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 못해 고독사 위험도 높은 ‘아버지'
아름다운 말 1위는 ‘엄마', 아빠는 순위 밖
◇일하기에만 바쁜 아빠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집안에서 가족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기 어려워지고, 고립되어 간다. / *출처=Shutterstock
집에서의 아빠의 존재는 현대 사회에서 더욱더 외롭게 느껴진다.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왠지 멀리 떨어진 느낌도 있을 것이다.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은 tvN <어쩌다 어른>에 출연하여 빅데이터 분석 결과, 모두가 아빠에 대해서는 관심을 별로 가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위터에서 2013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문서 10만 건당 키워드 발현 빈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조사 기간 내내 아빠는 엄마보다 2배 정도 계속 낮았다.
영국문화협회에서 백여 개의 나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단어 1위에는 ‘Mother(엄마)’가 올랐지만, 아빠는 3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고 정신의학과 양재진 전문의가 말했다.
자신의 부모님이 어렵게 돈을 벌어 자신을 키웠던 시절을 본 현 부모 세대는 열심히 일을 해야만 가족이 굶지 않을 수 있다는 사고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아빠들은 점차 집에서의 입지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해법은 자식과의 시간을 늘리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자식의 중요한 문제를 위해 의사결정을 할 때에도 아빠의 의견이 영향을 미칠 확률은 적은 편이다.
예를 들어 교육에 힘쓰는 것이 주로 엄마인 것처럼, 자신에 대한 모든 의사결정을 엄마가 하는 것을 보고 자란 아이는 자신이 결정할 일이 생기면 아빠보다는 엄마를 찾게 된다. 아이들도 집 안에서의 서열을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고독사 비율도 엄마보다 아빠가 2배 더 높았다. 아빠의 역할이 계속 감소하고, 부재가 이어지면서 자녀와의 관계가 악화되면 아빠는 경제적 기능만 수행하는 입장이 된다.
이때 실직을 하게 되고, 이혼을 하고, 질병을 얻어 고독사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송 박사의 설명이다.
◇아빠보다 더 아빠같은 할아버지를 부르는 '할빠'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 *출처=Shutterstock
하지만 이에 반면 새로운 아빠의 개념이 등장하기도 했다. 현 사회의 트렌드로서 ‘할빠’라고 하여 할아버지와 아빠의 합성어가 나왔다.
경제 활동으로 너무 바빠서 혹은 가장은 무서워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 등 때문에 자신이 부모이던 젊은 시절에는 아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을 자신의 손주에게 하는 것이다.
장애물 없이 아낌없이 손주에게 애정을 쏟는 할아버지를 ‘할빠'라고 부른다.
물론 이제까지의 데이터는 아빠의 외로움을 보고하고 있지만, 미래는 자신이 어떻게 하는지에 달려있다.
최대한 아이와 많은 시간 얘기를 나누고, 자주 안아주며 가족 구성원으로서 더 노력하면 아빠의 미래도 바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