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더 가진 것이 있다면, 베풀기 위함입니다. 자기가 더 가진 것으로 자랑을 삼으려고 하고, 다른 이들을 무시하고, 뭔가 행세(行勢)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자기가 가진 것을 잘못 사용하는 것입니다. 믿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에게 더 강한 믿음이 있고, 더 성숙한 믿음이 있다면, 믿음이 연약한 자들을 돌보고 섬기기 위함입니다(1절). 그런데 그렇게 하기보다는 영적인 교만을 드러내고, 믿음이 연약한 자들을 비난하면서 무시하면 안 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자기 중심적인 삶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을 돌보는 데 마음을 두며 살아가야 하는 삶입니다. 그래서 2절과 3절 말씀을 통해서 주님께서도 자기를 기쁘게 하기보다는 온갖 비방을 다 감내(堪耐)하시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드리셨음을 상기시키며, 우리도 역시 다른 지체들을 기쁘게 하는 삶을 살면서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라고 말씀합니다. 3절은 시편 69:9의 말씀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통해서 인내를 배우고, 위로를 얻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서로 같은 뜻을 갖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권면합니다(4절~6절). 자기의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면 서로 섬기고, 돌보면서 한마음과 한입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연약하고 부족한 우리를 받아주셨습니다(7절). 받아준다는 말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용납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고, 여전히 하나님의 의(義)에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십자가 대속(代贖)의 사랑으로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도 서로 받으라고 말씀하십니다(7절). 서로 받으라는 말씀은 연약한 것을 지적하여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먼저 있는 그대로 포용하고 감싸는 태도를 말합니다. 물론 연약한 상태로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서로 세우는 자가 되어야 하기에 믿음이 견고해지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렇지만 연약한 믿음을 비방하기보다는 그 연약함이 강해지도록 사랑으로 돕는 태도를 가지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을 모두 긍휼히 여기시고 받아주셨습니다(8절, 9절). 예수님이 할례의 추종자가 되셨다는 8절의 말씀은 새번역 성경의 번역처럼 “할례를 받은 사람의 종이 되셨으니”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신데도 하나님의 약속을 이루시기 위해 할례를 받은 사람, 즉 유대인들을 친히 섬기셨고(8절), 이방인들에게까지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증거되어 이방인들도 구원받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습니다(9절). 9절 말씀은 시편 18:49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10절은 신명기 32:43을, 11절은 시편 117:1을 인용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은 모든 열방이 하나님을 찬양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12절에서는 이사야 11:10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예수님께서 메시아(그리스도)로 이 땅에 오셔서 모든 열방을 구원하실 것이며, 모든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소망을 갖게 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상기(想起)시키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고, 연약한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셨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셔서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자들로 삼아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주님의 긍휼하심으로 구원받아 하나님의 백성이 된 우리도 다른 지체들을 서로 받아주면서 그 연약한 믿음을 견고히 세워가도록 돕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기쁨과 평강을 충만하게 누리려면 믿음 안에서 살아가야 합니다(13절). 그리고 그 믿음의 삶은 성령의 능력으로 가능합니다(13절). 내가 애써서 노력함으로 기쁨과 평강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강한 믿음의 삶도 내가 노력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성령의 능력이 우리에게 임할 때 이뤄지는 축복입니다. 이러한 믿음 안에서 견고하게 서고, 믿음이 연약한 지체들을 돕는 것도 성령의 능력을 덧입어 행할 수 있는 일입니다. 서로 받아주는 것도 성령의 능력으로 가능합니다. 내 노력으로 지체들을 받아주려고 하면 금세 지치게 되기도 하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성령의 능력을 덧입어 연약한 지체들을 돕고 섬기면 믿음 안에서 기쁨과 평강을 누리면서, 믿음의 공동체를 견고하게 세워가게 될 것입니다.
내가 받아주고, 세워주어야 할 지체가 누구인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성령의 능력으로 서로 받아, 서로를 세워주는 아름다운 사역이 우리 교회공동체 안에서 계속하여 일어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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