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른들 이야기로
오늘은 정월 초이튿날 아니 세번쨋날 새벽..
자다깨어 잠 안온다는 핑계로 끄적
어제 그러니까 초이튿날 저녁
홀로사는 인간에 측은지심이 들었던지
밥한끼 먹자는 별로 안친한 중학교 동무집에 가서
어릴적 명절이나 제사음식으로 먹었던
무우나물을 만났읍니다
생무우를 채로 썰어 사알짝 삶아 참기름에 버무린
요즘은 접하기 어려운 무우나물..
나물류의 반찬을 좋아하는 저는
이 나이 되도록 아즉 까지
고혈압 당뇨 무좀 치질 비듬 손가락저림 오줌소태..등등에 한번도 해당사항 없이 살고 있음은
어릴적 나물을 자주 해주시던 어머니의 손맛에 길들여진 보람이 아닌가
효자인척 무지 감사하고 있읍니다
콩나물 숙주나물 시금치 고구마줄기 고사리 고춧잎깻잎 냉이 달래 도라지 돌나물 마늘쫑 시래기 미나리 박 옻순 유채 죽순 취나물 콩잎 토란대 호박잎 비름.. 등등
ㅎㅎ 나쁜 머리를 쥐어 짜내며
나열한 나물 이름을 적다 보니
여튼 저는 나물을 참 좋아하는거 같습니다
어린시절을 회상해보면
저는 보릿고개 세대는 아니지만 고기가 참 귀했습니다
그래서 대개 고기라고 하면
닭고기가 제일 접하기 쉬운 육류였고
이에 따라 육류는 제사나 명절 등 특별한 경우에만 먹을 수 있는 시대였던데 반해
나물은 참 익숙하고 친숙한 이름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실 수 있겠지만
우리 민족은 나물의 민족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다양한 부위를 다양하게
여튼 이 세상에서 우리 민족만큼 나물을 많이 먹는 민족은 드물다고 합니다
가까운 이웃?일본이나 중국등 나라들에서도 나물 요리가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가짓수가 많고 다양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아주 제한적으로 생야채를 드레싱 해서 먹는 유롭 사람들의...
가령 우리나라와 비슷한 지형과 척박한 토질을 가진
고대 그리스 아테네는
포도나 올리브를 재배해서
지중해 다른 나라에 팔았고
그리고 주변의 많은 섬 지역들을 식민지로 개척해
부족한 식량들을 보충했습니다
그런 유롭 서양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나물류를 접하고는
깜짝 놀라는 것도 꽤 있다고 합니다
왜냐면 우리 나물류들이
그들이 배운 지식으로는
독초로 알려진 것들이 꽤 있기 때문입니다
그중 제가 좋아하는 고사리
우리나라 나물류의 대표 음식중 하나인 고사리도
서양 사람들 분류 기준으로는 독초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에게는 제삿상에 오를 만큼 익숙한 나물입니다
그러면
우리 민족은
왜 이렇게 많은 종류의 나물을 먹었을까요?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은
고립적인 우리나라 입지와 산악 중심의 지형 때문인거같습니다
나물류를 구황작물로 취급할 수도 있는데
반드시 그렇게만 볼 수도 없다고 생각하는게
나물을 하층민만 먹었던 것이 아니고
임금님 수라상에도 나물이 빠지지 않았고
양반가에서도 나물을 많이 먹었기 때문입니다
세상 일은 예단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고 보면 먹는다는 그것 포함
문화의 다양성
삶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넓고 깊고 그리고 개방적인 자세로
대할 일입니다
그래서 한마디 보태자믄
"양코쟁이들 니들이 무우나물 맛을 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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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나물맛을 알어?
오수
추천 3
조회 60
25.01.31 01:53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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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물을 좋아하는 일인 추가 입니다
무를 채썰어 볶아 굴을 넣어 함께 익히면 시원하더라구요
요즘에는 고기보다 구하기 어려운게 나물아닌가ᆢ국산고사리는 고기보다 비쌉니다
국산인지도 모르겠고ᆢ
오수님덕분에 나물에대해 알게 되는군요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요
네 애들이 뭐 맛을 모르죠
나물 맛까지 알겠나요?
추천
누군가 그러더군요
세계적으로 300여종의 야채를 먹는데 우리나라는 3,000 종을 먹는다고
저도 좋아하는 무우나물
저의고향은 커다란 우럭조개를 썰어넣든지 싱싱한 생새우를
샘으로넣고 들깨가루 넣어
시원 고소 달콤하게 먹는답니다
아
오늘고향가면 해 먹어야겠어요!
그렇게 호통치지 않으셔도
나물맛 잘 아옵니다 오수님~^^
호통은 외쿡인에게ᆢㅎ
지기님 외쿡인?
국산인거로 아는데 아니셨나여~~웃자요~
@이채 밥묵다가..
이채님 말이 내말이유..ㅎ
@오수 ㅎㅎㅎ미츠-
나물하믄 강원도지요
옛날엔 온산에 거의
나물이였죠
나물죽
취나물밥
무밥
씨레기밥
묵나물밥
자작한 된장찌개는
울타리에서
호박ㆍ 목이버섯
즉석으로 해서
비벼먹으면
최고의맛
그때가 그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