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143] 釣而不綱 弋不射宿(조이불강 익불석숙)
・ 釣 : 낚시 조・ 綱 : 그물 강・ 弋 : 주살 익・ 射 : 쏠 석
논어〈술이(述而)〉
子釣而不綱, 弋不射宿.
자조이불강, 익불석숙.
공자는 낚싯대를 드리워 고기를 잡았으며 그물로 잡지 않았고,
주살질을 할 때는 잠자는 새를 쏘지 않았다.
촘촘한 그물로 어린 고기까지 잡지 않고,
짐승을 쫓아도 도망갈 틈을 주는 것이 군자의 금도(襟度).
원문출처=논어술이편 26장
子(자)는 釣而不綱(조이불강)하시며 弋不射宿(익불석숙)이러시다
孔子께서는 낚시질은 하시되 큰 그물질은 하지 않으시며,
주살질은 하시되 잠자는 새를 쏘아 잡지는 않으셨다.
綱은 以大繩屬網(촉망)하여 絶流而漁者也요
弋은 以生絲繫矢而射也라 宿은 宿鳥라
‘綱(강)’은 굵은 노끈으로 그물을 연결하여
흐르는 물을 가로질러 막아서 물고기를 잡는 것이요,
‘弋(익)’은 生絲(생사)를 화살에 매어서 쏘는 것이다.
宿(숙)은 잠자는 새이다.
☉ 洪氏曰 孔子少貧賤하사 爲養與祭하여
或不得已而釣弋하시니 如獵較이
是也라 然이나 盡物取之와 出其不意는 亦不爲也시니
此可見仁人之本心矣라 待物如此면 待人可知요
小者如此면 大者可知니라
☉ 홍씨(洪興祖(홍흥조))가 말하였다.
“공자가 젊었을 적에 빈천하여 부모의 봉양과 조상의 제사를 위해
혹 마지못해 낚시질하고 주살질을 하셨으니,
獵較(엽각)과 같은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물로 물고기를 모조리 잡는 것과
잠자는 새를 쏘아 잡는 것은 또한 하지 않으셨으니,
여기에서 仁人(인인)의 본심을 볼 수 있다.
미물을 대함이 이와 같으면 사람 대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작은 일에 이와 같으면 큰일을 알 수 있다.”
☆익불석숙(弋不射宿)
익불석숙(弋不射宿)’은 ‘논어’에 나오는 구절로
‘활을 쏠 때 잠자고 있는 새를 맞혀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새를 잡기에 가장 좋은 기회인데,
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공자는 2천500여년 전에 이런 문장을 남겼다.
원문을 인용하면 이렇다.
釣而不綱(조이불망)
弋不射宿(익불석숙)
‘낚시(釣) 할 때 그물(網)로 고기를 잡아서는 안(不) 된다.
활(弋) 쏠 때 잠자고(宿) 있는 새를 맞혀서(射)는 안(不) 된다’
여기서 사(射)자는 ‘쏜다’는 뜻보다 ‘맞힌다’는 뜻이
더 강하기 때문에 ‘맞힐 석’으로 발음해야 한다.
지금도 낚시의 도리를 아는 낚시꾼은 낚싯대로 고기를 잡지
그물로 물고기를 싹쓸이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극히 평범한 일에도 다 나름대로 그에 맞는 도리가 있고
원칙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를 잡더라도 졸고 있는 무방비 상태의 새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사냥꾼의 자세인 것이다.
아무리 물고기나 새를 많이 잡고 싶다고 해도 원칙과 도리를
저버리면서까지 이익을 추구하면 안 된다는 지혜를 배운다.
물론 이익 앞에 자비나 양보가 허락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런 원칙과 도리를 지키는 사람이 있어야
바른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