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기무라씨 사과밭은 처참한 모습이었다. 벌레들이 바글바글 달려 나뭇가지가 휠 정도였다. 식초 고추냉이 달걀흰자 우유 된장 소금 등 농약 대신으로 안 뿌려본 것이 없다. 식구들이 새벽부터 해 저물 때까지 벌레를 잡아야 했다. 가족 생계는 결딴나 지우개 하나를 셋으로 잘라 아이들에게 쓰게 했다. 1985년 7월 31일 견디다 못해 밧줄을 들고 산에 올랐다. 목에 걸려고 했다.
▶한 가지 의문은 남는다. 2006년 12월 NHK가 '기무라씨의 사과 수프'라는 메뉴를 파는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레스토랑에서 두 조각으로 잘라 2년간 보관한 사과가 썩지도, 변색도 하지 않은 채였다. 기무라씨 사과가 썩지 않은 것은 벌레와 미생물이 달려들지 못한다는 뜻이다. 사과에 벌레와 미생물이 싫어하는 성분이 있는 것이라면 그 성분이 사람한테는 괜찮은 것일까?
▶농약을 안 치는 작물은 자기 힘으로 벌레와 미생물을 퇴치해야 한다. 몸속에서 미생물이 싫어하고 벌레들이 도망치게 하는 물질을 만들어낸다. 그 물질이 사람에게 좋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제임스 콜만·내추럴리 데인저러스). 식물생리학자에게 물었더니 그럴듯하긴 한데 입증이 되지는 않은 얘기라고 했다. 벌레가 싫어하건 말건 농약 안 치고 재배한 채소는 비싸더라도 왠지 맛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기무라씨 사과도 미리 주문해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 맛있게 먹으면 그게 건강해지는 비결 아닐까도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