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가게 안.
어째 퀘퀘한 곰팡이 냄새가 나는 것만 같은 음침한 가게이다.
그런 가게 한 가운데에는 어울리지 않게 놓여진
크고 화려한 책상.
종이뭉치들이 난잡하게 흐트러져있고 그 위에 쥐 죽은 듯 엎드려 꼼짝도 하지 않는
물체가 있었다.
물결치는 밝은 금발을 가진
어쩐지 혼이 나가버린 것 같이 멍한 표정의 여자.
..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름은 제이로니아 안.
간단하게 진이라고 불려진다.
머리카락에서 알겠지만 그 흔치 않다는 여성체의 골드 드래곤이고
나이는 1000살이 넘었다는 것은 알지만 세보진 않아서 정확하겐 모른다.
아,
하나 알고 있는 거라면
"아아아아악!! 빌어먹을!!!!"
..
성질이 무진장 더럽다는 거랄까?
지독한 이기주의에 개인주의.
거기다가 철저한 기회주의까지.
안좋다는 세 박자를 고루 갖춘 주인공이다.
보석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난생 처음 나선다는 유희에 제국을 보석으로 뒤덮어 버리겠다는 일념으로
일명 악덕 사채업자-그렇지 않은 사채업자도 있지만-라 불리는
직업을 선택.
가장 싸고 좋은 위치에 놓인 건물을 사 들여 가게까지 차렸건만
어찌 된 영문인지 손님은 오지를 않고,
눈에 피눈물을 머금으며 홍보-돈이 들어간-까지 해봤지만 소용 없었다.
고로,
"대체 이유가 뭐야!!
돈 빌려 준다잖아, 돈!!!
아악!! 내 이 인간들을 싹 쓸어버릴까보다!! 썅!!!"
지금 안 그래도 음침한 가게 분위기를
더욱 싸늘하게 만들고 있는 진을 건드렸다간 큰일 난다는 소리이다.
"으하하하하하하 너 가게 차렸는데 장사 안된다며?"
그런 아찔한 순간에 나타난 붉은 머리칼의 사내.
분위기 파악 안 되는지 파안대소하며 공중에서 화려한 불길과 함께 나타난 사내는
그렇게 보기 힘들다는 불의 정령왕
샐리온이었다.
다혈질로 유명한 샐리온.
그와 만만찮은 성격의 진은 그런 샐리온이 오자 인상을 찌푸렸다.
-저 작자 만큼은 안 오길 바랬건만.
"썅 꺼져 건드리지마."
"으하하하하 엘라임 말대로 진짜 장사 안되네?
분위기가 이렇게 음침하니까 안되지 으하하하하하하하"
"죽을래? 꺼져. 부르지도 않았는데 오긴 왜 와?
그리고 이 개자식은 계약자 물 맥이려고 작정했나.
그새 쪼르르 소문내고 있어. 콱 익사시켜버릴까보다.
가서 엘라임한테 목 닦고 기다리라고 전해."
"으하하하하 이, 익사래!
물의 정령왕이 익사 푸하하하하"
"넌 소사시켜버리기 전에 입 다물고 꺼져. 귀찮게시리."
훠이훠이-
싫다는 걸 온 몸으로 표현하며 엎드린 채 가라고 손까지 흔들어주는 진이다.
하지만 평소 둔하고 눈치 없기로 소문이 자자한 샐리온답게
"부, 불의 정령왕이 소사!
으하하하하하하하하"
하며 금방이라도 거품 물고 쓰러질 듯 웃기만 한다.
"....."
-쟤를 죽여, 말아?
하며 주먹을 쥐었다 풀었다 하는 진을 아는지 모르는지
포복절도하는 샐리온.
한참 그렇게 웃다가 자신이 이곳에 왜 왔는지 떠올랐는지
그제서야 멈추며 여전히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왜 그랬냐? 으히히"
"뭔 소리야? 앞뒤 잘라먹지 말고 말해."
"난생 처음 나간다는 유희인데 직업이 사, 사채업자라매- 으히히히히히"
(빠직)
"거기다가 뭐?
제국을 뒤덮을만한 보석을 번다고? 푸하하하하하하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세상 천지에 그런 생각으로 유희에 나가는 드래곤이 어딨냐?"
(빠직)
"차라리 도적을 해.
뻔뻔한 성격이니 남의 돈 훔치는 건 일도 아니잖아? 으하하하하
도적 제이로니아! 어울리네 푸하하하하하하"
(뚝)
점점 일그러지다 못해 이성을 놔 버린 진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지
샐리온은 이제 넘어갈 듯 웃어가기 시작했다.
"......"
드르륵-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는 진.
사늘하게 굳어버린 표정으로 다가오는 그림자가 느껴지지 않는지
샐리온은 아예 엎드려 바닥을 두드리며 웃고있었다.
"도적 제이로니아 어울린다, 어울려 크하하하하하....흐억!!!"
"썅"
"허억 허억 허억"
식겁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주저앉는 샐리온과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는 진.
그녀의 손엔 무기라고 밖엔 생각되지 않는 엄청난 크기의 물체가 들려 있었다.
웬만한 남자 성인도 들지 못할만큼 길고 커다란 봉.
그런 무기를 가늘디 가는 손목으로 가볍게, 그것도 한 손으로 들고있는 진이었다.
일생에 한 번 보기 힘들다는 소문의 살생무기를 몇 번 보는 건지.
급작스러운 재회(?)에 샐리온은 놀랄 뿐이다.
"주, 죽이려고 환장했어?!! 어디서 그 살생무기를 휘둘러!!!"
"shut up. 닥쳐. 죄인은 말이 없는 법."
"죄인이라니!!
그리고 앞에 그 이상한 말은 또 뭐야?!"
후우우우욱!!!
"흐어억!!!!!"
휘익! 도 아닌 후욱! 이었다.
살생무기라 칭할 수 밖에 없는 봉을 허공에 가볍게 한 바퀴 돌리더니 재빠르게 휘두르는 진.
엄청난 스피드었지만 그래도 정령왕이라고 머리 위로 지나가자 끝내주는 순발력으로 고개를 푹 숙여
그것을 피한다.
그러나 완전히 피한건 아니었던지 바닥에 떨어지는 몇 가닥의 붉은 머리카락.
(사아아아아악)
그런 자신의 머리카락을 보자 창백해지는 샐리온이었다.
"머, 머리카락이 잘리다니. 그, 그거 구타용 아니였어?
그새 기능(?) 추가된거냐?"
"피해? 후훗 감히 피했다 이거지."
입가에 번지는 미소.
그리고 어느새 반으로 나뉘어 양 손에 들려있는 살생무기, 아 아니 봉.
허공에서 살생, 아니 봉- 아니 살생-
..
무튼 엄청난 살생무기를 휘두르며 다가오는 진을 보자 샐리온은 아연해졌다.
'주, 죽었다'
뻐어어어억!!
"으아아아아아악!!!!!"
그리고 이어진 연속 구타 소리와
한 번 봉이 휘둘려질 때 마다 들리는 비명 소리. 여기저기 공중에 튀는 피들.
장렬히 전사(?)해가는 샐리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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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새해를 맞이한다고 설치는 바람에 어제 하루는 꼴딱 잠으로 보내버렸습니다.
(한숨)
이렇게 새해 첫 날을 보내게 될 줄이야.
여튼 늦었지만 Happy New Year 입니다~
첫댓글 잘봤습니다! 다음편기대할겡게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
꺄~~~~~대박 근데 드래곤쇼는......
하하하하하 뒤 뒤에 긴 점들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