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엔 거의 모기 구경을 못했는데 요즘 때아니게 모기 등쌀에 시달리고 있다. 일터 온실에 갈 때마다 최소 대여섯 번은 물리고 오니 고역이다. 잠시만 동작을 멈추면 달려들어 물어뜯고, 물렸다 하면 한동안 가려움증을 겪어야 하니 아주 성가신 존재다. 식물 이름에 ‘모기’가 든 게 두 가지가 있다. 모기골과 모기방동사니가 그것이다. 둘 다 사초과 식물인데 식물체가 워낙 작고 가늘어 이름 앞에 붙은 것으로 보인다. 그중 하나인 모기골은 전국에 분포하는 사초과 모기골속 한해살이풀이다. 주로 양지바른 곳, 바닷가 모래땅 등에서 사는 풀로 높이는 5~40㎝가량 자란다. 잎집은 갈색으로 얇은 막질이며 표면이 매끄럽다. 잎몸은 4~10cm가량으로 실처럼 가늘고 뒷면에 드물게 성근 털이 있기도 하다. 꽃싼잎은 2~3개이고 긴 가시모양이며 대개 한 개는 위로 길게 솟는다. 8~9월 잎 사이에서 여러 개의 가느다란 꽃줄기가 나오며 그 끝에 머리모양으로 꽃차례가 하나씩 달리고 자루가 없는 3~15개의 작은이삭이 덩어리를 이룬다. 작은이삭은 좁은 달걀모양이고 뾰족한 모서리가 있으며 7~13개의 낱꽃이 달린다. 가장자리에 털이 있고 달걀모양인 인편 끝에 뒤로 젖혀지는 짧은 까락이 있다. 여윈열매는 달걀꼴 원모양으로 옅은 갈색 또는 황색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