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평역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 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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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도 생각이 없습니다.
읽은 것이 그대로 몸에 흡수되어 버리는 것 같은 기이한 느낌입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데 저는 책이 몸(욕심?)만 비대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이렇게 이상한 핑계를 대면서 시집한 권 올려 봅니다..
열흘간의 연수를 마치고 오자마자 누에처럼 오래? 잤습니다....
그런데 왜 이리도 허전하고 속이 상?하는지요...반성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참 못나 보여서 속이 상합니다..ㅎㅎㅎㅎ...못난 것이 사실이라는거,..ㅎㅎ..
그래서, 막차 기다립니다..어딘가 숨고 싶어서,...발이 시립니다..이 한여름밤에.... -뎀- |
첫댓글 저는 가끔 책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ㅎㅎㅎ 그 재미로 책을 읽습니다. 요즘은 이래저래 책 읽기에 소홀한데...무더위를 독서로 이겨낼까요? 많이 더워요~ 시원한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