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 "대한민국 - 고려" : 우리나라의 정식 영어 명칭은 The Republic of Korea입니다. Korea로 불리게 된 것은 잘 알려진 대로 고려시대에 "고려"라는 이름이 서역에 까지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과거 삼국시대와 신라시대에는 무역의 대상이 동아시아에 그쳤지만 고려 시대에 와서는 외국과의 교류의 폭이 넓어져서 아시아뿐만 아니라 서역 지방, 즉 중국의 동쪽에 있는 서아시아 지방에까지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 때 외국에 고려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여 지금에 서양에서 우리나라를 Korea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것은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 확실한 유래가 밝혀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유명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는 카울리(Cauly)라는 이름으로 지칭되고 있는데, 고려(高麗)의 현대 중국어 발음이 까올리(Gao-li)인 것을 생각하면 고려의 이름이 전해진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 Japan "일본 - 해돋는 나라" :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은 우리나라와 함께 일본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걸리버 여행기에서도 일본은 신비한 나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록들에 등장하는 일본의 이름은 "지팡구 Zipangu"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당시 중국에서 日本이라는 한자를 읽었던 발음 "지푼"이 바뀌어서 생겨난 이름입니다. 고려의 이름이 중국식 발음으로 전해진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라는 이름은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해의 근본이 되는 곳, 해가 떠 오르는 곳을 말합니다. 큰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일본을 뜻하는 단어로 Japan말고도 Nippon이 있습니다. 이것은 일본어 발음 그대로 영어 철자로 바꾼 단어입니다. 일본은 자국어를 영어식으로 표기를 잘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알고 보면 일본, Japan, Nippon은 같은 한자를 한, 중, 일 세 나라에서 각자의 발음대로 읽은 것이지요.
▶ China "중국 - 진나라" : 중국은 기원전 3세기 진(秦)나라 때에 와서 최초로 통일 왕조를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이 "진 Chin"이라는 나라 이름에서 China라는 나라 이름이 나온 것입니다. China라는 이름은 한자로 지나(支那)라고도 하는데 역시 비슷한 발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앞에 있는 바다를 동지나해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East China Sea입니다. 중국과 관련된 단어를 만들 때 Chinese란 의미로 쓰는 sino-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학은 Sinology라고 하고 "중국-한국간의"라는 단어를 쓰려면 Sino-Korean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중국의 라틴어 이름인 Sina에서 나온 것으로 China와 그 유래를 같이 합니다. 진, China, 支那, 그리고 Sina는 발음이 비슷한 것처럼 모두 같은 기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시황이 정치를 잘 했다라고는 할 수 없지만 최초로 통일했다는 것은 이처럼 큰 의의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 Argentine "아르헨티나 - 은의 나라" : 요즘 위기에 처한 아르헨티나의 이름은 지금의 상황과는 달리 부유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1816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했습니다. 스페인 원정대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그 강을 따라서 내륙으로 가면 은이 많은 산지가 있다고 생각하여 그 강을 라플라타 (La Plata)라고 이름 지었고 강 하구에 건설한 도시와 일대 식민지에도 같은 이름을 붙였습니다. Plata는 스페인어로 "은, 은화"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 도시가 지금의 Buenos Aires이며 바로 아르헨티나의 수도입니다. 아르헨티나가 독립할 때에는 스페인에 대한 적대감으로 인해 스페인어인 La Plata를 쓰지 않고 라틴어로 은을 뜻하는 argentum에서 따 온 Argentina를 국명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Argentine은 영어식 국명이지요. 수도인 Buenos Aires는 스페인어로 "좋은 공기"란 뜻입니다.
▶ France "프랑스 - 프랑크족의 나라" : 유럽의 역사가 깊은 국가들은 그 이름이 민족의 이름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습니다. 프랑스라는 이 이름은 프랑크(Frank)족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며 프랑크족의 나라란 뜻입니다. 프랑크족은 서게르만 계통 민족의 하나로 라인 강 중하류 동쪽 기슭에 거주하던 여러 부족으로 이루어진 있었습니다. 그들은 여러 다른 게르만 부족들을 통합하여 피레네 산맥에서 엘베 강에 이르는 서유럽 대부분을 포함하는 나라를 이루었는데 그 이름을 프랑크 왕국이라 하였습니다. 이 강대한 왕국은 갈리아 지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지금의 프랑스 지방을 갈리아 (Gallia)라고 불렀고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는 이 지방에서 있었던 전쟁에 관한 것입니다. 또한 이 지방을 가리키는 다른 이름인 골 (Gaul)은 Gallia에서 나와서 조금 변형된 단어입니다.
▶ Austria "오스트리아 - 동쪽의 왕국" : 오스트리아는 철자가 많이 달라져서 지금의 이름은 그 뜻을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Austr-라는 철자는 "남쪽"을 의미할 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들게도 합니다. 하지만 독일어 이름을 보면 어떤 뜻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독어로 오스트리아는 Österreich라고 하는데 그 뜻은 "동쪽의 왕국"입니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이 붙여진 것입니다. 나라의 이름이 옆에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붙여졌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상하기도 합니다. 나라 이름만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에서는 독일과는 발음만 조금 다른 독어가 모국어로 사용되며 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에 합병되었던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비엔나 Vienna (독어 Wien)의 이름을 딴 "비엔나 커피"는 다들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정작 빈에서는 비엔나 커피라는 이름이 없다는 것입니다.
▶ Australia "호주 - 남쪽의 땅" : 호주(濠洲)는 한자로 부르는 이름이고 또한 오스트레일리아 (Australia)는 대륙의 이름으로, 정식 국가명칭은 오스트레일리아 연방 (Commonwealth of Australia)입니다. 통상 줄여서 오스트레일리아라고 부르죠. 처음 호주로 간 유럽인은 네덜란드 인이었기 때문에 원래는 新네덜란드 (New Holland)라고 불리었습니다. 그리고 주위의 여러 섬들과 함께 "남쪽의 땅"이라는 뜻의 라틴어 Terra Australis라고 일컬었습니다. 여기서 Australia라는 이름이 나온 것인데 전체를 가리키던 이름이 호주 대륙의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나중에 이곳으로 이주해 온 영국인들은 분명 New Holland라는 지명을 좋아했을 리가 없겠지요. 당시에는 바다에서의 세력 다툼으로 영국과 네덜란드는 앙숙이었으니까요. "新요크"라는 뜻인 New York도 네덜란드인이 먼저 와서 이름붙인 “新암스테르담 (New Amsterdam)”을 영국이 차지하고 나서 바꾼 이름이랍니다.
▶ New Zealand "뉴질랜드 - 새로운 젤란트" : 뉴질랜드는 이름에서 금방 알 수 있듯이 새로운 질랜드란 뜻입니다. 질랜드(Zealand)는 네덜란드에 있는 지명으로 뉴질랜드 섬에 상륙한 네덜란드인이 붙인 이름입니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질랜드 (네덜란드어로는 젤란트 Zeeland)의 이름을 따서 Nova Zeelandia라고 불렀는데 이 이름을 영어로 옮긴 것이 New Zealand입니다. 네덜란드는 지리상의 발견 시대에 해상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여 세계의 여러 곳으로 뻗어 나갔었죠. 유럽인들은 새로운 곳을 개척하면서 그 지명을 그들 나라에 있는 지명을 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본토의 지명과 구별하기 위해서 New Zealand처럼 New를 붙여서 원래 지명과 구별을 하였죠. 바로 위의 호주에서도 자기네 나라 이름 앞에 new만 붙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Indonesia "인도네시아 - 인도양의 섬나라" :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 위치해 있는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나라입니다. 섬으로 된 나라 중에서는 세계에서 제일 크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셔틀콕의 나라, 동티모르 사태, 마두라 유전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Indonesia라는 이름은 19세기 영국인이 붙인 이름으로 "인도"를 의미하는 Indo-와 그리스어로 "섬"을 의미하는 nesos를 합쳐서 부른 이름입니다. 인도를 의미하는 말이 들어간 것은 이 지역이 서인도 제도에 대해서 동인도 제도라고 불렸기 때문이지요. 2차 대전 전에는 네덜란드령 동인도로 불리고 있었습니다. 현재 수도인 자카르타 (Jakarta)는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에는 바타비아 (Batavia)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 Batavia라고 하는 이름은 다름아닌 시에서 네덜란드를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 Rumania "루마니아 - 로마인의 나라" : 영어표기로 Rumania가 된 것은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원래는 Romania란 표기를 썼고, 루마니아어로도 "로므니아"라고 합니다. 한 친구가 대전 엑스포에서 '로므니아"라는 표지판이 있어서 어떤 나라인지 신기해 하며 가보니 루마니아였다고 하더군요. 이 이름은 Roma에서 나온 것입니다. 과거 로마 제국의 이름이 Roma이고 로마인은 라틴어로 Romanus입니다. 로마인을 뜻하는 Romanus에 나라이름을 붙일 때 쓰는 접미사 -ia를 붙여서 나온 이름이 바로 Romania입니다. 현재 루마니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과거 로마인과 원주민의 혼혈에서 나왔습니다. 또한 루마니아어도 슬라브어 계열이 아니라 로망스어계열로 라틴어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 Spain "스페인 - 히스파니아" : 미국에서 라틴 아메리카를 Hispanic America라고 부르기도 하고 또 라틴계 이주민을 Hispanic이라고 말하며, 그들이 구사하는 스페인어 같은 영어를 Hispanic English라고 합니다. 왜 Spanish가 아니라 Hispanic이라고 할까요? 스페인에서는 나라이름을 에스파냐 (Espagna)라고 부르고 스페인어는 에스파뇰(Espagnol)이라고 합니다. 이는 로마제국에서 지금의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 지방을 히스파니아 (Hispania)라고 부른 데서 나온 것입니다. 라틴어 Hispania에서 첫 음절에는 강세가 없어서 시간이 지나면서 "ㅎ"소리가 없어져서 에스파냐가 된 것이죠. 영어로 오면서는 모음을 포함한 "히"가 모두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털이 길고 귀가 늘어져 있는 애완견의 일종인 스파니엘 (spaniel)은 원래 Spanish (dog)이란 뜻입니다
첫댓글 너무 길어서 다 못 읽겠어요 @_@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