膾炙(회자) 膾炙之味-회자(膾炙)는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칭찬받는 말이지만 不可得而常存也-그것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人情同然-사람의 감정도 이와 같아서 好時如永久-좋을 때는 영원할 것 같지만 隨時變心之故-때에 따라서 마음이 변하기 때문에 始終常異-시작과 끝은 항상 다르다 당(唐) 백거이(白居易)
“입에 자주 오르내리다” 좋은 우리말 두고 왜 “회자(膾炙)”라 하는가?
“회자(膾炙)”는 우리말이 아니고 한자어(漢字語)다.
한글과 한자(漢字)를 같이 쓰는 것을 반대하면서 요즘 부쩍 한글로만 된 “한자어(漢字語)”를 많이 쓰고 있다.
문제는 한글로만 쓰는 “한자어(漢字語)”의 의미를 알고나 쓰는지 그냥 멋으로 쓰는지 참 궁금하고 어색할 때가 많다. 그중 하나가 TV 프로그램 제목에 “집사부일체”가 있다. 필자는 이 프로그램 제목을 볼 때마다 “참 궁색한지 실력이 없는지”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에서 패러디(parody)한 것으로 짐작되는데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는 그냥 유머로나 코메디로 할 말이 아니다. 임금과 스승 아버지의 은혜(恩惠)는 똑같이 무겁다는 뜻이다. 스승과 아버지를 임금과 같은 위치에 올려놓은 것은 그만큼 귀하고 무겁다는 뜻이니 무슨 농담이나 코미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에 대해 우리 역사서에 처음 표기된 것은 연산군일기에서 알 수 있다. 특히, 영조실록(英祖實錄)에는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사람은 세 사람(君師父)에 의해 살아갈 수 있으니 세 분 섬기기를 한 결 같이 해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자어(漢字語)에 대한 아래에 몇 가지 예를 들겠다.
▶옥석구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옥석구분”을 “옥(玉)과 돌(石)의 구분”으로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옥석은 “옥(玉)”과 돌(石)을 뜻한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아울러 비교하는 말이다. 이렇게 볼 때에 옥석구분은 “옥과 돌을 가리다”라는 말로 해석되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한다는 뜻이므로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옥석을 구분하다”는 어느 TV 출연자의 말이다. “유권자가 눈 부릅뜨고 출마자의 옥석을 구분해야한다”의 말 내용을 볼 때 여기서 옥석은 물론 “옥석(玉石)”을 말한 것이다. 그리고 “구분”은 말의 내용으로 볼 때 “구분(區分)”을 말한 것이다. 그러면 옥석구분은 한자로 “옥석구분(玉石區分)”일 것이다.
그런데 원래의 사자성어 “옥석구분”의 한자어가 “옥석구분(玉石區分)”이 아니다. “옥석구분(玉石俱焚)”이다
여기서 옥석(玉石)-옥(玉)과 돌(石)이다. 구(俱)-함께 라는 글자다 분(焚)-불에 탄다 그러므로 “옥석구분(玉石俱焚)”은 옥(玉)과 돌(石)이 함께 불에 탄다는 뜻이다.
나쁜 사람이나 좋은 사람이나 같이 재앙(災殃)을 당한다는 의미다. “옥석구분(玉石俱焚)”은 사서삼경(四書三經)중 하나인 서경(書經)에 있는 문장이다.
“옥석구분(玉石區分)”과 “옥석구분(玉石俱焚)”은 정반대의 의미가 된다. 옥과 돌을 구분 한다의 “옥석구분玉石區分”문장 자체를 틀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옥석구분(玉石俱焚)” 사자성어의 원래 한자의미로는 잘못알고 있는 것이다.
지난번 한 신문기사에 【소프트웨어(SW) 산업계에 “옥석을 가리자”는 말이 자주 거론된다. 주로 공공기관에서 SW를 구매하는 과정에서다.】 이기사 역시 “옥석구분”을 잘못알고 잘못 사용하고 있다.
서경(書經)에 나오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火炎崑岡 玉石俱焚(화염곤강 옥석구분)이라 ! 윤후(胤侯)장군이 하(夏) 나라 임금의 명에 따라 희화(羲和)나라를 치러 나갈 때 이렇게 말했다.
곤강산(崑崗山)에 불이 붙으면 옥(玉)과 돌(石)이 함께 탄다(俱焚) 임금이 덕(德)을 잃으면 그 피해는 사나운 불길보다 심하여 죄 없는 백성도 함께 불에 탄다. 에서 “옥석구분(玉石俱焚)”이 나온 말이다.
비슷한 말로 “옥석혼효(玉石混淆)”가 있다. 이 역시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뒤섞여 좋고 나쁨을 구분하지 못할 때 쓰인다.
▶“회자”되고 있다! “회자”는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림을 이르는 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자로 “회자(膾炙)”라고 쓴다. ▷회(膾)- 날고기 회(육회(肉膾)를 말한다 ▷자(炙) -불에 구워 익힌 음식을 뜻한다. 주로 육고기와 생선 모두를 포함하는 의미다 예를 들어, “炙肉(자육)”는 불에 구운 고기를 말한다 “炙魚(자어)”는 불에 구운 생선을 뜻한다
음식상에 여러 가지 음식이 많이 차려져 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음식 중에서 주로 수저가 자주 가는 음식이 아래의 음식이다. ▷회(膾)- 날고기 회(육회(肉膾)를 말한다)와 ▷자(炙) -불에 구워 익힌 음식이다.
“회(膾)”라고 하면 언뜻 생선회를 떠올리기 쉽지만 육회(肉膾)를 가리키는 말이다.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생선회를 뜻할 때는 물고기 어 변인 “회(鱠)”자를 쓴다. 좀처럼 날 것을 먹지 않는 중국 사람들도 육회(肉膾)만은 매우 즐겨 제사음식으로 제사상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자(炙)는 구운 육고기나 생선을 뜻한다 이 경우도 생선이 아니라 돼지고기나 소고기등 육(肉)고기를 가리킨다. 보통 제사상 음식은 고인이 평소에 즐겨 먹던 음식이나 최고급의 음식을 올려놓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연히 맛있고 좋아하는 음식에 수저가 자주가기 마련이다 “회자(膾炙)” 고사(故事)도 여기서 나온 것으로 그 기원은 다음과 같다.
중국 당(唐)나라 때 시인 두보(杜甫)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총명했던 그가 10살 무렵에 지은 시들이 그 당시 유행했던 시(詩)들을 한 단계 뛰어넘은 새로운 것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처럼 그 사람의 시(詩)가 여러 사람의 입에서 떨어지질 않았다는 데서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었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여기서 “인구(人口)”는 사람의 수(數)가 아니고 사람의 입(口)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자(膾炙)”라고만 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자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었다”고 써야 한다. 그리고 “회자(膾炙)” 한자(漢字)는 상당히 어려운 의미의 한자다.
왜 우리말 좋은 말을 두고 어려운 한자말을 쓰는가? 지금 중국 한자(漢字)는 1949년 중국에서 문자개혁 운동을 제창하여 한자자형을 중국 5천년 역사에 쓰던 번체자(繁體字)를 간화자(簡化字)로 바꾸었다. 한자의 독특한 물건의 모형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象形文字)는 없어졌다. 지금 중국의 간화자(簡化字)는 한글이나 영어의 알파벳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도 간화자(簡化字)로 쓰면 의미가 없다. 지금 한국이 쓰는 한자어(漢字語)도 간화자(簡化字)를 쓰면 의미가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한시(漢詩)나 한자어(漢字語) 문장은 반드시 번체자(繁體字) 상형문자(象形文字)를 써야 한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한국어는 어림잡아 60~70%가 한자어(漢字語)이기 때문에 한자어(漢字語)를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반드시 “한글 한자를 같이”써야 제대로 된 한국어를 표현할 수 있다.
그것도 한자는 안 쓰고 한글로만 “회자”라 하는 것 보다 “입에 자주 오르내리다”하면 더 멋있는 문장이 아닌가---
농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