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와 여섯째날..
전날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 군무를 보고 온 뒤의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꿈에서도, 자면서도 눈만 감으면 가창오리가 춤을 춥니다.
아침에 자하산방으로 갑니다.
마당에 들어서니 하얀 옥양목처럼 정갈한 티피가 서 있습니다.
지난 여름 태풍에 찢겨 주저앉은 티피를 걷어내고 새 티피를 설치했다고 합니다.
방화염처리를 한 두꺼운 천에 대나무 24개를 기둥으로 세워 튼튼하고 안은 아주 널찍합니다.
드나드는 문위의 천을 연결한곳은 대나무 바느질모양으로 단아합니다.
오래 비워둔 집이라 방과 마루는 냉기가 돌아 들어가지 못하고 티피안 난로에 먼저 불을 피워 5시간을 기다립니다.
양쪽 구들방에 불을 피우고 어두워져서야 마루 난로에 불을 피워 차를 마십니다.
난로의 문을 열고 그 열기와 열꽃을 느끼고 바라보며 불놀이를 합니다.
불꽃이 춤추는 것을 보면 살아있는듯 하여 시간가는줄 모르고 바라보게 됩니다.
나무마다 다른 나무의 성질대로 불길의 모양도 다르고 타는 모습도 다 다릅니다.
그중에서도 참나무 불놀이가 최고입니다.
늦은밤까지 음악을 들으며 불놀이를 합니다.
차분히 여행의 마무리를 합니다.
벌써 여행은 추억이 되고, 하루하루가 한 순간 순간, 찰나같은 삶입니다.
다음날 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집으로 돌아옵니다.
사람을 만나고
차를 마시고
새를 보는.. 지차조 여행, 참 좋았습니다.
행운의 가창오리를 만난 올해 좋은일로 가득할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