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기 '봉화'로 내려온 이래 한 달 넘게 계속 가물다가,
오늘에야 겨우... 비다운 비가 내렸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곳의 가뭄이 완전히 해갈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지만,
그래도 대지를 촉촉히 적실 정도는 되는 데다,
예보로는 내일도 비가 온다니... 기대를 해보게 하는데요,
사실은 어제부터 뭔가 그런 조짐이 보이긴 했답니다.
오후에 잔뜩 흐린 하늘이 너무 반가워서, 사진까지 찍어두었는데(아래)... 비는커녕, 해질 무렵엔 다시 해가 번쩍 비치면서 산으로 넘어가기에,
'되게도 내리기 싫은가 보다!' 하는 실망만 했던 뒤 끝이었는데요......
오늘은 아예 아침에 일어나니 잔뜩 구름에 덮여 있어서,
'정말 내려줄 건가?' 하기는 했지만,
최근에 하도 실망을 자주 했던지라, 믿을 수는 없었답니다.
그런데 오늘도 교육이 있어서 9시가 돼가기에 막 숙소를 나가려는데,
"어?" 하고 놀랐던 건,
바로 그 순간 비가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단 우산을 챙긴 뒤 다시 나오면서,
'아차, 사진에 남기자!' 하고 호들갑까지 떨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아래)
많은 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오후까지 비가 이어지드라구요.
아무튼 교육을 끝내고 돌아올 때도 비가 내리기에,
저는 제 손으로 일군 밭(?)을 한바퀴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더구나 마침, 어제는 꽃밭에 옮겨심었던 몇 포기의 국화가 말라 죽어가서... 거기에 이를 다시 맞춰놓았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더욱 잘 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비오는 날'이란 제목으로 그림 작업에 나섰답니다.
(비가 얼마나 기다려졌으면, 그런 제목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지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그런데요, 시시각각 변하던 비구름의 모습이 환상적이기도 해서,
저는 다시 우산을 챙겨 밖에 나와 몇 컷의 사진을 또 찍게 되는데요,(아래)
그동안 제가 꽃밭을 만든답시고 꽤나 정성을 들였었는데,
드디어 처음으로 이렇게 확 젖게 된 날도 바로 오늘이었지요. (아래)
아, 내가 다 시원하드라구요.
그동안 꽃밭에 물을 주면서, 그 행위 자체도 힘이 들었지만,
꽃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들은 얼마나 애를 태워가며 비를 기다렸겠습니까?
그러니, 제가 다 흐뭇했다는 말입니다.
제 그림 작업은 오후까지 계속 이어졌고,
비가 와서 그랬겠지만, 차량 통행도 많지 않아서... 정문 문을 활짝 열어재친 상태로 작업을 했는데도,
마무리를 짓지는 못했답니다.(아래)
그래도 비가 그렇게라도 와주었기 때문에 그림도 시작했고,
나름 알차게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만족합니다.
요즘, 여러 가지 일을 하려다 보니... 사실 그림 그릴 시간도 많이 부족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