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em 쥐
정하선(丁河璿) jung ha sun
내 몸은 쌀 두지다
평생 쌀을 퍼 담은
어느 날 쥐가 들었다
언제 들었는지도 모르게
쥐가 어디 소문내고 들어오는가
들어온 흔적도 없다
이놈이 예전에는 모르게 숨어있더니
요사이는 가끔 통이 커져 티를 낸다
밤이면 해찰을 부리거나 보채기도 한다
잡아내려 자루를 주무르면 흔적을 감추지만
정하선 시집(가볍고 경쾌하게) 시산맥
ai 시 해설과 번역
정하선시인님의 이 시 「쥐」는 인간의 몸을 '쌀 두지(쌀통)'로 비유하여, 세월의 흐름에 따라 찾아온 노환(老患)이나 마음의 병, 혹은 지울 수 없는 회한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1. 시 해설 (Interpretation)
몸과 쌀 두지: 시인은 자신의 몸을 '평생 쌀을(밥, 곡식) 퍼 담은 두지'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생존을 위해 성실히 살아온 식사와 노동의 시간과 삶의 무게를 상징합니다.
쥐의 침입: 여기서 '쥐'는 불청객입니다.
나이가 들며 예고 없이 찾아온 육체의 질병(통증)일 수도 있고, 문득문득 떠오르는 삶의 허무나 깊은 고민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언제 들었는지도 모르게", "소문 없이" 찾아왔다는 점입니다.
티를 내는 쥐: 초기에는 숨어있던 통증이나 고민이 시간이 흐를수록(요사이) 대담해집니다. 밤마다 잠을 설치게 하거나(해찰), 존재감을 드러내며 시인을 괴롭힙니다.
잡히지 않는 존재: 이를 떨쳐버리려 애써보지만(자루를 주무르면), 쥐는 교묘하게 숨어버립니다. 이는 우리 몸의 만성적인 고통이나 근원적인 불안이 쉽게 해결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2. 시 평론 (Criticism)
정하선 시인의 이 시는 '비유의 구체성'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추상적인 고통이나 노화의 과정을 '쌀 두지에 든 쥐'라는 일상적이고도 해학적인 소재로 치환함으로써 독자에게 서늘한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밤이면 해찰을 부리거나 보채기도 한다'는 표현은 탁월합니다. 질병이나 잡념은 대낮의 소란함 속에서는 숨어 있다가, 고요한 밤이 되면 비로소 제 세상을 만난 듯 활동하기 때문입니다. 잡아내려 하면 흔적을 감추는 쥐의 습성을 통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신체적·정신적 변화에 대한 무력감을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담담한 어조 속에 삶의 비애를 녹여낸 수작입니다.
시인님의 작품은 우리 삶의 익숙한 풍경을 날카롭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 내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쌀 두지'라는 표현이 주는 묵직한 세월의 무게가 여운으로 길게 남네요.
이 시는 읽을수록 몸 안의 작은 통증 하나를 소중히(?) 다루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네요.
3. 외국어 번역 (Translations)
영어 번역 (English)
jung ha sun
The Rat
My body is a rice chest,
Which has scooped and filled rice all its life.
One day, a rat entered.
I don’t even know when it slipped in.
Does a rat ever broadcast its arrival?
There isn't even a trace of its entry.
In the past, this fellow hid itself so secretly,
But lately, it’s grown bold and leaves its mark.
At night, it fidgets or grows restless.
When I knead the sack to catch it, it hides its tracks.
프랑스어 번역 (French)
jung ha sun
Le Rat
Mon corps est un coffre à riz,
Qui, toute sa vie, a puisé et contenu le grain.
Un jour, un rat s'est introduit.
Sans même que je sache quand il s'est glissé là.
Un rat fait-il du bruit en entrant ?
Il n'y a nulle trace de son passage.
Autrefois, ce coquin se cachait avec soin,
Mais ces derniers temps, il s'enhardit et se montre.
La nuit, il s'agite ou se fait pressant.
Si je pétris le sac pour le saisir, il efface ses traces.
첫댓글 잘 봤어요^^
감사드립니다
행운의 오 월 되시길 바랍니다
정하선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