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준이를 보면 점점 태균이를 더욱더 닮아가고 있습니다. 살이 많이 찌고 있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순하고 살가운 성격으로 많이 바뀌어서 이 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순하고 살가와지니 토요일 운동도 함께하고 뭐든 요구하는대로 따라주니 이제 준이의 사춘기가 끝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오늘도 성산오조지질트레일을 길게 돌아서 만 보 꽉 채우고 왔습니다. 늘 준이를 챙기려하고 준이먹을 것 먼저 권하는 태균이 형이 한 역할해줍니다. 태균이는 완이가 떠난 후 더 점잖고 침착해졌으며, 준이 역시 맘편한 상황이 뭔지 진하게 느끼고 있는지 잘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가을날의 맑고 선선하고 빛과 바람 속에 우리가 걸었던 트레일 노선에는 제주만의 식물들이 지천입니다. 꽃을 내놓고 열매로 꽉 채운 문주란, 꽃대를 껑충 올린 유카, 키작은 코스모스, 조만간 제주일대를 가을답게 꾸며줄 억새며 갈대 등등, 자주 가는 길임에도 계절마다 색을 달리해주는 이 곳을 여전히 사랑합니다.
지난 주는 평일 3일에 공휴일이 이틀이라 평일에는 주간보호센터 마치고 일부러 2km 남짓 떨어진 장소에서 하차한 후 집까지 걸어오는 훈련을 시켰습니다. 이틀은 제가 동행하며 길을 익히게하고 3일째에는 둘이만 보냈더니 아주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준이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태균이에게 신신당부, 준이에게는 형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다짐에 다짐받고 보냈더니 끝까지 붙어서 가는 모습이 흐뭇하게 합니다.
준이의 안정된 모습은 정말 감사한 노릇이고 이제 서서히 야채들어간 음식도 잘 먹고있어서 더 좋아질 날을 기대하게 합니다. 화 목 도예수업 때도 접시 하나 만드는데 제대로 마치지도 못하는 무기력의 끝판모습을 한참 이어가더니 지난 주부터는 그래도 하나씩은 완성해갑니다. 태균이는 3~4개는 꼭 완성하는 단계라서 선생님 칭찬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제주살이 2년차 생활은 잘도 흘러갑니다. 가만히 있는 성격이 못되서 오래 방치되었던 바닷가 커다란 카페를 변신시키는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내심은 늘 우리 아이들 시설이죠... 바쁜 와중에도 하고싶은대로 다 할 형편이 안되서 최소로 손대긴 했지만 우리만의 멋진 공간이 언제든 제주도에 오는 부모님들을 환영할 예정입니다.
공짜로 얻은 땅에 건축허가는 이제서야 승인이 떨어졌지만 조금 시간을 갖고 우리 땅에 제대로 건축해보자는 태균아빠의 제안을 새겨듣고 있습니다. 지은 죄가 많으니 고분해지려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입니다.
모두가 평안한 세월들인 듯... 준이의 고분고분함에 다시한번 감사드리게 됩니다. 양육환경은 때로 유전자를 앞설 수도 있습니다.
첫댓글 와~~준이 소식 대박입니다.
이제 진정 형님의 소중함을 알고 우애가 생기나 봅니다.
어쩜 열흘간의 분리가 깨침을 준지도 모르겠네요.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넘넘 반가운 소식입니다.
식사발전 운동 모두 조짐이 좋네요.
지은 죄^^
움직이는 매순간이 경비가 발생하니 그저 짐작만 할 뿐입니다.😃
가을 풍성한 행복 만끽하시길요.
아빠님 말씀이 딱 맞습니다.
지상권만으론 많이 위태롭죠.
여러가지로 신바람나는 일기입니다.🌻🙏🏻🥀
공인중개사 공부중인데
지상권 이란 단어가 똭~! ㅋ 눈에 들어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