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 일상 23-3 빨대로 꽂아 주세요
경석씨 간식은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 먹을 수 있지만, 보통 하루에 한번 규칙을 두고 1층 직원이 오후에 지원하고 있다.
“경석씨, 오늘 간식은 콜라하고 빼빼로 네요”
경석씨가 빼빼로를 입에 넣고 한 참을 씹다가 직원에게 말을 꺼냈다.
“짝꿍 할 말이 있어요”
“네-”
(웃는 표정으로..) “그냥 먹어도 되긴 되는데, 옷에 많이 흘러요”
“뭐가요?”
“콜라를 그냥 먹으면 옷에 많이 흘러요!, 세탁을 해도 옷에 얼룩이 남아서 안 좋아요”
“아, 네-”
경석씨가 단호한 어투로 직원에게 말한다. “빨대로 사서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생활의 개선을 요구하는 경석씨의 정식적인 요청이었다.
“아, 네~” “저는 경석씨가 잘 드시는 줄 알았는데... 말씀이 없으셔서...그 동안 많이 흘렸었나 보네요!”
“경석씨 그런데. 왜 지금까지는 그냥 먹었어요?” 궁금해서 직원이 질문했다.
“그때는 잘 몰라서...” 경석씨가 말을 자신 없게 얼버무린다.
그러면서 경석씨는 그냥 먹으면 지저분하고 옷이 많이 더럽고..등등 이야기를 직원에게 계속 이어갔다.
“콜라는 그냥 먹으면 많이 흘려요. 그리고 엄마랑 밥 먹으로 갈때도 지저분해서 보기가 안 좋아요~”
경석씨 말을 다 듣고 직원이 이야기 했다.
알겠습니다. 경석씨 그런데 어쩌죠? “경석씨는 아직 구입해 놓은 빨대는 없는데요..”
“음~, 오늘은 재성이 형한테 빌려서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직원이 말했다.
“남의 빨대는 빌리는 건 안 좋은 것 같은데..!” “남한테 빌리는 건 실례잖아요”
경석씨가 본인의 생각을 표현한다.
“경석씨~, 맞는 말이지만, 재성이 형과는 다온빌에서 잘 알고 지내는 사이잖아요!”
“그래서 저번에 우리 3층에서 회식겸 야식도 같이 먹었고요! 제 생각에는 재성이 형은 괜찮지 않을까요?” 직원이 제안하였다.
“그럼, 한 번 빌려볼까?” 경석씨가 ‘씨익~’하고 웃으며 직원의 얼굴을 잠시 응시하다가 용기를 얻는다.
경석씨가 104호방에서 휠체어 앉아 핸드폰을 하고 있는 재성씨에게 가서 말했다.
“재성이 형~ 빨대 하나만 빌려줘! 내가 사서 갚을게~”
“응~” 재성씨가 허락했다.
빌려온 빨대를 캔에 꽂아서 콜라를 쭈욱 쭈욱 들여 마시는 경석씨..
한 두 목음 빨고 나서 꺼억~하고 트림까지 하면서 만족한 얼굴로 말한다.
“봐봐, 이렇게 빨대로 먹으니깐 안 흘렸잖아!”
“하하하, 그래요 경석씨가 원하면 우리 빨리 빨대를 구입해야겠네요!”
“경석씨, 빨대를 구입하면 서랍장에 넣어 놓을게요~” “필요할 때마다 꺼내다 쓰세요”
“직원들에게 빨대로 꽂아 주세요 라고 말씀하시면 되요!”
“네~” 경석씨가 간식을 맛있게 먹은 후, 콜라캔과 빼빼로 봉지는 자신의 휠체어 틈에 낀 후 102호방 휴지통 앞까지 이동하여 스스로 처리한다.
“경석씨~ 앞으로도 불편한 사항이나 생활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언제든 당당하게 말씀해 주세요! 오늘처럼요...”
“네~”ㅎㅎㅎ
- 경석씨를 응원합니다.-
2023년 3월 8일 유원욱
경석씨 이제 음료수가 옷에 흐를까 걱정하지 않고 편하게 마셔도 되겠네요!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