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뱅이나물[학명: Vaccaria vulgaris Host]은 석죽과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이다. 다른 이름은 사포나리아(Saponaria), 바카리아(Vaccaria), 들장구채, 개장구채, 거품장구채, 맥람채, 분홍안개꽃, 쇠나물(북한명), 비누풀, 금궁화, 전금화, 전금도 등으로 불린다. 이름의 유래는 능선이 도드라진 열매의 모양이 곡식을 재는 말(斗)과 비슷하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말+뱅이+나물의 합성어로 부피를 측정하는 도구 '말'처럼 생긴 열매를 맺는 식용식물이라는 의미이다. 속명 Vaccaria는 소(cow)를 의미하는 라틴어 Vacca와 '~와 관련된'을 의미하는 라틴어 '~aria'의 합성어이다. 중세 라틴어에서 'Vaccaria'는 '소 목장(cow herb)'을 의미했다. 종소명 'hispanica'는 '스페인의' 또는 '스페인에서'를 의미한다. 이 학명을 부여한 사람은 스페인 원산의 말뱅이나물을 지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매우 질기고 소가 잘 먹는 풀이라고 쇠나물이라고도 불리운다.
유럽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한국(중부이남), 중국, 북아메리카 등지에 널리 분포한다. 국내에 자생하는 석죽과의 다른 식물들과 달리 꽃받침 모서리가 날개 모양으로 발달하고, 꽃은 분홍색이므로 구분된다. 관상용으로 들어왔으나, 요즘은 야생화로 자라고 공원 집단조경용으로 꾸미는데 이용한다. 꽃말은 '베푸세요'이다.
말뱅이나물의 전설은 옛날 중국의 한 마을에 왕불유라는 이름을 가진 노파가 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성질이 고약한 노파를 싫어했다. 심지어 노파가 판매하는 약초를 믿을 수 없어 이웃마을 의원을 찾아갔다. 어느 날 마을 부잣집에 난산으로 고생하는 부인이 있었다. 많은 산파들이 치료를 했으나 효과가 없었고, 때마침 소식을 들은 노파가 나섰다. 산에서 캐온 약초를 정성껏 달여 먹이자 순산을 했다. 부잣집 주인은 그에게 후한 상금을 지급하고 크게 대접을 했다. 며칠이 지나자 이번엔 부인의 젖이 나오지 않았고, 다시 그 약초를 달여 먹였더니 젖이 잘 나왔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노파를 믿게 되었고, 그 약초의 이름을 붙였다. 노파의 이름인 왕불유(王不留)에 베풂의 의미인 행(行)을 더해 ‘왕불유행(王不留行)’이라고 하였다.
햇볕이 잘드는 정원이나 채소밭에서 자란다. 높이 50∼60cm이다. 줄기 위쪽에서 가지가 갈라지고 털이 없다. 잎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 바소꼴이거나 바소꼴이며 잎자루가 없다.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전체가 흰빛을 띤 녹색이다. 밑은 줄기를 싸고 분록색이며 엽병은 없다. 줄기는 곧추 서고 풀 전체에 털이 없고 가지가 갈라진다.
꽃은 분홍색으로서 6∼7월에 원줄기 끝에서 자란 취산꽃차례[聚揀花序]에 드문드문 달린다. 작은꽃자루 가운데에 작은포가 있다. 꽃받침은 달걀 모양 원통형이고 길이 약 15mm이다. 날개처럼 생긴 5개의 능선이 있고 끝이 5갈래로 갈라진다. 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며 끝에 얕고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수술은 10개, 암술대는 2개이다.
열매는 삭과(殼果)로서 달걀 모양이며 꽃받침에 싸여 있다. 종자가 여러 개 들어 있는데, 종자는 갈색이며 둥글고 겉에 작은 돌기가 있다. 유럽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한국(중부 이남)·북아메리카 등지에 널리 분포한다.
생약명은 왕불류행(王不留行)이다. 중국약전 및 대만약전에는 말뱅이나물의 씨를 말린 것이 수록되어 있으며, 국내에는 대한민국약전외생약규격집에 장구채의 열매가 익었을 때 지상부를 왕불류행(王不留行)으로 수록하고 있다.
말뱅이나물은 잘 익은 씨를 사용하며 한의학에서 혈액의 흐름이 정체된 상태를 의미하는 어혈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혈액을 순환시켜 경락을 통하게 하고, 모유를 잘 나오게 하며 옹종과 창독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월경을 하지 않는 것, 월경시 통증이 심한 것, 유즙이 막혀 잘 나오지 않는 것, 유방에 옹종이 생기고 통증이 있는 것을 치료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쇠붙이에 상한 데 쓰며 지혈과 아픈 것을 멈추게 하며 코피, 옹저, 악창을 낫게 한다. 또한 풍독을 몰아내고 혈맥을 통하게 해 고르지 못한 월경과 난산을 치료한다. 하지만 임산부나 어혈이 없고 혈허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쓰지 않는다.
[참고문헌: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 지식정보)》,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Daum, Naver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