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적 귀납법으로 예측한 정권의 불심해법 촛불 민심 대응을 보면 불심 대응도 보인다
종교갈등에 대한 걱정 한 마디
가뜩이나 기독교도의 독선적 태도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 있는 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때, 기독교신자인 필자가 여러가지 이유로 심기가 불편해졌을 불제자들의 집단 행동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일이 부담스럽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게되는 불제자들께서는 이 글이 기독교도적 입장에서 쓰는 것이 아니란 점을 헤아려주셨으면 한다.
현 시국을 언론은 '성난 불심(佛心)'이라고 표현하지만, 이명박정권의 편향된 종교정책에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서 성난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천만 불제자들이 화가 났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전국 27개 종단이 모여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하고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성토하고 대통령의 사과와 경찰청장의 사퇴 등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화가 났으면 자비를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는 불제자들이 들고 일어났을까?'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지만, 불교도의 결집된 힘으로 정권을 굴복시키려는 모습은 왠지 자비로운 부처님의 모습과는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이런 상황에 이르도록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망동한 대통령과 고위 각료들 그리고 대형 교회 지도자들과 광신 기독교도들의 잘못된 태도는 호된 비판의 대상이 되야 하고, 신과 국민 앞에 겸손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함은 물론이다.
필자는 현 정권의 불교 홀대 내지는 차별이 정치적 쟁점이 되어, 여기야불(與基野佛: 여당은 기독교 야당은 불교)식의 편가르기로 발전하여 우리 사회가 이념과 빈부 대립에 이어 종교대립으로까지 번지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며, 이에 종교인들의 자제와 성숙한 대응을 기대하며, 이명박 정권이 [성난 불심 정국]의 해법을 어떻게 찾아나갈지 예측해 보고자 한다.
정권의 불심 대응 전략
성난 불심이 사상 초유의 [범불교도대회]라는 초 강수로 드러나자 해법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구체적으로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 등 불교계의 요구사항에 대해서 정부가 어떤 성의를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불제자들의 정권에 대한 노여움이 잦아들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유감을 표명 및 재발방지 약속을 어느 정도 수위로 할지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사태가 진정된 후 정부의 대응방안은 수학적귀납법에 의해 능히 유추가 가능하다. 참고로 수학적 귀납법은 '자연수 n에 관한 명제가 n=1일때 참이고, n=k일 때 참이라고 가정하고, n=k+1일때도 참이라는 것을 증명하면 그 명제가 모든 자연수 n에 대하여 성립한다는 증명 방법'이다.
불제자들의 집회에 생뚱맞게 수학이냐고 하겠지만 성난 불심에 대한 정권의 대응은 지난 4월 촛불 민심에 대처하는 정부의 대응을 토대로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며, 이것은 향후 드러나는 모든 민심에 대한 이명박정권의 대응방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중이 이 점을 잘 유념하고 대처하지 않는다면 언제나 정권으로부터 뒤통수를 맞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심각한 화병이 사회 전체에 만연될 것이 심히 우려되는 것이다.
촛불 민심에 대응하는 정부의 대응책을 보았을 때 정부의 성난불심 대응책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치게 될 것이다.
제 1단계 불교계의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하는 듯한 제스쳐를 취해 위기를 모면한다.
제 2단계 시간을 끌면서 약속 이행을 미루거나 처음 약속과는 다른 후속대책을 내어 놓는다.
제 3단계 어용불교단체를 동원하여 [성난불심]은 전체 불제자의 뜻이 아니라며 맞불을 놓는 것으로 반격을 시작한다.
제 4단계 전형적인 물타기 대응의 일환으로 불교계와 대형사찰 혹은 승려들의 비리나 비위사실을 들추어 여론화 시킨다.
제 5단계 [범불교도대회]를 주도한 인사를 추적하여 명예훼손이나 집시법 위반 등의 항목으로 민형사상 보복을 가한다.
제 6단계 제2 제 3의 [범불교도대회] 같은 대형 집회를 원천 봉쇄한다. |
출처: 라이의 중구난방 원문보기 글쓴이: 라이
첫댓글 포사랑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제 견해를 덧붙이면, 지금 불교도들이 들고 일어선 것은 순전히 MB정권이 자초한 일이라 봅니다. 최고공직자의 종교편향성 시비가 정권초기부터 시끄러웠고, 매우 구체적인 행동양태로 나타났기 때문에 정말 '참다참다' 들고 일어선 것으로 보이구요,시위 자체는 매우 평화로웠기때문에 -불교도의 결집된 힘으로 정권을 굴복시키려는 모습은 왠지 자비로운 부처님의 모습과는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라고 하셨는데, '굴복'시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고, '헌법'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촛불이 그러했듯이요..스님들이 불제자라 하여 그
분들께 현실을 초월하여 우리와 다른 이상적인 모습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무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종교란 것도 결국은 현실 위에 서있는 것이니까요. 한기총처럼 정치적인 행위와는 다른 '헌법'수호의 차원에서 이분들의 행위를 옹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에요. ^^ 포사랑님께서 글 쓰신 취지는 물론 이해하구요, 모두 동감하는 데 고 부분만 약간 시각이 달라서 제 견해를 덧붙여봅니다..ㅎㅎㅎ 하여간 명박이정권에 들어서서 종교로까지 국민이 분열되는 모습이 안타깝네요 ㅠ
세라님 말씀처럼 현 시국은 정권이 자초한 일이라고 저도 생각해요. 제가 우려하는 부분은 이 글에 자세히 표현하지 않았지만 현재 한국의 기독교가 권력과 결탁하여 타락한것이 분명하거든요. 이 부분이 말씀드리기가 굉장히 조심스러운데요. 전 불교 뿐 아니라 어떤 종교도 정치권력화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범불교도 집회가 정권의 불교홀대나 불교지도자에 대한 차별 등이 이유가 되는 것 보다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에 대한 항의 같은 좀더 대승적인 차원에서 동기가 부여되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기독교신자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잘못 말씀드리면 오해의 소지가 많이 생길것 같아 조심스럽지만요. 저는 현재 한국 기독교가 특히 한기총을 비롯한 기성 대형교회들이 이미 하나님을 배신했다고 생각합니다. 불교 역시 역사에 권력화 되어 타락한 사례가 많이 있죠. 불교든 기독교든 종교는 억울하고 소외된 사람을 보듬어주어야하는 것을 소명으로 알아야 하며, 종교가 세상을 정화하는 방법은 세 과시가 아니라 자기 희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세라님께서 지적하시는 현 정권의 문제점 그리고 불교계가 분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저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다만 비록 정권이 빌미를 제공했더라도 우리 사회가 이념 대립과 지역 대립에 이어 종교대립구도 까지 형성된다면 정말 무섭고 끔찍한 사태가 올것 같아서요. 제 기우이겠죠...그러길 바랍니다.
기우가 아니라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고공직자가 종교편향적인 행태를 취하는 한, 종교분열상을 막을 순 없을거 같습니다 ㅠ 종교자체가 정치권력화하면 안되겠지만, 지금 불교는 어떤 이권을 취하겠다는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거든요, 제가 종교신자가 아니라 그런지...최소한 저 정도는 해야 한다는 생각이..ㅎㅎ 참 애매한 문제인데,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어야 하겠지만, 결국 서로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우리 현대사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들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들이 큰 역할을 해주었듯이 말이지요. 지난 번 꺼져가던 촛불도 사제단들이 다시 살려내었구요....
그런 의미에서 포사랑님 말씀처럼 대승적 차원의 동기에서 결행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감합니다. ^^ 하여간 덕분에 유익한 토론이었어요~
말씀하신 것 처럼 정의구현사제단이 촛불에 상당한 힘과 명분을 실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많은 분들이 세라님과 마찬가지로 '최소한 저정도는 해야..'라고 생각하실 거에요. 사실 이 글은 이명박정권이 촛불 민심을 왜곡시키는 과정에 포인트를 맞추고 싶어서 쓴 건데..제가 앞 부분에 종교와 권력에 대한 제 사견을 피력한 것이 오히려 주제를 흐리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더 차분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구요. 하여간 불제자들이 단순히 불교에 대한 차별 때문에 궐기하기 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궐기했으면 좀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세라님 의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