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윈 말은 숨을 괴롭게 몰아 쉬다가 결국 죽고 말았다. 그 광경을 빠짐없이 지켜본 소년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는 비명을 지르면서 군중 속을 헤치고 말에게 달려가 피투성이가 된 머리를 붙잡고 말의 눈과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다. 그런 후 일어서서 작은 주먹을 불끈 쥐고 미꼴까에게 사납게 달려들었다.
헝가리의 영화 감독 벨라 타르의 2011년 흑백 영화이자 은퇴작이다.
1889년 1월 3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프리드리히 니체가 마부로부터 채찍질을 당한 말을 붙잡고 울었던 일화를 모티브로 하는데[1], 영화의 주인공은 니체가 아니라 그 일화에 등장한 말과 마부 그리고 마부의 딸의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에 처음 소개된 벨라 타르의 영화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직접 배급했다.
3. 평가와 수상
여전히 위대한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동진 (★★★★★)
올해의 영화. 이용철 (★★★★★)
공허한 롱테이크. 더 공허한 흑백화면. 거의 없는 대사. 동일한 음악의 거의 무한한 반복. 동일한 바람소리의 끝없는 반복. 벨라 타르의 영상언어는 세상에 대한 비관의 시선과 신에 대한 부정이 서늘하게 녹아 있다. 예술영화가 원초적으로 가지는 대중성의 결여와 지겹디 지겨운 쇼트의 길이는 어쩔 수 없는 문제. 약 세시간의 지루한 악몽을 꾼 듯한 이 영화속 “6일”에서 난 “안티 크라이스트”를 느꼈다면 무리일까. 조정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