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갓산 섬머모글캠프: 둘째 날(5월 21일, 목) - 2
- 작년에 와 본 길이건만 집사람은 이 길을 가면서 작년보다 많이 겁을 냈다. 여기서는 밑을 보지 말고, 빠르게 달려가야 더 안전하고도 겁이 나지 않는다.
- 다시 한 번 전면 슬로프를 내려왔다. 참으로 긴 코스이다.
- 다시 리프트를 오른다.
- 그리고 슬로프 중간에 섰다. 저 아래 리프트 승차장으로 향하는 스키어들이 개미처럼 작게 보인다.
- 실은 이 슬로프 뒤에 보이는 산이 진짜 갓산이다. 근데 거긴 눈이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 작년과 비교하면 많이 다른 풍경이다. 나중에 다시 그 갓산의 사진을 찍어 보여드리기로 한다.
- 올핸 서준호 대장님이 동영상 촬영이고, 사진 촬영이고 다 잊고 열심히 스키만 타신다.ㅋ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이번엔 작정을 하고, 촬영 장비를 일체 가져오지 않으셨다고 한다.
- 다정이와 홍빈이. 다정이 티셔츠에 The Return of the King이라 쓰여있는데, 그 다섯 친구들은 누구인가? 다정이가 좋아하는 노래하는 그룹이겠지?^^
- “형님 제가 섭섭한 게 많아요. 그게 말이에요....”하고 에어가 말하는 거 같다. 그리고 황성욱 선생은 “아, 그게 말야, 원래 그게 아닌데...”하고 변명하고 있는 것 같다.^^ 무슨 얘기들을 하고 계셨는지...
- Kosa는 힘이 들어서 현재 아무 생각이 없다.^^; 머리에 쓰고 있는 스카프는 보자기 형태의 사각 스카프인데 중간에 네모 모양의 직사각형 패드 같은 것이 달려서 그걸 중심으로 반으로 접어 안면을 덮으면 그것이 필터 역할을 한다. 이것은 스포츠 데포에 갔을 때 구입한 것인데, 자외선을 99% 차단하는 것으로서, 천 자체가 “시원한 느낌”을 주는 특수한 기능을 가진 것이어서 쓸 모가 많다. 원래는 한 여름에 자전거를 탈 때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산 것인데, 이 날 스킹을 하며 써 보니 의외로 좋았다.
- 이번 여행을 하면서 준비해야할 것 중에 내가 빠뜨린 것이 있었다. 손톱깎기는 미리 챙기겠다는 생각을 하고도 놓치고 온 유일한 것이지만, 찬바람에 쉽게 입술이 트는 내가 빠뜨리면 안 되는 것이 바로 립밤(lip balm)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손톱깎기는 집사람이 근육보강 테이프를 자를 때 쓰려고 가져온 조그만 가위로 대용했고(우리 어릴 때는 손톱깎기 대신 가위를 사용해서 손톱, 발톱을 자른 경험도 있음.^^ 이번의 그 의료용 가위도 아주 훌륭한 대용품이었음.) 립밤 대신에는 집사람의 화장품에 끼어있는 크림으로 대신했는데, 그러다 갓산 센터의 식당 기념품점에 이 립밤이 있는 걸 발견하고 즉시 구입했다.(그곳에서는 여러 가지 기념품과 먹을 것, 그리고 선크림과 문질러 바르는 스키용 왁스도 판매한다.)
- “아니 형님 에어형한테 왜 그러셨어요?”하고 한준희 선생이 항의하는 것 같고, “아냐, 그게 아니라니까? 내가 착한 에어에게 뭐라고 해??? 별 오해를 다 하네.”라고 변명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ㅋ 그래서 항상 착한 인상을 가진 사람들의 사진은 이런 경우에 손해다.^^;
- “더블 X“가 이런 거라는 걸 보여주려는가? 김태일 감독이 식당 의자에 걸터 앉은 채로 모글에서의 ”Spread Eagle" 비슷한 에어 자세로 졸고 있다.ㅋㅋㅋ
- 모글스키팀의 정호영 선생. 서 대장님이 “일산에서 5천 평이 넘는 유명한 오리 전문점을 경영하시는 사장님으로 거의 재벌급”이라고 알려주신 분이다.^^ 손의성 모글스키스쿨의 시즌 강습생으로서 타이거 모글 매니아이기도 하고, 스타힐 B라인 모글을 즐겨타는 등 모글 실력도 출중한 분이다. 저 편안한 웃음만 봐도 뭐든 잘 하실 듯한...^^
- 앞 리프트에 김 감독과 Kosa가...
- 봄이면 뿌리에서 물을 빨아들이느라 바빠지고, 그래서 열이 발생하는가 보다.^^ 나무 밑둥치 부위에서부터 저렇게 눈이 녹는 걸 보면...
- 이처럼 낮은 리프트는 안정감을 느끼게 해서 좋다.
- 오른쪽으로 보이는 진짜 갓산의 모습이다. 예전엔 눈이 더 많이 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엔 눈이 적다. 올해가 적긴 적은 모양. 그리고 리프트 하차장 부근인 이곳의 오른편 숲은 4월 초에는 전체가 다 눈에 덮여서 나무는 안 보인다고 한다.
- 휴게소가 보인다. 그 왼편에 배낭들이 놓여있는데, 우리 진주스키팀의 짐들이다. 거기서 차도 끓여마시는 등 아주 즐거운 스키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진주스키팀의 원로들.^^
- 유한영 선생님.
- 중급반 강습에서...
- 다시 식당으로...
- 대화 한마당.
- 집사람과 저의 식사를 주문했다. 저는 프렌치 프라이와 닭고기 튀김을 먹기로...
- 맛이 없어 보이는데, 먹어본 집사람은 그런 대로 괜찮았다고...(그런 표현은 별로 맛이 없었다는 의미.^^;)
- 전선표, 김장원 두 분이다. 올해 처음 이 캠프에 참가하신 분인데, 정열이 넘치는 분들이다.
- 점심 식사 후에 마신 갓산 자연수. 이거 3년 째 먹어보고 있는데, 제가 지금까지 먹어 본 물맛 중에서 거의 Best of the Best.
- 이렇게 노스 페이스 컵이나 따로 제공되는 종이컵을 사용해서 받아 마신다.
- 이건 모여서 기념촬영을 한 것.
이 날 오후에 나는 초급반 강습을 맡아 진행했고, 김태일 전 국가대표 감독은 중,상급반의 강습을 진행했다. 실은 이 날 오전에 김 감독이 우리 집사람 등 몇 분을 따로 강습을 해 주었는데, 그 때 나도 사진을 찍으며 감독의 강습을 청강할 수 있었다. 그의 몇 마디 조언 만으로도 내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도전 목표를 가지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역시 많이 가르쳐 본 사람이 좋은 스승이 될 수 있는 듯하다.
- X맨, 김 감독이다.
- 진주스키의 최승호 선생님과 함께 리프트로 오르는 중. 내가 맡은 초보반에서 함께 스킹하실 분이다.
- 중,상급반의 강습 모습이다.
- 벌써 강습 한 타임을 하고, 다시 리프트를 오르는 중. 최승호 선생님.
- 나의 초급반에 들어오신 심윤덕 선생님이다. 지난 시즌에 모글에 입문하셨다고 하는데, 무지 열정적이고, 시쳇말로 “들이대기”의 명수이시다.^^ 곧 훌륭한 모글리스트가 되실 듯하다.
- 최승호 선생님과 조석현 박사님.
- 내 옆은 전선표 선생님.
- 이번엔 강습에 앞서서 기념사진 촬영부터 하기로...
타면서 보니 성우 스키월드의 전선표 선생은 대단한 인터 스키어이다. 따로 모글 스키를 타 보신 일이 없다고 하는데, 갓산의 그 심한 경사에서도 어렵지 않게 모글을 타신다. 밸런스 감각이 대단했다. 모글 스키를 전적으로 타시면 한두 시즌 내에 모글 상급자가 되실 만한 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장원 선생도 전선표 선생에 못지 않다. 특히 김 선생의 투지는 놀랍다. 아무리 험한 코스에서도 조언 대로 자세를 취한다. 대개는 겁이 나서 강사가 얘기하는 대로 타지 못 하는 게 일반적인데, 강사가 원하는 대로 타 주니 강습생의 자세로는 100점이라고 하겠다. 결국 김장원 선생은 나중에 배운 기초 기술을 혼자 익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초급반 조기 졸업을 시켜 드렸다.^^ 두 분이 서로 봐줘 가면서 프리 스킹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에어와 한준희 선생이 친하게 지낸 스키 센터 식당의 여성 삼총사이다. 이들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끔 시간을 내서 스키를 탔다고 하는데, 그 스키 실력을 보고 몇 사람이 기가 죽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긴 그 부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 고등학생은 일본의 국가대표 모글 선수이기도 했다. 이 시기엔 갓산에 일본 최고의 데몬들을 비롯한 스키 고수들만 방문을 하니 그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하루의 스키를 마치고, 우바사와 고야 산장으로 돌아온다. 산장 앞 눈속에 참이슬이 여러 병 묻혀있다.^^ 진주스키팀의 술 보관 창고인 셈이다. 진주스키팀은 이곳에 상당량의 삼겹살까지 묻어놓았는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그걸 산짐승들이 와서 다 먹어 없앤 흔적만 있었더라고 한다. 나가 보니 까마귀가 그 잔재를 쪼아먹고 있는 모습도 보이더라고...
- 눈속에서 움터나고 있는 머위꽃이다. 이런 상태에서 데쳐서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면 된다.^^;
- 예쁘게 피어나고 있는 머위꽃이다.
산장에 돌아와서 일단 모든 장비를 1층 건조실에 가져다 두고 말렸다. 스키, 스키화, 그리고 스키 장갑까지 모두 건조실에 두었다.
그 후에 1층 세면장에 가서 샤워를 했다. 다시 말해서 화장실이 딸린 세면장은 우리가 머물고 있는 2층에도 있지만, 1층에는 큰 목욕탕이 딸린 세면장이 있는 것이다. 스키장 바로 아래 마을인 시즈 온천(Shizu Onsen) 지역만 해도 좋은 온천물로 온천욕을 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 산꼭대기에 외롭게 선 산장에는 온천물이 나오지 않는다. 갓산의 차고 신선한 물을 데워 만든 더운 물일 뿐이다.
방에 들어가 잠깐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내려갔다. 스키야키가 메뉴이다.
- 이들도 쑥갓을 먹는다. 우리 식단에 오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재료들.
- 일식은 단 한 가지도 먹어볼 만한 게 없다는 서 대장님. 겨우 라면으로 요기를 하거나, 김치나 볶은 고추장과 함께 밥을 먹는 게 거의 다였다. 그에 비해 일식의 모든 것을 좋아하는 나와 집사람은 우메보시와 낫또까지 사들고 와서 먹는 정도.^^;
- 잘은 모르지만 이건 유부를 접어놓은 것 같은 맛이었다.
이렇게 저녁을 먹은 후에 하루의 일과가 끝났다. 난 TV를 켜 놓고 화면에 나오는 그림만 보고 있는데(일어를 못 함.-_-) 다른 방에서는 즐거운 웃음소리도 들리고, 다정이가 우당탕대고 뛰면서 질러대는 즐거운 비명도 들린다.ㅋ 좋은 때다.
첫댓글 최승호님과 저의 복장이 버퍼하나 빼고는 똑 같습니다.*^^* 다 이유가 있긴 하지만요.*^^*
박순백박사님 사진 잘보았습니다~^^고생많으셨어요~~근데요..전 이동혁이아니고요 ㅎㅎ 이 돈 혁 입니다요 ㅋㅋㅋ
ㅜ.ㅜ 이돈혁. 뻔히 아는데, 내가 그걸 갓산 참가자 리스트에 쓰인 걸 보면서 정신 없이 쓰느라고 다 이동혁으로 표기. 서 대장님, 왜 갓산 참가자 리스트에 이동혁으로 쓰셔가지고...ㅜ.ㅜ
자세히도 올리셨네요 박사님.멋져요
박사님 너무 멋있으세요!! 감동받았어요.
박사님 ㅋㅋㅋ 정말 한참을 웃었습니다. 지난번에 얼핏 보고도 웃었는데, 다시 봐도 겁나 웃깁니다. ㅋㅋ"형님...전 정말 섭섭한게 많아요..." ㅋㅋ 준희왈...."형님 에어형한테 왜그러셨어요..." 쓰러집니다. 푸하하 아니 다른분들은 안웃긴건가. ㅋㅋㅋ정말 ^^
다정이는 극기훈련을 온건가....나의 자켓을 얼싸안고 뭘하는건지....다들 에어의 향기에 빠져드는건가...쩝.
사진 맨 오른쪽이 미사찌인데 미사찌만 스노우보더입니다. 맨 왼쪽은 노조미양인데 나이가 21살...영어를 못해서 많은 대화는 못했습니다. 가운데 있는 한 몸매하는 친구가 정말 환상의 숏턴을 보여줬던...이름을 까먹었네요. 음...여튼 이번 캠프때 더 친해질수 있었는데 언어의 장벽때문에 아쉬울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