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뚜렷한 고리를 가지며, 목성에 이어 두 번째의 크기를
자랑한다. 행성의 일그러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편평률도 가장 커서, 보통 천체
망원경으로 봐도 토성의 편평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평균 밀도는 1㎤당 겨우
0.69g으로서 물보다 가볍다. 태양계 내에서 밀도가 가장 작다.
흥미 진진한 내부 구조
중력 데이터를 기초로 한 이론 계산에 따르면 토성의 내부 구조는 목성과 아주 비슷
하다. 중심에는 암석이나 얼음으로 이루어진 핵이, 그 바깥에는 금속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맨틀 영역이 그것을 둘러싸고 있으며, 가장 바깥층에는 헬륨을 약간 포함한
액체 분자 수소층이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토성의 자기장은 지구의 약 600배이다. 맨틀은 반지름의 60%를 차지하고, 그 활동이
토성에 커다란 자기장을 발생시키고 있다. 맨틀에는 핵으로부터의 열에 의하여 생기는
대류와 자전에 의하여 일어나는 맨틀의 유동이 있는데, 이것에 의하여 전류가
발생한다. 이 전류의 흐름에 의하여 토성의 자기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태양에서 입사되는 에너지와 행성에서 밖으로 방출하는 에너지가 같으면 에너지 수지
(收支)는 1이 된다. 토성의 에너지 수지는 1.78인데, 이것은 태양에서 입사되는 에너지
보다도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것은 토성의 내부에 열원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천체의 열원은 천체 자신이 식어 수축됨으로써 생긴 에너지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토성의 열원은 이 수축에 의한 에너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토성의 가장 바깥층 부분에서는 헬륨이 맨틀 부분으로 침강하고 있기 때문에, 맨틀
부분에 비하여 헬륨의 혼합률이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헬륨 침강 때 에너지 해방이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되며, 그 에너지야말로 토성 열원의 유력한 후보가 되고 있다.
계절 변화가 없는 토성의 수수께끼
표층에 있는 줄무늬는 표면에 나타나는 구름의 생성 방식의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
된다. 구름은 위에서 차례로 암모니아 얼음, 황화암모니아, 얼음, 물과 메탄의 혼합물로
구성되어 있다고 추측된다. 목성에서 볼 수 있는 대적점과 마찬가지로, 토성에서도
‘대백점(大白點)’이라 불리는 흰 반점 무늬의 구름이 생긴다. 대백점의 수명은
대적점이 300년 이상인 데 비하여, 수주간에서 수개월로 짧다. 이 대백점은 하부에서
상승해 온 암모니아가 상공에서 응결하여 구름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토성의 자전축은 26.7°로 크게 기울어 있다. 그래서 지구와 마찬가지로 계절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럴 정도는 아니다. 행성의 계절 변화는 자전축의
기울기에 의하여 태양광 에너지의 입사량에 치우침이 생김으로써 일어난다. 그러나
토성에는 거의 계절이 없다는 점에서, 태양 광선 이외에 계절 변화를 가져오는 대기
운동의 에너지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맨틀부에서 생기는 열원이 대기 운동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서로 뒤얽힌 기묘한 고리
토성의 가장 큰 특징인 고리는 1장의 널빤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수히 가는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고리는 안쪽부터 차례로 D고리, C고리, B고리, A고리, F고리,
G고리, E고리 등 7개로 분류된다. 가장 바깥쪽에 있는 E고리는 행성 반지름의 8배까지
퍼져 있다.
토성의 고리는 전체적으로 폭은 매우 넓지만, 두께는 얇아 수십~수백 m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고리를 바로 옆에서 보면 마치 없어진 것처럼 보인다.
구성하는 입자의 크기도 고리마다 다른 것 같다. 가장 확실하게 고리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 A, B, C고리의 입자는 주로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크기는 수 cm~
수 m, 최대라고 해도 10m라고 한다. 기묘한 비틀림 구조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F고리는, μm(마이크로미터, 1μm는 1000분의 1mm) 크기의 가는 입자로 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많은 특징적인 구조도 발견되고 있다. 고리에는 카시니 간극(Cassini′s division)이나
엥케 간극(Encke′s division)이라고 불리는 두 개의 커다란 틈이 있다. 특히 A고리에
있는 엥케 간극에는 위성 판이 있다. 이 판의 존재로 고리 안의 입자가 튕겨져 나가
간극을 형성하였다고 보고 있다.
마치 세 개의 실이 서로 얽혀 있는 것처럼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F고리는,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라는 두 위성에 낀 형태로 존재한다. 사실 이 두 위성의 존재가
F고리를 유지하고, 또 위성의 중력 작용에 의하여 불가사의한 비틀림이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고리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그 생성 원인에 대해서 아직 확실한 답은 없다. 유력한
가설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토성이 형성될 때 남은 물질이 위성이 되지 못하고
고리로서 남았거나 또는 위성으로까지 진화는 하였지만 성장 과정에서 충돌한 위성의
잔해가 고리를 형성하였다는 것이다.
다양한 토성의 위성
현재 확인되고 있는 토성의 위성수는 18개로, 천왕성에 이어 태양계에서는 두 번째로
많은 행성을 거느리고 있다. 토성의 위성 크기는 작은 것은 지름이 20km, 큰 것은
5150km나 되는 등 큰 차이를 보인다. 위성 그 자체가 지닌 특징이 다양하여, 미니
태양계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토성 최대의 위성이고 대기를 가진 타이탄 이외에는, 그 대부분이 얼음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렇지만 불가사의한 궤도와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 것도 적지
않다.
야누스와 에피메테우스라는 두 위성은 충돌할 정도로 접근된 궤도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위성은 결코 충돌하지 않는다. 위성은 가장 접근했을 때,
서로의 궤도를 교환하여 합쳐짐으로써 충돌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미마스라는 위성에는, 위성 자체의 3분의 1 정도의 크기를 가지는 거대한 크레이터
‘허셜’이 존재한다. 보통은 천체에 대하여 크레이터 크기가 3분의 1 이상에 달하는
충돌을 당하면, 충돌된 천체도 파괴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마스는 아마 파괴 직전에
간신히 살아 남았을 것이다.
엔켈라두스라는 위성도 특징적이다. 이 위성은 태양계 천체 안에서 가장 높은 반사율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사율은 100%이고, 위성의 표층에는 얼음이나 높은
반사율을 가지는 휘발성 물질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반사율이 높은 원인으로서
얼음의 화산 활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화산 활동이 특정의 고리에 입자를 제공하고
있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이 밖에 세 개의 위성이 같은 궤도상을 돌고 있는 것도 있다. 이들 세 위성은 테티스를
한가운데로 하고 텔레스토와 칼립소가 전후 60°인 곳에 있다. 이 전후 60°의 장소는
‘라그랑주의 점’이라고 불리며, 천문 역학적으로 안정된 위치로 되어 있다.
태양을 공전하는 목성의 궤도상에도 역시, 마찬가지로 전후 60°의 위치에 ‘트로이 군
(Trojan group)’이라고 불리는 소행성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관계에
있는 위성을 ‘트로이 군 위성’이라고 부른다. 토성에는 이 외에도 또 다른 1쌍의
트로이 군 위성이 있다.
생명 존재의 가능성이 있는 타이탄
토성 최대의 위성 타이탄은, 태양계의 위성 가운데서 유일하게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있다. 타이탄의 약 200km 상공까지는 두꺼운 안개(연무)가 덮여 있어서, 행성 탐사기
보이저에서는 지표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전파 등을 사용하여 관측함
으로써 지표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타이탄의 지표 대기압은 약 1500hPa, 표층의 온도는 -180°C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대기의 주성분은 질소이고, 메탄이 수 %를 차지한다. 지표 부근의 온도나 압력으로
생각하면 메탄은 기체, 액체, 고체의 어느 상태로나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타이탄의
지표는 메탄의 육지와 바다로 덮이고, 메탄의 비가 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기 중에는 수소나 에탄, 에틸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이외에, 수증기가 있다는 것
도 확인되고 있다. 메탄과 같은 탄소 화합물과 물은 생명의 원재료가 된다. 이 두 가지
물질의 존재는 우리에게 타이탄에서의 생명 존재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카시니에 거는 큰 기대
타이탄에 생명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 내기 위한 열쇠를 쥔 것이, 2004년
7월에 토성에 도착할 예정인 행성 탐사기 카시니이다. 카시니는 12개의 관측 기기를
장착하고 있어서, 토성 내부의 열원이나 고리 형성의 메커니즘, 위성의 기원 등이
해명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욱이 카시니는 6개의 관측 기기를 장착한 프로브 ‘호이겐스’를 타이탄에 내려
보낸다. 생명 탐사를 직접 실시하지는 않아도 호이겐스 프로브에 의한 타이탄의 환경
탐사는 우리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생명의 존재에 대하여 어떤 답을 시사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