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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먹으면 자꾸 생각나는 맛, 닭알탕
알탕이 아니라 닭알탕이다. 닭과 생선 알이 들어간 요리도, 달걀이 들어간 요리도 아니다. 이름 그대로 닭알을 넣어 끓여내는 탕 요리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닭알은 무엇일까? 달걀은 닭이 낳은 알이라면, 닭알은 닭 배 속에 들어 있는 알을 일컫는다. 달걀이 되기 전, 즉 흰자가 입혀지기 전 상태의 알을 닭알이라고 부른다.
닭알탕의 유래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인천을 중심으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수십 년 전 고기가 귀하던 시절, 닭을 잡았을 때 부속물 하나마저 버리기 아까워 음식에 활용하면서 탄생했다. 그 시절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던 보양식이었던 셈이다.
얼큰한 국물에 닭알과 닭알집을 넣어 끓이는 닭알탕은 생소한 이름과 달리 맛은 친숙하다. 각종 채소가 곁들여진 국물 맛이 시원하고 얼큰하다. 닭알은 얼핏 보면 달걀노른자 같은데 식감은 확연하게 다르다. 노른자처럼 퍽퍽하지 않고 쫀득하고 탱글탱글하다. 맛도 깔끔해 달걀 특유의 비릿함을 싫어하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을 만하다. 닭 내장인 닭알집도 잡내 없이 쫄깃하고 담백하다. 계절에 따라 깻잎, 냉이 등 제철 채소가 가미돼 풍미가 깊고 라면, 쫄면 사리를 추가할 수 있어 푸짐하다. 마지막에 밥까지 볶아 먹으면 든든한 한 끼가 완성된다. 닭알과 닭알집에 대한 선입견만 내려놓으면 의외로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닭알탕을 판매하는 음식점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은데, 인천에 전국 유일의 닭알탕 거리가 있다. 동구 현대시장 맞은편에 30~40년 이상 전통을 자랑하는 닭알탕 노포가 모여 있으며 풍차닭알탕, 창석원조닭알탕, 현대원조닭알탕이 유명하다. 올여름 가성비 좋은 이색 보양식을 찾는다면 닭알탕에 도전해 보자.
비건도 즐길 수 있는 보양식, 약선버섯전골
고기가 들어가야만 보양식인가? 여기, 동물성 식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완전한 채식주의자도 보양식 집이 있다. 20여 가지 버섯이 들어가는 마니산단골식당의 약선버섯전골이다.
마니산 입구에 자리 잡은 마니산단골식당은 2대째 이어 50년 넘게 운영하는 뼈대 있는 음식점이다. 부모님 세대부터 판매하던 버섯전골을 지금의 사장 부부가 건강에 좋은 여러 버섯을 추가해 약선버섯전골로 발전시켰다. 노루궁뎅이버섯, 능이버섯, 동충하초, 표고버섯, 목이버섯, 새송이버섯 등 친숙한 버섯부터 곰보버섯, 그물버섯, 황제버섯, 총각버섯 같은 생소한 버섯까지 스무 가지가 훌쩍 넘는 버섯이 수북하게 쌓여 나온다. 계절과 수급 상황에 따라 올라가는 버섯 종류는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지만 푸짐한 양만큼은 한결같다.
버섯 아래에는 강화산 쑥과 콩으로 직접 만드는 두부가 깔려 영양과 맛을 배가한다. 육수 대신 약간의 생수를 넣어 끓이는데 정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각종 배합의 육수를 만들어 다양한 시도를 해본 끝에 도달한 최선의 맛 비결이다. 육수 대신 생수를 넣었을 때 버섯 본연의 맛과 향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 게다가 갖가지 버섯에서 나온 수분이 훌륭한 감칠맛을 낸다. 멸치 육수조차 들어가지 않는 완벽한 식물성 보양식이니 비건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여기에 마니산단골식당의 특허 메뉴인 약쑥시래기밥까지 곁들이면 보약 한 첩은 먹은 듯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여름 강자 수박과 냉면의 만남, 수박 냉면
여름철에 자꾸 찾게 되는 대표 먹거리인 냉면과 수박이 만났다. 수박 냉면은 이름만으로도 무더위를 씻어내 주기에 충분한데 ‘단짠’의 완벽한 맛 조화가 잃어버린 입맛까지 찾아준다. 수박 냉면을 맛보려면 화평동 냉면 거리를 찾아가자. 세숫대야처럼 커다란 그릇에 푸짐하게 냉면을 주는 것으로 유명해 세숫대야 냉면 거리라고도 불린다. 1970년대에 형성된 냉면 거리에는 예전보다 수는 줄었지만 지금도 여러 냉면집이 성업 중이다. 저마다의 비법으로 맛을 내는 푸짐한 냉면을 선보이는데 수박 냉면은 일미화평동냉면에서 맛볼 수 있다.
세숫대야만 한 냉면 그릇을 사용하는 냉면집의 넉넉한 인심에 걸맞게 수박 냉면 역시 수박 반 통을 사용한다. 잘 익은 수박 반통에 비빔냉면을 양껏 올려낸다. 달콤시원한 수박이 냉면 그릇이 되는 셈. 수박 냉면을 먹는 방법은 우선 수박을 숟가락으로 어느 정도 떠내 빈 그릇에 담는다. 냉면을 비빌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양념이 잘 스며들도록 냉면을 비빈 후 달콤한 수박과 함께 먹으면 꿀맛! 매콤새콤한 비빔냉면에 달콤함이 채워지고, 짠맛이 가미된 수박은 더욱 달아진다. 미리 그릇에 덜어 놓은 수박으로 입가심까지 하면 여름 별미로 완벽하다.
수박 냉면은 두 명이 먹기에도 배부를 정도로 양이 푸짐하다. 혼자 방문한다면 아쉬운 대로 수박 냉면 대신 냉면 수박을 주문하면 된다. 냉면 수박은 냉면에 수박을 넣어주는 형태로 물냉면과 비빔냉면 중 선택 가능하다. 수박 냉면은 여름철에만 판매하며 수박 시세에 따라 냉면 가격이 변동된다.
[TIP] 인천누들패스 사용 가능 매장. 인천누들패스는 인천 대표 면 요리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체험권이다. 인천 개항장 내 박물관과 전시관 관람권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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