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지금 막 가입했는데..또 언제 글을 올릴지 알 수가 없네요~
전 5호선 방이역에서 매일 지하철을 타던 사람이구요..
3일후에 뉴욕으로 가기 때문에^^; 이제 정든 5호선이랑은 빠이빠이해야겠네요..
여러분들이랑 만나자마자 멀어지게 되서 아쉽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는 마당에 그간 지하철을 타면서 터득한 자리 빨리 앉는 법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올리려고 해요^^;
많은 분들이 이미 터득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두...
음~ 언제죠? 저는 96년 중 2때 학교가 먼 곳에 있던 관계로 지금의 '방화행'이 '왕십리행'이던 시절부터 5호선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고등학교..대학교까지 모두 5호선으로 통학을 하기 시작했죵..
방학이랑 일요일을 뺀다고 해도 5호선과 함께 한 시간은 참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했습죠...
타고 다니면서 별 사람을 다 만나고..별 광경을 다 보고..별 일을 다 당했던 추억도 많고요 ^^;
저는 체질적으로 오래 서있지를 못하거든요..특히 지하철에서.
그래서 나름대로 아줌마처럼(!) 자리에 앉기 위해 고심한 사람이랍니다..
1. 탑승 전
일단 타기 전의 자세도 아주 중요합니다..
절대로 승강선 첫번째 줄에 서세요..아무래도 뒤에 서는거 보단 낫겠죠?
글구 대부분 맨 앞이나 맨 뒤 열차칸에 사람이 젤 적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맨 앞의 바로 뒤, 맨 뒤의 바로 앞 칸에 사람이 젤 적습니다..이건 잘은 모르겠지만 심리적인 문제 같습니다 -_-;
글구 군자역이나 동대문 운동장같이 나가는 곳이 젤 끝에 있는 역이 있기 때문에 맨 앞이나 뒤는 가급적이면 삼가하시는 것이 좋지만 바뜨 그러나!
맨 앞이나 맨 뒤는 군자나 동대문 운동장에서 사람들이 우루루~ 내리면서 군데군데 자리가 숭숭 비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ㅎㅎㅎ...
2. 탑승
어쨌거나 젤 빨리 들어가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여기서 승부의 열쇠는 사람들을 누가 젤 빨리 파악하나에 달려있습니다.
=학생편=
5호선 방이역 전 사람들이 출근길에 노리는 사람은 아마 다음과 같을껍니다.
1. 올림픽공원역에서 내리는 보성, 창덕고 학생들.
2. 아차산에서 내리는 경복초등학생, 선화예술학도들.
3. 군자에서 내리는 서울여대 파일집을 들고있는 여대생들 (이건 아주 가끔..)
위의 1,2번은 교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아주 식별이 쉽습니다.
각 학교에 교복을 알아두는 것도 아주 효과적이겠죠! 어디쯤에서 내릴 것이라는 판단이 쉽게 됩니다.
문제는 대학생!
그러나 대학생도 잘 살펴보면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학교의 파일집이나, 들고 있는 책을 잘 살펴보면 됩니다. 파일집에는 간혹 학교 문구점에서 구입을 했는지 학교마크가 크게 새겨진 파일집이 있습니다..
글구 들고 있는 책을 이리저리 살펴보십시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면 학교이름이 어딘가에 찍혀져 있을 것이고,
과 이름과 학번, 이름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더한 수준에 이르면, 과 이름으로 학교를 추정하는 무아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_-;
아! 그리고 가방에 학교 뺏지를 달고 다니는 학생들도 있는데..주로 연,고대같은 유명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이 달고 다니더라고요..
= 아저씨편 =
아저씨는 의외로 쉽습니다. 우선 아저씨의 복장부터 살펴봅니다.
1. 양복 아저씨.
양복을 입고 계시는 깔끔한 아저씨는 회사에 가시거나 거래처에 가시거나, 거래처 사람을 만나러 가시는 아저씨들이 대부분이십니다. 그러나 회사와 거래처는 너무나도 많은 곳이 분포해있기 때문에 아주 난이도가 높습니다.
이럴 땐 아저씨의 양복에 뱃지를 잘 살펴봅시다!
저는 국회의원 뱃지도 본 적이 있습니다 -_-; 물론 그 분은 여의도 근처에서 내리셨고요...
개중의 아저씨들은 회사 뱃지를 양복 깃에 달고 다니십니다.
예를 들어 한 아저씨가 깃에 '중앙일보'라는 뱃지를 달고 계신다면 그 아저씨는 십중팔구 광화문 역에서 내리실 것입니다 -_-;
뱃지를 달고 계시지 않는다면 손에 들고 계신 서류봉투를 살펴봅시다.
서류봉투에는 회사 이름과 주소가 써진 경우가 많습니다.
지리적 감각이 있으신 분이라면 어느 역에서 내릴거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2. 편한 복장의 아저씨
편한 복장의 아저씨들은 아직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ㅠㅠ 대략적인 통계로 봤을 때 편한 복장의 아저씨들은 장한평이나 동대문 운동장에서 많이 내리십니다..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_-;
아줌마는 굳이 나누자면 크게 두 부류이십니다. 혼자 타시는 아줌마, 우루루 단체로 타시는 아줌마 -_-;
후자의 아줌마들은 절대로 조용히 지하철을 타시지 않죠..ㅋㅋ '여기 자리 있어!' 혹은 니가 앉어~ 아냐~ 니가 앉어~ 아냐~ 니가 다리 아프잖아 등등의 대사로 괜히 옆에 앉아있는 젊은 사람의 양심에 가책을 느끼게 만듭니다^^
1. 혼자 타시는 아줌마
혼자 타시는 아줌마들은 시장을 보고 오시는 지 커다란 짐이나 아니면 정 반대로 그냥 핸드백을 든 아줌마들이 대부분입니다.
혼자 타시는 아줌마들은 출근시간이 아니라면 천호역에서 많이 내리십니다. 현대백화점과 킴스클럽, 이마트가 밀집해있는 곳이기도 하죠..ㅋㅋㅋ
출근시간의 아줌마들은 직장인일 경우가 많습니다. 아저씨와 똑같이 보시면 됩니다.
2. 단체로 타시는 아줌마들.
야유회나 학교 학부모 모임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학부모 모임을 지하철을 타고 간다는 것은 자녀의 학교가 멀리 있다는 것이고, 동네학교가 아닌 멀리 있는 학교를 갔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보다는 어떤 특수한 목적을 띄고 간 학교일 가능성이 큽니다. 특목고일 경우가 크죠 (예고, 외고, 과고 등등..)
게다가 이런 부류의 학교들은 공립보다 등록금을 더 많이 요구합니다./
그럼 돈 많은 애들이 그런학교를 가겠죠? 예~ 그렇습니다. 특목고 육성회 모임에 참가하시는 어머님들은 지하철을 타시는 경우가 많이 않습니다. (그것도 단체로) 웬만하면 각자 붕붕이가 계시죠..-_-; (제가 특목고를 다녀서 압니다..웁쓰..) 그래서 후자는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그렇다면 야유회를 다녀오시는 어머니들?! 대부분 여의나루 역에서 내리시거나 아차산, 종로 3가나 광화문 옆에서 많이 내리십니다...( 공원과 각종 문화시설이 그곳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라는 것을 알아주시길 ^^
= 어린이편 =
복잡한 출근길. 그 이른 시간 새나라의 어린이는 아침일찍 학교에 갑니다. 초등학생들은 대부분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통학을 하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도 간혹 있습니다.
1. 아차산에서 내리는 경복 초등학교 어린이.
이 아이들은 교복을 입기 때문에 알아보기가 아주 쉽죠. 최근 1년사이에 교복이 완전히 바뀌어서 못 알아보고 멀리 서 있다가 이 아이들이 내리면 저 멀리서 달려오시는 분들 많이 봤습니다...ㅋㅋㅋ.
이 아이들은 아주 재미있습니다. 엄청난 경복 초등학교의 등록금 때문에 부잣집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 결과가 얼굴에도 드러남돠 ㅋㅋㅋ
남자 아이들은 대부분 살이 통통하고, 얼굴에 기름기가 자르르 돌고, 헤어스탈은 깔끔하며 안경을 낀 학생들이 많습니다.
여자 아이들은 뚱뚱한 학생이 많이 없는 편이고 교복에다가 가방, 신발까지 지정되어 있어서 대신 악세사리에 힘을 엄청 줍니다. 초등학생의 악세사리? 네~ 머리핀! 그녀들의 머리핀은 현란의 극치를 달립니다.
무슨 머리핀 경연대회 하는 것 같습니다. 미니 마우스를 연상시키는 리본부터 시작해서 장난 아님돠 -_-; 요새는 잠잠해 진 듯...
2. 단체로 소풍가는 어린이들.
지하철을 타고 소풍을 간다면 반드시 가까운 역에서 내립니다. 제가 애용하는 방이역을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그들은 분명 올림픽공원역이나 아차산역에서 내립니다. 절대 아차산을 넘지 않습니다.
그들이 지하철을 타는 날에는 칸이 날라갈 듯 아주 소란하죠. 대신에 줄줄이 앉아있다가 한꺼번에 내리기 때문에 그 앞을 잘 수비하고 있다면 편안히 앉아서 갈 수가 있습니다♡
유치원생들은 통제가 어려워서 선생님들이 가운데 통로에 두 명씩 짝지워 놓고 앉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귀여워~) 그 아이들 사이를 비집고 잘 서 있다가 걔네들이 내리면 따라내리는 앉아있던 선생님!!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_-;
= 특수직업편=
1. 수녀님
수녀님들은 신부님과 달리 수도복을 벗을 수가 없습니다. 수녀님들은 다른 본당으로 가시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동대문 운동장 역에서 내리십니다.
왜냐하면 4호선 혜화역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중앙 본부가 있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잘 모르겠슴둥 -_-;
2. 외국인
오~ 외국인..이들은 예전에 대부분은 아차산이나 왕십리에서 내렸지만 최근 월드컵의 활발한 열기로 인해 6호선 상암경기장으로 갈아탈 수 있는 청구역에서 많이 내리더군요....짜자작짝짝~ 대한민국!
일단 사람들의 파악이 끝나고 적당한 사람을 찾아내면 그 앞에 서시겠죠?
이 때 앉은 사람의 자세를 잘 살펴봅시다.
자고 있는 사람은 일단 멀리갈 것이라는 표시입니다.
만화책을 쌓아놓고 보고 있거나 책을 보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신문은 다릅니다., 신문은 일찍 내릴 수 있습니다.
앉은 사람이 편히 앉아있지 않고 등을 떨어뜨리고 앉거나 어쨌든 금방 내릴 듯 한 사람은 금방 내립니다.
앉아있는 사람의 전화 내용도 빠뜨리지 맙시다. "여보세요? 어~ 나 애오개야 다 왔어! 그래~ 엘지빌딩 앞에 있어~" 이런 내용의 통화라면 그 분은 십중팔구 여의나루 역에서 내리시는 분입니다...
어쨌든!!!
이때 주의할 점은 절대 아줌마, 아저씨,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는 곳에는 서계시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 앞의 사람이 일어나도 대부분은 그 분들이 털썩 앉습니다 -_-;
그리고 절대 한 사람만 공략하지 마십시오. 내 앞사람과 그 옆사람 사이의 그 애매한 경계선에 서계셔야합니다! 그래야 둘 중에 하나가 일어나서 앉더라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움하하..
3. 앉음.
앉아도 마음이 편하지 않죠? 주변에는 나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나를 향해 시선을 던지며 눈치를 주고 있습니다...
이 때는 두 가지.
1.미친 듯이 조는 척을 하라..
이러면 미안해서라도 못 깨웁니다. 어설프게 눈 감고 있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꼭 일으켜세우는 분들 계십니다. 대부분은 착한 분들이시지만 출근길, 등교길에 아침부터 재수없지 않게 연극을 하는 것도 좋을 듯...-_-;
2. 미친 듯이 공부하는 척...
어설프게 책 한 권 꺼내놓고 읽고 있으면 꼭 일으켜세우는 분들 계십니다 -_-; 이럴 땐 가방 속에 책 다 꺼내서 마치 5분후에 시험보는 고등학생처럼 볼펜으로 줄 쫙쫙 긋고 동그라미 마구 쳐대며 미친 듯이 공부하는 척 합시다..이러면 못 일으켜세웁니당 ^^
4. 하차
내릴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움하하....
아~ 다 썼다...
어디까지나 방이역이라는 출발점에서, 저라는 인간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얘기일 수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네요 ^^
이만..안녕히 계세요..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