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보고 선거에 임하며 투표를 하는가, 질문하게 됩니다. 첫째는 사람을 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에 대하여 얼마나 알까요? 그 동안 그 사람이 이루어놓은 어떤 업적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 업적이 그 사람의 전부는 될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지극히 일부일 수도 있습니다. 둘째 그가 하는 말들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그 말들 속에 정책도 담겨 있습니다. 그가 무슨 일을 하려는지 정책을 통해서 알려줍니다. 그것이 다 이루어지기를 기대는 하지만 자신은 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그 정책을 실현하려고 노력은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알고 싶은 것은 숨겨져 있게 마련입니다. 어떤 사람일까 하는 것이지요.
선거, 어쩌면 전쟁과도 같습니다. 적당한 표현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쩐(돈)의 전쟁’입니다.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갑니다. 오래 전 아는 사람 가운데 선거에 두 번 출마했다가 쪽박 찬 경우도 보았습니다. 지면 많은 것을 잃게 됩니다. 되찾기 힘들지요. 그러니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이기려고 발버둥 칩니다. 출마자는 돈에 목숨 걸 듯 승리에 목숨을 겁니다.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비방거리를 찾을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이것저것 과거가 들쑤셔져 나옵니다. 치사하다 싶을 정도로 소소한 것까지 들먹거립니다. 때로는 뽑아 놓고도 뒷맛이 개운치 않게 되지요. 하기야 어쩌겠습니까? 모두 부족한 인간들인데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야지요.
‘사랑하고 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참으로 공허합니다. 사랑하기나 하나?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달리 표현할 방법도 없습니다. 역시 그러려니 하고 들어야 합니다. ‘정치란 똥통에서 진주를 건지는 거야, 똥 안 묻히고 진주를 건질 수 있어?’ 맞습니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쉽게 말하면 정치판에 껴든다는 것은 결국 똥통에 빠지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거기서 진주를 건진다고요? 하기는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건지고 나면 닦아 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냄새도 제거해야 하고요. 쉬운 일일까요? 본인은 이미 그 환경에 젖어서 잘 모를 것입니다. 익숙해져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닦으려고 할까요?
역사가 드라마가 되고 인생이 소설이 되는 것은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적은 항상 가장 가까이 있다.’ 이 명제는 아마도 착한 무리 가운데서보다는 악한 무리 가운데서 더 잘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목표만 바라보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면 악해지기 쉽습니다. 손발이 맞는 동료라 해도 서로 잘못되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대부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상대방의 허점이나 약점 또는 비리 사실을 남몰래 비축해둡니다. 혼자서라도 빠져 나갈 길을 마련해두는 것이지요. 아주 협력이 잘 되는 두 사람이지만 자칫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힐 수 있음을 깨닫고 있어야 합니다. 내가 당당하다면 두려울 일 없습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만약의 사태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입니다.
3선에 도전하는 서울시장 변종구와 그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는 손발이 척척 맞는 파트너입니다. ‘내가 늑대라고 하면 사람들이 늑대라고 믿게 만드는 것이 선거야.’ 이런 의식을 가지고 국민을 우롱하는 서울시장이라니. 그런가 하면 선거대책본부장 역시 뒤지지 않습니다. ‘관계가 깨져도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프로야.’ 대단한 사상입니다. 선거는 커다란 게임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똥통에서 건져내는 진주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말 그대로 깨끗한 조개 속에서 기나긴 아픔을 이겨낸 빛나는 진주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현실이 과연 그러한가, 자꾸 회의가 듭니다. 그러한 사람들의 협력이 과연 잘 유지될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래도 진주가 될 만한 두 젊은이가 양 진영에 한 명씩 등장합니다. 그나마 희망입니다. 물론 선거판은 그들 뜻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이미 쓰레기장 같은 선거판에서 옳은 소리가 통할 리 없지요. 그래서 둘 다 그 집단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세상이 그들의 곧은 심기대로 움직여줄지 자신할 수 없습니다. 단지 우리 사회에 아직 이런 올곧은 사람들이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젊은 패기가 만드는 호기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그럴지라도 그 수가 자꾸 늘어가기를 소망합니다. 물론 그들이 세상을 살아가며 그 굳은 심지를 얼마나 오래 지탱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당선 후 서울시장이 떠나려는 젊은이에게 경고 비슷하게 던집니다. 인생은 선택이야. 어렵지요.
우리 모두 실제로 몇 년마다 치러야 하는 선거가 있습니다. 비단 영화이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로 공감합니다. 왜 그렇게 권력을 쥐려고 애쓰는지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권력은 생태적으로 부정과 부패 및 비리를 품기 쉽습니다. 본인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주변에 빌붙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한번 곁길로 들어서면 그것을 감추려 반복해서 아니 좀 더 고차원으로 막게 됩니다. 점점 더 심해집니다. 조직화되면 바꾸기 힘들어집니다. 그러므로 먼저 사람입니다. 누가 시작하느냐가 중요하지요. ‘청렴’을 첫 번째로 꼽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화 ‘특별시민’을 보았습니다. 최민식, 역시 대단한 배우입니다.
첫댓글 귀한 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영화도 함 보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