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142]風迅鳶騰(풍신연등)
風迅鳶騰(풍신연등)
風=바람 풍. 迅=빠를 신.
鳶=연 연.솔개 연.
솔개 또는 장난감의 일종인 연(鳶)을 뜻한다.
참고로 영어로도 솔개와 연은 모두 kite라고 쓴다.
騰=오를 등.
* 바람이 거세고 빠를수록 연을 더 높이 난다!
직역 : 바람이 거셀수록 연은 더 높게 뜬다
의역 : 역경을 만나면 더 강해져라
극복자는 역경을 만날수록 더 강해진다
‘풍신연등’의 ‘연(鳶)’은 ‘창(戈)을 피하는 새(鳥)’라는 의미를 지닌 글자로
‘솔개’를 뜻하지만,
‘하늘로 날리는 놀잇감 연’ 으로도 이미 변환된 글자입니다.
솔개는 무엇보다도 바람과 맞서 이겨내어야만
높이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높이 날아야만 사방 곳곳을 제대로 내려다 보고 먹이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솔개는 높이 날아야 하는 의무와 함께 목표를 가져야 합니다.
솔개가 높이 날기 위해서는 맞바람이 필요합니다.
참새들 처럼 폴짝폴짝 뛰어서 옆에 있는 먹이를 찾는 경우에는
거센 바람이 도리어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높이 날아 올라야만 비로소 먹이를 구할 수 있는
큰 새들은 맞바람이 필수적 입니다.
한 번 날아오르면 천 리를 쉬지 않고 갈 수 있다는 알바트로스의 경우,
무거운 몸집을 하늘로 띄우기 위해서는 맞바람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알바트로스는 비상(飛上)을 준비하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힘을 기른 다음, 높은 언덕에 올라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기다리게 됩니다.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마침내 날개를 펴서
기류(氣流)를 타게 됩니다. 즉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또한 알바트로스는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온갖 정보를
모두 탐색하게 됩니다. 어디쯤에 봄이 오는지,
어디쯤에 먹이가 있는지, 어디쯤에 또 누가 있는지 등을 분석하고,
마침내 날아 올라서는 자신이 세운 가설(假說)을 증명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가설증명의 결과에 따라 또 다른 모험을 시작합니다.
중국에서는 알바트로스를 가리켜 한 번 날아오르면 하늘에 몸을 맡긴 채
쉬지 않고 약 4백 킬로미터를 날아갈 수 있다하여
‘신천옹(信天翁)’이라고 부릅니다.
‘하늘을 믿고 몸을 맡긴 채 조용히 응시하고 있는 노인’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노인’의 연륜 속에 기다리는 지혜와 나눌 줄 아는 분별력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처럼 ‘풍신연등’에는 ‘비록 지금의 상황이 어렵더라도
이를 기어이 이겨내고 보다 넓은 세상을 영위 해야 한다’는
교훈이 들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