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EU 가입, 성사될까?...Алексей Зён 알렉세이 존의 페이스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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Алексей Зён 11시간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EU 가입, 성사될까?
-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과 아날레나 베어복이 급하게 사라예보를 방문한 이유
2024년 3월 12일 EU 집행위원회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EU 가입에 대한 협상 개시를 공식적으로 추천하게 된다. 한 달 전,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27개의 EU 기존 회원국들이 3월 21일로 예정된 EU 이사회 회의에서 보스니아의 EU 가입 협상 개시를 논의할 것이며, 서부 발칸반도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점차 강해지는 지역의 EU 통합과 가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폰 데어 라이엔은 보스니아가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은 2022년 12월 이후, EU 기준에 의한 정치와 경제 개혁에서 인상적인 진전을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는 서구권이 중심이 된 EU만의 정치적인 입장이라 해석된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독립 이후 오랜 기간 내전과 민족 갈등에 시달려 왔고 이는 불행히도 현재진행형이다. 여전히 보스니아의 영토 내에는 세르비아 정교를 믿는 세르비아계가 총인구의 32%를 차지한다. 반면 이슬람을 믿는 보스니아계가 44%를 차지하며 여전히 주민 간 충돌과 긴장 상태가 잦은 편이다. 그리고 나머지 20%의 카톨릭을 믿는 크로아티아계 또한 보스니아 행정부에 대해 매우 비협조적이다.
UN과 나토의 군사적 개입과 미국 등의 적극적인 중재 결과로 맺어진 데이턴 평화 협정(Dayton Peace Accords) 이후로도 소규모적인 충돌이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폰 데어 라이엔이 이를 두고 세르비아계와 보스니아계 주민 간 민족 갈등이 EU 가입에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는데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보스니아는 크로아티아-보스니아계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의 스르브스카 공화국의 2개 자치 정부가 병존하며 3개 민족 집단이 각각의 대통령을 뽑아 중앙정부를 공동으로 이끄는 ‘1국가 2체제’ 형태의 주권 국가라는 매우 기형적인 형태로 불안정한 정국을 위태롭게 이어가고 있다. 스르브스카에게 자치권을 인정하여 보스니아에 완전한 합병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보스니아 내 무슬림들을 견제하고 이 지역을 불안정화 한 상태로 만들어 집단 서방의 이익에 맞게 끊임없이 분쟁을 조장하려는 일종의 "트로이 목마"를 만들어 놓은 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르비아와 보스니아 사이에서 양쪽 갈등을 끊임없이 유발하게 만듬으로써 두 국가를 EU나 나토의 통제 하에 두고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극명하게 담겨있다.
2024년 3월 5일에는 아날레나 베어복(Annalena Baerbock) 독일 외무 장관이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Sarajevo)를 방문하여 밀로라드 도딕(Milorad Dodik) 대통령과 면담했다. 베어복은 강한 분리주의 경향을 나타내는 스르브스카 공화국(Republic of Srpska)의 행위가 더욱 거세졌음을 염려하여 도딕 대통령에게 보스니아의 EU 통합과 가입에 가장 큰 장애물이 스르브스카 때문이라는 것을 지적했다. 이날 베어복이 말하기를, 스르브스카 분리주의 운동에 두 배후가 있다며 작은 배후에는 세르비아가 있지만 큰 배후에는 러시아가 있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베어복은 6일 엘메딘 코나코비치(Elmedin Konaković) 보스니아 외무 장관을 만나 스르브스카를 조종하는 분리주의에 대한 환상이 EU 통합을 저해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스르브스카를 반드시 통합해 세르비아와 러시아를 밀어내야 하며 보스니아는 현재의 통일된 국가 형태로 EU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한 마디로 보스니아의 EU 가입은 없다고 통보한 셈이다. 게다가 여태까지 보스니아 내부의 이런 불안정한 상황을 함께 해결하기에 위해 보스니아 측과 어떠한 협의를 한 바 없다. 즉, 이는 보스니아의 주권 문제이기 때문에 알아서 해결하라는 허울 좋은 핑계에 불과하다. 즉, 우크라이나처럼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라는 얘기다. 한 마디로 미친 소리다.
자칫 잘못하면 제3의 구 유고 전쟁이 발발할 수 있으며 이전 두 차례의 유고 전쟁과는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이유는 앞서 2차례의 전쟁과 다른 러시아라는 강력하고 거대한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스니아의 코나코비치 장관은 베어복과의 회동 이후 보스니아 정부가 앞으로 더 빠르게 EU 가입을 위한 선결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현재의 상황으로 본다면 스르브스카를 통합하는 것은 무력 진압 외에는 답이 없다. 독일이나 EU가 이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이는 보스니아가 러시아와 가까워지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2월 21일 도딕 대통령은 스르브스카 대통령이던 시절 러시아 카잔(Kazan)을 방문하여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반대하고 스르브스카 공화국과 러시아의 친선 우호를 강조하면서 보스니아의 친선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달라고 의견을 전달했다. 당시 도딕 대통령은 스르브스카 공화국이 계속된 서방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세르비아, 헝가리 등과 함께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자신은 보스니아의 EU와 나토 가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스르브스카 공화국을 러시아의 친구로 언급하면서 그와 같은 어려운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대답하였다. 도딕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의 주도로 친러시아 성향 국가들이 IT, AI, E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경쟁하는 ‘미래의 게임’에 참석차 카잔을 방문했고, 푸틴 대통령 이 외에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Alexander Lukashenko) 벨라루스 대통령과도 만나 회동했다. 그는 2023년 8월에는 보스니아가 EU가 아닌 러시아-중국 주도 신흥경제협력체 BRICS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EU와 나토는 깜짝 놀라 폰 데어 라이엔을 파견하고, 아날레나 베어복을 파견해 EU 가입이라는 당근을 던져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파장은 세르비아에도 연결되었다. 세르비아의 부치치 대통령은 EU 가입과 러시아-중국 간의 관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게다가 스르브스카 문제까지 걸려 있으니 이는 매우 골치 아픈 문제다. 결국 이는 보스니아의 도딕과 부치치의 정상 회담 등의 만남에 따라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여 진다. 아마 조만간 만날듯 싶은데 둘의 만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