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풍신 董豊信 (1904~1921)】 "동풍신, 열다섯 나이로 만세를 외치다"
1904년 함경북도 명천군(明川郡) 하가면(下加面) 지명동(池明洞)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광천(廣川)이다. 1919년 3월 함경북도 명천군 하가면 만세시위에 참여하였다.
명천군에서 만세시위가 처음 전개된 것은 1919년 3월 14일 오전 11시 하가면의 면 소재지인 화대동(花臺洞) 화대 장터였다. 명천군의 최남단에 위치한 하가면에서 만세시위가 전개된 것은 인접한 길주군(吉州郡) 길성면(吉城面)(이후 길주읍)에서 3월 12일 만세시위가 전개된 것과 무관하지 않았다. 이날 만세시위에는 함경북도에서 전개된 시위 가운데 최대 규모인 5,000여 명이 참여하였다. 시위대는 독립만세를 외치며 화대 헌병분견소로 행진하였다. 헌병들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면서, 5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
화대 장터의 만세시위와 그 과정에서 헌병의 발포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하가면 지명동에 거주하던 김상훈(金相勛)·김성련(金成鍊)·김익련(金益鍊)·최우용(崔禹鎔)·현용묵(玄龍默) 등은 모여서 3월 15일 화대 장터에서 다시 만세시위를 전개하기로 결의하였다. 그 소식을 들은 부친 동민수(董敏秀)는 만세시위 참여를 결심하였다.
3월 15일 상가면(上加面) 조당동(潮塘洞)에 결집한 이들은 현용묵이 든 깃발을 앞세우고 화대 장터로 행진하였다. 이날 화대 장터에는 분노한 1,000여 명의 군중이 모였다. 오랫동안 병중임에도 불구하고 부친 동민수는 만세시위에 참여하였다.
화대 장터에 회집한 시위대는 독립만세를 외치면서, 하가면 면사무소로 행진하였다. 시위대는 면장 동필한(董弼漢)이 만세시위 동참 요구를 거절하자 밖으로 끌어내서 구타하였고, 화대 헌병분견소로 도망치는 그를 따라 분견소로 행진하였다. 헌병분견소 앞에 집결한 시위대는 독립만세를 외치고, 분견소 안으로 도망가서 숨어있던 동필한을 즉시 내놓으라고 요구하였다. 그때 분견소의 헌병들과 길주헌병대에서 파견된 제27연대 소속 기마 헌병 13명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를 시작하였다. 그로 인해 시위대의 선두에서 일제에 항의하던 부친 동민수와 4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 중경상자도 11명이 발생하였다.
동민수의 순국 소식을 전해 듣고, 종조부인 동한문(董漢文)을 비롯하여 동익성(董翊成)·동시치(董時治) 등 동씨 일가와 함께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부친의 시신을 부둥켜안고 통곡하다가 결연히 일어나 독립만세를 외치기 시작하였다. 이 광경은 헌병들의 발포로 인해 몸을 숨기고 있던 시위대를 자극하였다. 게다가 길주헌병대에 기마 헌병의 파견을 요청한 것이 동필한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열을 정비한 시위대는 다시 하가면 면사무소로 몰려갔다. 선두에서 시위대와 함께 면사무소에 불을 지른 후, 동필한의 집과 회계원의 집도 불태워 버렸다. 그 과정에서 이날 시위를 주도한 김상훈·김성련 등 시위 주도층과 함께 헌병에게 붙잡혔다.
1920년 1월 함흥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 6월을 받고, 이에 항소하여 서대문감옥으로 이감되었다. 이후 경찰의 고문이 자행되었으나 기개를 꺾지 않았다. 그러자 경찰은 화대동 출신의 화류계 여성을 같은 감방에 수감시킨 후, 그녀의 어머니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도록 시켰다. 그 말을 들은 후 몇 번을 혼절하였고, 이후 식음을 전폐하면서 옥중투쟁을 전개하다가 17세의 나이로 감옥에서 사망하였다.
대한민국 정부는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1983년 대통령표창)을 추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