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재입니다.
본론 들어갑니다.
1. 수비
축구의 기본은 수비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의 공격을 막는 것 부터 우리의 공격이 시작되죠. 그리고 수비는 수비만의 몫이
아닙니다.
1단계 : 1-2선의 압박. 각 맨마킹 선수에 대한 책임.
2단계 : 맨마킹이 뚫렸을 때 주변 동료의 협력수비.
3단계 : 3선에서의 1차 저지.
4단계 : 수비라인과 골키퍼의 최종방어.
수비 성공 또는 수비 실패 이 두 과정 중 수비 성공 시 우리 팀의 공격으로 다시 진행 됩니다.
맨유는 1-3단계 까지가 쉽고, 또한 빌드업 과정 중 실수로 인해 3단계부터 위기를 맞는 경우도 다수 발생합니다.
이를 수비진과 골키퍼의 역량 부족으로 귀결시키기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팀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 위닝 스피릿
모든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축구는 기세 싸움입니다. ‘우리가 저들보다 강하다.’ ‘우리 팀은 지지 않는다.’ 등의 위닝 스피릿은 경기 시작 전에도, 또 경기 중에도 고스란히 전파되는 힘이 있습니다.
요즘 맨유는 한 골을 먹으면 ‘아 망했다.’ ‘이번 경기도 지겠구나.’ 생각이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고, 동료의 실수 하나하나에 서로 탓을 하며 나만 이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 한몸 챙기기 바빠보입니다.
내가 1:1 찬스를 놓친 게 아니니까, 내가 상대방한테 결정적인 기회를 준 게 아니니까. 이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면 프로 레벨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에 있는 PL, 챔스에서 어떻게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위닝 스피릿은 상대방을 압도하는 힘도 있지만, 동료들을 믿을 수 있는 힘과 연결된다는 점이 팀 스포츠인 축구에서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3. 활동량
필자는 방금 전에도 조축을 하고 왔습니다. 조축에서도 덜 뛰는 팀은 패배할 확률이 더 높다를 뼈저리게 느끼고 왔습니다.
지난 브렌트포드 전 10키로를 넘게 덜 뛴 그 기록 모두가 알고 계실겁니다.
활동량의 의미는 ‘내가 가 있어야 할 자리에 가 있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1차 빌드업 시 삼각형을 만드는 그 위치에, 롱킥으로 전개 시 공이 떨어질 세컨볼 위치에, 우리 팀 선수가 공격 시 패스를 받아줄 위치에, 결정적인 찬스가 왔을 때 있어야 할 위치에, 공이 뺏기고 상대방의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 내 수비 위치에, 동료의 수비가 허물어졌을 때 내가 커버해야 할 위치에, 상대방이 치명적인 패스/드리블/슈팅을 할 때 내가 방어하고 있어야 할 위치에 있지 않는 순간들이 모여 활동량이 측정되고 그것이 기록으로 남습니다.
축구에서는 제가 위에서 언급한 순간들보다 더욱 많은 순간이 발생-연속-종료 되며 경기가 이루어집니다. 예전처럼 펠레에게 공을 주면 골을 넣어주고, 내가 뚫려도 말디니,네스타, 칸나바로가 막아주는 축구는 더이상 없습니다.
점 단위의 순간들이 더욱 더 촘촘해진 현대 축구에서 이같은 행태가 반복된다면 맨유의 명가재건은 요원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생각하는 맨유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데헤아의 발밑, 매과이어의 느린 발, 리산마의 신장, 프맥의 수비보호와 빌드업 문제는 이 문제들 뒤에 산재해있는 부차적인 문제가 아닐까요?
반박 환영합니다! 반박 시 여러분의 말이 모두 맞음!
이상. 맨유가 좋아 대학 전공까지 결정했던 올드팬의 푸념이었습니다.
첫댓글 전반적 공감입니다 특히 2, 3번. 1번이야 거의.팩트에 가깝..
위닝 스피릿이 정말 아쉽습니다 ㅜㅜ
조축도 진짜 위닝 스피릿 있는 팀은 여유가 달라요.
그간의 데이터에서 나오는 여유와 신뢰.
맥과이어 등 수비수들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룰 때도 늘 생각하던거였지만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진 혹은 2선과 맞서는 경우가 너무 많음.
축구를 해봤으면 모를수가 없는 문제인데 미드필더의 보호없이
수비수가 경합하지 않고 있는 상대 공격수와 페이스 투 페이스 하게 되는 상황 자체가 팀적인 수비실패라고 봄
맥과이어 조롱 당하는 짤 몇개는 암만 봐도 저게 맥과이어가 아니라
야프스탐 같이 한성깔 하는 수비수였으면 미드필더들 멱살 잡히고 뼈와 살이 분리 됐을 상황으로 보임
전체적으로 수비라인 형성에서 2선의 압박과 3선의 확실한 맨마킹으로
아군 3선 라인부터는 상대 공격진이 골대를 등지는 구도로 만들고
쉽게 돌아설 수 없게 만들어야하는데
맨유 상대하는 팀들은 이 과정이 너무 수월함
2선의 압박도 유효하지 않으면서 3선의 맨마킹도 헐거움
이런 구도에서 맥과이어 같은 스토퍼 탓을 하는건 넌센스라고 생각함
@니글니글열매 니글니글님 말에 동의합니다. 보통 1-2선은 상대팀의 에이스들인데 등진 상황이 아닌 속도를 달고 들어오면 전성기 라모스-페페 / 반다이크급 수비들도 가히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패스미스로 인한 턴오버가 너무 많고 볼 간수가 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