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상은 평소 일본 동경(東京)을 동경 (憧憬)했고 결국 동경에 갔다가 거기서 삶을 마쳤다. 이상이 동경을 동경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기술하시오.
이상의 생애를 읽다 보면 그의 유년의 출발과 청년으로의 성장에는 늘 일제가 조선에 마련해 놓은 교육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펼쳐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8살이 되어 신명학교에 입학하면서 화가 구본웅과 친해지게 되며, 신명학교 졸업 후에는 동경학교에 입학했다. 그 후 재학 중에 미술에 관심과 재능을 발견하게 되어 화가의 꿈을 꾸었는데 실제로 주변으로부터 꽤 좋은 평가들을 받아왔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보성고보를 졸업한 후 경성 동숭동에 있는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부에 입학하는 등 지금 우리에게 흔히 천재 작가로 알려진 것보다 더욱 폭넓은 예술 전반에 걸쳐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이다.
이상은 건축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나서 학교의 추천으로 조선총독부 내무국 건축과에 들어가게 된다. 또한 조선건축회에 정회원으로 가입하고 관련 미술 작업을 하거나 또한 글을 써서 연재하는 등 그의 문학청년으로의 정체성 확립과 기반을 잡는 데 있어 당시 일제가 조선에 깔아놓은 근대 교육 인프라가 무척이나 그에게는 인상적이면서도 동시에 필연적인 인상을 주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상에게 있어 자신의 갓 발화된 근대성과 문학성을 제대로 펴내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에는 알게 모르게 항상 그 시작과 끝 지점을 일본으로 잡아두어야만 했을 것이다. 일제로부터 '심어진' 이 모든 교육과 문학정신을 바로 그 본토, 그 중에서도 '동경'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또 어느 정도는 이해 받고자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태어나면서부터 일제의 시간을 살아가야만 했던 어린 조선 소년. 그는 그렇게 커나가면서 조금씩 자연스럽게, 그러나 동시에 너무나 매혹스럽게 동경 소년으로 자신의 문학적 정체성을 확립하며 시대의 눈을 옮겨갔던 것이다.
2. 이상은 천재인가? 광인인가? 자신의 견해를 밝히시오.
이상은 천재일 수도 혹은 광인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둘 다 아닐 수도 있다. 내 생각에 그는 그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잘하던 것을 계속 잘하고자 한 사람이다. 또한 관심 있으며 좋아하던 것을 계속 버리지 않고 지켜가려 했던 사람이다. 즉 내게는 오히려 약간은 내성적이고 소심하면서도 자신이 한 번 꽂힌 일에 한해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끈질긴 모범생의 이미지마저 있는 것이다.
위에서(1번) 언급한 답변 중에 이상은 글에 대한 열정 외에도 그보다 오래 전에 미술과 건축학쪽에 눈을 뜬 것을 알 수 있다. 이상에게 예술이라는 것은 그리듯 쓰는 것, 공간을 쌓아가듯 글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적어도 그에게는 미술과 건축과 작문이 굳이 별도의 영역이며 꼭 그래야만 한다는 보통의 시선들쯤은 아무 것도 아니었던 듯 싶다. 아마 이런 데서 그의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실험성과 낯선 감수성과 내내 흔들리는 자아와 내면의 폭발적인 표출 등의 특징이 나왔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그라는 사람과 그의 작품들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현대의 '보통'들에게는 아무래도 조금쯤 빗겨가 있는 것이다.
비록 그는 그저 자신이 옛날부터 제일 잘하던 것을 열심히 공부해서 갈고 닦아나갔을 뿐이고, 그에게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던 그의 작품들을 그때도 지금도 사람들은 도통 '그만큼'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글은 그에게 있어 자유로운 캔버스요, 어린 아이들이 손 닿는 대로 마구 쌓다 와르르 무너뜨릴 수 있는 레고 조각이었던 것에 틀림없다. 하긴 또 우리 생에 '글'로 '그럴 수 있는' 인물이 천재라 불리지 않으면 과연 누굴 천재로 부를 수 있겠느냐마는.
3. 10주차 강의에 대한 소감을 기술하시오.
나의 기억으로는 유튜브로 동시 송출을 했던 첫 번째 강의였다. 처음엔 당황했으나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데는 이전과 별 차이가 없었기에 만족스러운 강의였다. 흥미로웠던 건 2교시 강의 때 보았던 영상자료였다. '금홍아 금홍아' 라는 작품으로 기억하는데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영화를 통해 배우들의 연기로 이상의 작품을 슬쩍 엿보았던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사실 이상의 작품보다는 인생관이나 여자 이야기를 들으며 그가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일제 강점기라는 격동의 시기에서 저런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유쾌하지 아니한가? 즐거운 강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