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대 택시노련 사무처장

[★더불어 함께]

1998년도의 일이다...

강원도 정선택시노조위원장이라는 한 거구가 저녁 늦은 시각에 한국사회발전연구소 소장실을 찾아왔다.

"법을 배운 사람에게 의논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수소문하다가 소개를 받았다"는 것이다. 밤늦도록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정이 딱했다.

택시운전을 하던 노동자(택시기사)가 집에 들어가 자다가 뇌출혈로 쓰러졌는데, '산재'로 인정이 안되어 가족들은 물론 주변에서도 안타까와 한다는 것이다.

알아보니 이미 노동부나 관련 위원회에서 모두 부결처리되고 법원에서도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이었다.

여러가지 법률검토와 현실상황을 세밀하게 분석해서 대응논리를 정리했다.
당시 고대 선배이신 고법 유지담 판사가 담당이었는데 그분이 사건내용을 깊이 살피고 가슴을 울릴 방안을 마련했다.

그날의 내가 감동적이었던 것은, 이희대 노조위원장의 헌신적인 열정이었다. 아마 유지담 판사님도 그점에서 사건을 더욱 심도있게 파고 들었을 것이다.
마침내 고법에서 산재로 인정하는 판결이 있었고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었다.

머나먼 정선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밤을 새우며 자신의 문제도 아닌 노동자의 억울함을 해결하려는 그 정성에 뭉클해하지 않을 수 있었으랴.

노동자의 일과후의 사고에 대한 산재판정에서 업무연관성응 인정한 주요한 판례가 되는 역사적인 판결이었다.

이 일로 나와 친구가 된 이희대 노조위원장은 알고보니 제천출신 58년 개띠였다.
한방바이오박람회장에서 20년 전 이야기를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