. 목표를 세우면 꿈이 생깁니다.
2)어려워서 이해가 안되는 책이라고 무조건 포기하지 말고, 이해가 안되더라도 페이지를 넘기며 한 번 읽어보세요. 우리가 스테이크를 먹을 때 이 고기가 왜 어째서 맛이 있는 건지 분석은 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스테이크의 맛이 이런 거구나 하는 경험은 남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른이나 지식인들도 책을 읽는다고 다 이해하는 건 아니에요. 이해를 못한다 하더라도, 혹은 중간에 덮는다 하더라도 어쨌든 그 책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경험은 매우 소중하게 남습니다. 도전해보세요. 이런 도전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방학입니다. 만일 도전해서 완독을 해낸다면, 비록 책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소화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성취감이 다시 또 새로운 책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3)내가 읽은 책에 대한 기록, 짧은 메모, 그게 어렵다면 목록이라도 기록해두세요. 특히 내가 구입해서 내 책꽂이에 소장하고 있는 책은 맨 앞에 메모지를 붙여서라도 그 책에 대한 기록을 남겨두면 좋습니다. 나중에 청년이 되었을 때 돌아보면 내가 초중고 시절에 이런 책을 읽어왔기에 지금의 내가 이런 사람이 되었구나 라는 자기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대략 요약하면 이런 메시지를 전해주었는데요....그때문인지 오늘 청소년들은 정말 어려운 책들을 많이 들고 갔습니다.
코스모스,
이기적 유전자,
우울할 땐 뇌과학,
조국의 법고전 산책,
메타버스,
세계철학 필독서50,
공자의 마지막 공부,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심오한 책들이지만....이 깊은 지식의 바다 속에서 유영하는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