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두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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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니 떨어진 도토리가 많이 눈에 띱니다. 참나무 한 그루에서 많게는 수천 개의 도토리가 떨어지는데, 이는 다람쥐나 청설모의 가을철 주요 식량이 됩니다.
다람쥐는 잘 익은 도토리를 주워 땅에 묻어 저장해두는데, 이는 겨울을 대비하기 위한 다람쥐의 생존 본능 이기때문 입니다. 하지만 저장한 도토리의 90%는 찾아내지 못한다고 하네요.
경영자인 스티븐 코비가 말하는 인생을 바꾸는 '10-90의 법칙'이 있습니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의 10%는 우리 힘으로 어찌할 수 없으나 나머지 90%는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놀라운 결과를 만들 수도 있고 그저 그런 결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돈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돈은 주거, 자녀교육, 일상생활, 여가 및 여행, 미래를 대비한 연금이나 저축 등의 항목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최소 금액이 10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건 그 10배인 100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차이는 무엇일까? 누구나 알고 있듯이 가격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답니다. 하지만 가치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윤리적이기도 하고 인생관과도 관련이 있다지요.
돈 들어간게 없는 일을 했는데 행복하고 가슴 뿌듯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지요. 돈의 결과물을 양의 문제가 아닌 보람이나 가치, 즉 질로서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다람쥐와 비슷한 인간들이 생각나 슬그머니 웃음짓게 됩니다.
눈높이가 높아져서일까? 나름대로 살만한 데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명분을 달아 돈 불리기에 여념이 없는데, 글쎄요 그 중 막상 자신이 쓰고 가는 건 얼마나 될지는 모를 일이겠습니다.
마음도 비우고
돈도 비우고
삶도 비워보자, ,
도토리 줍는 게 좋아서 다람쥐 먹이 임에도 불구하고
줍줍했다 그기까지,
뮐 하고자 하는건 아니지요.
재밌어서 그냥 줍줍
주위에 나눠 주는것과 이제는 그것도 통과, ,
더 비우고
내리고
분수에 맞게 살고지고
펑안하게
양보다 질을
소풍떠나기 전날까지, , ,
24.11.13.수.
도토리 두 알/박노해
산길에서 주워 든 도토리 두 알
한 알은 작고 보잘것없는 도토리
한 알은 크고 윤나는 도토리
나는 손바닥의 도토리 두 알을 바라본다
너희도 필사적으로 경쟁했는가
내가 더 크고 더 빛나는 존재라고
땅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싸웠는가
진정 무엇이 더 중요한가
크고 윤나는 도토리가 되는 것은
청설모나 멧돼지에게나 중요한 일
삶에서 훨씬 더 중요한 건 참나무가 되는 것
나는 작고 보잘것없는 도토리를
멀리 빈 숲으로 힘껏 던져주었다
울지 마라, 너는 묻혀서 참나무가 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