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詵寺 보리수 / 나호열
법당 안에 금빛 가사를 걸친 부처가 말한다
극락은 없다
처음에는 발바닥 아프고
다리 풀리고, 당기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난 후
비로소 머리 속에 가득 차는
어지러운 굴복
백팔 번
너는 내 앞에 무릎 꿇은 것이냐
너는 너에게 무릎 꿇은 것이냐
도선사는 도선사 안에 없고
부처는 부처 안에 없고
부처 안에는 너의 어지러움이 없으니
길고 긴 언덕길
가슴 문대며 오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그냥 쉬었다 가거라
섬돌에 주저앉아
청청한 보리수 바라보느니
서 있는 듯하다가
가부좌 튼 듯하다가
아예 허공에 등짝 들이대고
누워 있는 듯하다
아무도 보리수에 경배하지 않는다
향 올리지도 않는다
가끔 몸 뒤척이다가
사천왕 문밖으로 서둘러 나선다
극락은 저 아래 낮은 곳에 있다
저 아수라 속에
저 화염 속에
푸른 잎 하나가
문득 떨어진다
소신공양 하려는지 보리수
노을을 온몸에 끼얹는다
순간
내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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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시┃
道詵寺 보리수 / 나호열
섬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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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21 05:5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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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도선사에 가면 도선사가 없고
부처는 부처 안에 없고
우리 안에 숨은 부처는 어디로 갔나
부처님 그리고 나
누가 진정한 부처일까
이 세상 제일 거짓말 잘하는 사람이 누구일까..?
언뜻 떠오르는 사람
이
재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