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의 뇌기능이 후천적으로 손상 또는 저하되면서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그동안은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노화 현상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많은 연구를 통해 치매는 나이와 성별에 관련 없이 모두에게 나타날 수 있는 뇌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나를 잃어버리는 질병 치매는 왜 생기며, 치료 방법은 무엇일까?
◈ 치매, 이제는 '인지장애증'으로 부르자
치매를 뜻하는 용어인 'Dementla라는 말은 라틴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잇다.
하지만 같은 병명으로 사용되고 잇는 우리말 '치매'는 '어리석다'는 의미를 가진 치(痴)와 매(呆)를 합성한 용어다.
병명 그 자체로 부정적 의미를 네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 표현은 일본에서 먼저 쓰기 시작한 용어를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치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래서 지난 7월 17일 국회에는 치매란 명칭을 인지장애증으로 바꾸는 내용의'치매관리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 돼 장애가 생기는 대표적인 신경정신계 질환인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신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한자문화권인 일본, 홍콩, 대만의 경우 치매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각각 인지증(認知症) 실지증(失智症) 뇌퇴화증(腦退化症)으로 변경한 바 있다.
◈ 고령화 사회 가장 무서운 병, 치매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에서 5~10%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도 같은 연령대에서 약 8.2%~10.8%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치매와 유병률이 연령 증가에 따라 함께 증가한다는 점이다.
65세 기준으로 나이가 5세 많아질때마다 치매의 유병률이 2배씩 증가한다.
예를 들어 현재 65~69세의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유병률은 약 2~3% 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연령이 높아지면서 인지장애의 유병률 또한 증가하여 70~74세에서 4~6%, 75~80세에서 약 8~12%, 80세 이상에서는 20%가 넘는 노인들이 치매를 앓는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약 44만 명의 노인성 치매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지만,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2020년에는 환자 수가 약 80만 명을 넘어설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이다.
또한 노인인구가 급증하게 되면서 고령화 사회나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속도 또한 가속화되어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다.
◈ 치매의 증상과 원인
치매는 원인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상당수의 환자들은 인지 기능 장애를 겪게 된다.
사물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최근에 나눴던 대화 내용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기억장애가 나타난다(상대적으로 오래전 기억은 보존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단순히 건망증 정도로 생각하고 치매의 초기 증상을 가볍게 생각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기억력뿐만 아니라 언어와 행동에도 장애가 오는 치매의 증상만 생각하고 있다가 초기 치료를 놓치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치매는 왜 찾아오는 것일까?
연구한 결과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질환은 90여 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다양한 치매의 원인 질환 중 가장 많은 것은 '알츠하이머병' 과 '혈관성 치매'이다.
이 밖에도 죄수두증, 두부 외상, 대사성 질환, 결핍성 질환, 뇌종양,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이 치매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연구결과 밝혀졌다.
이 중에는 원인의 교정이나 치료에 따라 치매의 증상이 개선되거나 해결되는경우도 있으므로, 치매의 원인감별을 위한 평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 치매의 치료와 예방
치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진단이다.
진단이나 조기감별을 위해 다양한 검사들이 존재하지만, 그중에도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뇌의 구조 및 기능을 확인하는 뇌영상검사와, 뇌 각 영역의 기능을 평가하는 인지기능검사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정보는 환자의 일상생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보호자를 통한 정확한 병력 청취이다.
특히 노인성 치매의 경우는 건강한 생활을 통해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 보호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뇌영상검사로는 뇌자기공명사진, 뇌 PET-CT, 뇌관류검사, 뇌파 검사 등을 시행해 뇌기능 및 기질적 병변여부를 평가하고, 더불어 인지저하와 관련된 신경학적 검사와 혈액검사, 유전자검사 등을 시행해 치매의 원인을 파악한다.
치매의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는 조기 진단하면 초기에 교정할 수 있는 원인을 교정해 치매의 진행을 억제시키거나 호전시킬 수 있고 원인 교정이 되지 않을 경우에도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치매는 일단 나타나면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만큼 조기진단과 효과적인 예방 생활수칙을 실천해 미리미리 예방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지은 /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치매 체크리스트
□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는다.
□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겼을 때 금방 적응하기가 힘들다.
□ 본인에게 중요한 사항을 잊을 때가 있다(예를 들어 배우자 생일, 결혼 기념일 등)
□ 어떤 일을 하고도 잊어버려 다시반복한적이 있다.
□ 약속을 하고 잊은 때가 있다.
□ 이야기 도중 방금 자기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를 잊을 때가 있다.
□ 약 먹는 시간을 놓치기도 한다.
□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 물건 이름이 금방 생각나지 않는다.
□ 개인적인 편지나 사무적인 편지를 쓰기 힘들다.
□ 갈수록 말수가 감소 되는 경향이 있다.
□ 신문이나 잡지를 읽을 때 이야기 줄거리를 파악하지 못한다.
□ 책을 읽을 때 같은 문장을 여러 번 읽어야 이해가 된다.
□ 텔레비전에 나오는 이야기를 따라 가기 힘들다.
□ 전에 가본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
□ 길을 잃거나 해맨 적이 있다.
□ 계산 능력이 떨어진다.
□ 돈 관리를 하는 데 실수가 있다.
□ 과거에 쓰던 기구 사용이 서툴러졌다.
이 설문은 환자 본인이 아닌 환자를 잘 아는 보호자가 작성하는 설문자료, 최근 6개월간의 해당사항에 체크해 주세요.
「결과」
4개 이하 : 건망증 가능성이 있음.
5~9개 : 경도인지장애 가능성이 있음.
10개 이상 : 치매 가능성 높음
20개 중 10개 이상 해당되면 치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