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녀 사회 역시 인간 사회라 거기에도 재미난 자율적 규제가 있다. 소위 (텃세)의 일종으로 선후배의 구분이 뚜렷하여 남성 사회를 능가하는 면도 있다. 예컨대, 담배를 처음 배우는 內人에게 선배상궁이 주는 호된 시험이라든가,생리 현상마저도 어른 앞에서는 조심하라는 평소의 수련 등이다. 그보다도 지상명령적 계율은 <입조심>이다. 수백 궁녀 인구가 한 울안에 살고 있는 궁중에서 말조심을 다짐하는 행사는 수천 마디의 말보다 오히려 생생한 교훈이었다.
(1) 담배잡히기 (2) 방굿례 (放氣禮) (3) 쥐부리 글려_!
[2] 방굿례 (放氣禮)
우스운 규제이나, 궁중에서 애기內人 들에게는 다시없이 두려운 고민거리가 이 [방굿례]였다. 어른 앞(선배 內人도 포함)에서 한번만이라도 이것을 실수를 하면 벌칙이 있다. 그것은 本家에서 음식을 교자상으로 떡 벌어지게 차려 들여와야 되는 일이다.
대궐 음식에 길들여진 상궁나인들의 구미에 맞춰 부끄럽지 않게 차려 들여와야 하는 현실적 애로도 문제려니와, 어린 소년들은 무엇보다도 불명예스러워 이것을 두려워했다고 한다.
이리하여 이후 王의 어전(御前)은 물론 선배 內人들 앞에서 절대로 버릇없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을 하게 되는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