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은 말라가는 가슴 접고 얼마나 비를 기다렸을까
비는, 또 오는 게 아니라 비를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
내린다는 생각을 위하여, 혼자 마신 술에 넘쳐
거리로 토해지면서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는 내린다
정작 술 취하고 싶은 건 내가 아닌 나의 생활인데
비가 와 더 선명해진 원고지 칸 같은 보도블록 위를
타인에 떠밀린 탓보단 스스로의 잘못된 보행으로
비틀비틀 내 잘못 써온 날들이
우산처럼 비가 오면 가슴 확 펼쳐
사랑 한번 못해본 쓴 기억을 끌며
나는 얼마나 더 가슴을 말려야 우산이 될 수 있나
어쩌면 틀렸을지도 모를 질문의 소낙비에 가슴을 적신다
우산처럼 가슴 한번 확 펼쳐보지 못한 날들이
우산처럼 가슴 한번 확 펼쳐보는 사랑을 꿈꾸며
비 내리는 날 낮술에 취해 젖어오는 생각의 발목으로
비가 싫어 우산을 쓴 것이 아닌 사람들 사이를
걷고 또 걸으면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는 내린다
- 함 민복 시 ‘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가 내린다 ‘
- 새해부터는 정신을 차리고 ‘단디‘ 살아야지, 하는 마음에 아침 한술 뜨고 운동을 나갔다가 문을 연 단골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는데 듣게 된 ‘무안공항 비행기 추락사고‘ 제주항공 비행기 라는데,, 왜 이리도 안좋은 일이 끝임없이 이어지는지,, 비통한 마음과 더블어, 4박 5일로 대만으로 큰딸과 전시회 일과 관광을 떠난 마눌님이 월요일 밤에 귀국이라 걱정이 되는데,, 그래도 맛있는 찌개라도 사 놓으려 하는데 ’생고기 김치찌개‘집도 멀리 걸어 간 ’의정부 부대찌개‘ 집도 일요일에도 문을 열었는데 모두 문을 닫았다.
간김에 롯데마트에 들러 추억의 ’가평 잣막걸리’와 ‘방울토마토’ 한팩, 그리고 간식으로 ‘호밀빵’ 한덩이 를 사고 반찬가게에 들려서 먹고 싶었던 ’홍어무침‘도 한팩 사서 집에와 빨래를 돌리고 샤워를 마치니, 마눌님에게서 카톡이 왔다. 외국에 나가서도 나라 일, 사건걱정, 내 반찬걱정, 연로하신 장모님 병원일 걱정.., 모두 다 잊고 푹 자고, 잘 먹고 현재를 잘 즐기고, 걱정은 현실로 부딪히면 하라고 카톡에 답장을 했지만,, 팔순을 넘기신 장인, 장모님이 걱정되어 나 역시 전화 드렸다며 안심을 시킨다.
2024년도 이제는 이틀이 채 남지 않았는데,, 좀 더 강건해 져야 하겠다. 몸도 마음도 부모님 이라고는 두 어른 뿐인데 자식으로서의 도리는 다 해야 하지 않를까?!.., 내가 앞서는 불효는 보여 드리고 싶지는 않다. 막걸리 두잔에 홍어무침에, 혼자서 오래 간만에 마신 막걸리가 달기만 한데 이제, 그만. 월요일 저녁에 투석이다. 새해에는 정의로운 우리국민 모두가 불행에서 멀어지고 행복 하기를 막걸리를 곳곳의 하수구에 뿌렸다. “ 훠어이~ 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