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가면 수산을 만날 수 있다는 말, 사실이었습니다
사당역에서 마당바위까지 산행
계절은 바꿔도 수산은 변할 수 없어
수우산의 외침 관악산 증폭
관악산예찬
소유의 적음, 즐김의 많음
소유에 대한 욕망이 적고,
가치에 대한 통찰 많은 미니멀리스트 삶 추구
매달 두 번째 주 일요일마다 관악산을 찾아보면 꼭 볼 수 있는 게 재경 수산초등학교총동산악회(이하 수산산악회) 회원들이다. 이들이 나타는 시간과 장소는 앞 전달에도 그랬던 것처럼 이번 달도 역시 그랬다. 수우산이라고 외친 수산산악회는 지난 9일 관악산을 찾아 나무처럼 바위처럼 그들도 나무가 되고 숲을 이루고, 바위가 되어 나무와 조화를 이룬 기암괴석으로 멋진 그림을 그려냈다.
이날 김응철 회장을 비롯해 조광운 고문, 강경연 명예회장, 이성용 대장 및 동문이자 조영현 재경 도포면향우회 사무국장, 그리고 곽찬대 재경 도포면향우산악회장 등이 함께했다.
함께한 회원들은 앞 전달도 그랬던 것처럼 이번 산행에도 관악산 사랑에 마음이 큼을 관심과 지식을 갖고 산 품으로 들어갔다. 일상에 지친 회원들은 “가끔씩 익숙한 것들과 멀어져 자연과 진정한 소통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며 시당역 6번 출구 남현예술공원에서 만나 낙성대길에서 제1헬기장을 거쳐 하마바위와 똥바위를 경유해 마당바위를 찾는 관악산 사당능선 길을 밟았다.
관악산하면 수산, 수산하면 관악산이 떠오르게 한 수산의 산은 관악산, 관악산은 수산이라는 것에 상징성이 되어버린 수산산악회는 관악산 예찬에 품격을 내세운다. 수품산격(水品山格)이라는 존재감과 자긍심을 키운다.
수산산악회는 관악산이 자신들의 산 인양, 이곳에서 자신들의 발자국을 지워지지 않게 한다. “새들도 수산 사람들을 알아본다” 고 말을 할 정도로 관악산을 자주 찾는 주로 찾아 산 이야기를 써내고 있다. 만약 관악산에 수산 사람들이 안 오면 저 나무는 자라났을까? 아마 저 나무는 관악산의 푸르름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산 사람들이 있기에 나무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아름다움을 가꾸어낸다.
수우산하면 관악산 물소리는 더 청아하게 흘러간다, 새들도 더 아름답게 지저귄다.
김응철 회장은 “수산산악회는 회원들의 니즈를 먼저 읽고 정형화된 산행 프로그램이 아닌 기대를 앞서는 감성 프로그램을 높여 가는 노력을 계속 진행할 것” 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오늘 산행은 소박하고, 간소하고, 수수하게 진행된 것 같다” 며 “나왔던 회원들이 일이 있어 못 나온 것 같다. 적은 인원이지만, 적음 속에서 큰 감동을 낳는다고 했는데 오늘 우리 수산산악회의 가치관을 발견할 수 있는 것 같아 몇 명의 참여인원이지만, 만족하고 값지게 그려진 행복 산행으로 남을 것 같다” 고 의미를 뒀다.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한다. 즉 ‘넉넉하지 못함, 적음, 모자람, 부족함’ 에서 만족할 줄 알아야한다는 뜻이다. 소욕지족(小慾知足), 소욕에서 만족할 줄 알아야한다며 욕심내지 않고 적으면 적은 대로 산행을 했다.
소유의 적음, 즐김의 많음이 있는 수산산악회가 이번 산행처럼 더 적은 것에 집중하는 것으로 인해 편안한 산행, 삶을 더 여유스럽고 더욱 멋스럽게 했다. 산에 대한 욕심, 참여자에 대한 욕심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면서 양적인 욕구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정서적,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얻게 됐다.
소유에 대한 욕망이 적고, 가치에 대한 통찰이 많은 '미니멀리스트(Minimalist)' 또는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 의 삶,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고, 실제로 필요한 것들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미니멀리스트는 자신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여 소유물로 인한 부담이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됐다. 그런 방식으로 소유의 적음, 즐김의 많음, 간소한 삶으로부터의 해방감을 맛보았다. 수산산악회는 소유의 결핍, 즐김의 풍요, 미니멀리스트들의 행복 비결이라고 했다. 더 적게 소유하고, 더 많이 즐기는 삶을 변화시킨 작은 한걸음의 작은 것에 만족하고,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고, 작은 것에 감동할 줄 아는 미니멀리스트 또는 미니멀 라이프 생활론이 수산산악회 신조이다. 신성한 단순함이 미니멀리스트 또는 미니멀 라이프들이 추구하는 깊고 의미 있는 소유인식, 이번 산행에서도 신성한 단순함을 통해 물질적(산행 욕심, 참가자 욕심 등)인 소유물에 의존하지 않고,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추구한 회원들은 필요한 것들에 집중하며 자유로운 삶을 즐기고, 환경적 고려와 효율성을 갖춘 소유와 소비를 지향했다.
조광운 고문은 “조촐한 이 말은 ‘아담하고 깨끗하다’ 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 오늘 보니 ‘조촐하다’ 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는 것 같다” 며 “우리 수산산악회는 말이 작은 산악회이지 구석구석 갖출 건 다 갖추어져있어 조촐했고, 필요한 것들은 모두 갖추고 있는데다가 행동, 행실 따위가 깔끔하고 얌전하다. 또 외모나 모습 따위가 말쑥하고 맵시가 있다. 호젓하고 단출한 산행이 마음에 들고, 조촐하다는 것은 모든 면에서 품위를 지킨다는 뜻이다. 나름대로 같이 뜻이 탄탄하고 덕이 담긴 우리 수산산악회임을 자랑하고 싶다” 고 말했다.
조광운 고문의 ‘수우산’ 외침, 수산악회는 수산초등학교총동문회 성격과 역할을 띠고 있다는 것에 깨닫게 하며, 총동문회와 동문산악회 발전과 동문선후배들과의 화합과 단합, 관심과 협조와 참여, 그리고 애정의 외침이다.
관악산예찬에 남다른 수산산악회는 여러 산들을 소유하져하질 않는다. 욕심내지 않고 관악산에 주로 빠진 회원들은 소유의 적음, 즐김의 많음으로 남는 산행이 됐다.
산행을 마치고 사당역 부근에 있는 '속초어시장' 에서 물회와 오징어 회, 낙지탕탕이, 연포탕을 즐겼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