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강화하는 보험업계
[2022 서울헬스쇼]
운동코칭-식단관리 서비스 제공
건강개선 노력하면 보험료 할인도고령화와 팬데믹 등의 여파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헬스케어 서비스’가 보험사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험사들은 기술과 데이터를 결합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강화하고 건강과 금융을 연계한 ‘건강증진형 보험’ 등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헬스케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보험사는 9곳(삼성화재 AIA생명 현대해상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KB손해보험 삼성생명 NH농협생명)에 이른다. 2019년 말 4곳에서 3년 새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들 플랫폼은 스마트 기기나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운동 코칭, 식단 관리 같은 서비스를 주로 제공한다. 4월 나온 삼성생명의 헬스케어 플랫폼 ‘더헬스’에 접속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운동 모습을 촬영하면 AI가 자세를 교정해준다. 농협생명이 7월 선보인 ‘NH헬스케어’에 음식 사진을 찍어 올리면 AI가 음식 종류와 칼로리 등을 인식해 기록한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보험업계 최초로 설립한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KB헬스케어’를 통해 건강관리 플랫폼 ‘오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오케어 회원들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
헬스케어 서비스와 연계된 보험 상품도 늘고 있다. 한화생명, AIA생명 등은 자사 헬스케어 플랫폼에서 건강 개선 노력을 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건강증진형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애니핏 플러스’ 플랫폼에서 걷기 등 운동 목표를 달성하면 보험료 결제에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는 보험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전공 분야인 동시에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라며 “사회 전반의 의료비를 절감시켜주는 등 긍정적 효과도 크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AI가 영양제 추천, 동작인식해 자세 교정… 헬스케어도 테크시대
[2022 서울헬스쇼]〈3〉신성장동력 떠오른 디지털헬스
AI-IoT 디지털과 결합한 헬스케어… 질병 사전예방-맞춤형 치료로 진화
삼성, 사내벤처 통해 생태계 확장… LG는 연구센터 설립, 플랫폼 개발
통신사도 IPTV 활용 헬스케어
17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아이엠’ 매장에서 본보 기자(오른쪽)가 키오스크 화면을 통해 건강 상태를 묻는 인공지능(AI) 설문에 응답하고 있다. 이어 영양사와의 ‘2차 상담’을 통해 가장 적합한 영양제들을 추천 받았다. 김동주 기자
“비염이나 피부염 등 알레르기가 있는 아토피 체질인가요?”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입구에 자리 잡은 ‘아이엠’ 매장. 키오스크 화면을 통해 ‘인공지능(AI) 상담’이 시작됐다. 건강상태를 묻는 서른 개 넘는 문항에 꼼꼼히 답변하니 AI는 22가지 영양제 중 비타민D, 히알루론산, 마그네슘 등 아홉 가지의 영양제를 추천했다.
영양사와 ‘2차 상담’을 진행해 추천 영양제를 최종 확정했다. 이지혜 영양사는 “비염 알레르기가 있고 운동을 좋아한다는 응답 결과들을 AI가 자동으로 반영해 영양제가 추천된 것”이라며 “매장에 오지 않더라도 온라인과 화상으로 AI 분석과 영양사 상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원격·디지털과 손잡은 헬스케어… 2027년까지 3배로 고속성장
아이엠은 헬스케어 스타트업 모노랩스가 만든 건강기능식품 정기구독 서비스다. 헬스케어 산업이 디지털과 결합하면서 신성장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1520억 달러 규모인 글로벌 디지털헬스 시장은 2027년 5080억 달러로 약 2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건강과 질병관리를 돕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스타트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과거 헬스케어는 사후 치료가 목적이었다면 AI 등 디지털 기술이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개인 건강기록을 수집해 맞춤형 치료를 돕는 방식으로 진화 중이다.
여러 기업이 등장하면서 서비스 분야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에만 전 세계 9만 개 이상의 헬스케어 앱이 새로 생겼다. 다양화된 헬스케어 앱은 현재 총 35만 개 이상 서비스되고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아이픽셀이 신한라이프와 함께 운영 중인 홈피트니스 서비스 ‘하우핏’은 AI 동작 인식 기술을 활용해 집에서 이용자에게 운동 자세를 알려주고 교정해준다.
○ 대기업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성이 인정받으면서 대기업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및 사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의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33개로 전체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삼성전자는 또 스마트워치인 갤럭시 워치에 광학 심박 센서, 심전도 센서, 체성분 분석 센서를 통합한 ‘바이오 액티브 센서’를 탑재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헬스케어 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갤럭시 워치를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건강 정보를 제공하거나 낙상 감지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LG전자는 사업 목적에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지난해 말 KAIST와 손잡고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또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고객이 가전제품을 통해 혈당·혈압 수치, 병원 진료기록 등 건강 관련 정보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인터넷TV(IPTV)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지니TV를 활용해 시간 제약 없이 원밀리언의 댄스 강습을 집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셋톱박스의 웹카메라를 활용해 안무가와 자신의 모습을 비교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그룹운동(GX) 서비스 ‘코코어짐’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의 홈트레이닝 플랫폼 ‘U+홈트나우’에 탑재된 코코어짐은 집 안에서 근력, 유산소 등의 운동을 하면서 다른 이용자들과 심박 수, 소모 칼로리 등으로 경쟁하는 것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구특교 기자
건강기능식품 작년 첫 5조 돌파… 라면회사도 뛰어들었다
[2022 서울헬스쇼]
7년새 2.5배로… 올 5조5000억 예상
MZ 32%… 소비층 젊고 가파른 성장
유통-식품업계 미래 먹거리로 각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추세가 강해지면서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유통·식품업계도 건기식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26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5조454억 원으로 사상 처음 5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7년 전인 2014년(2조36억 원)의 2.5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건강기능식품 매출액도 전년 대비 약 10% 늘어난 5조5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가구당 건기식 구매 경험률은 81.1%에 이르고 구매액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체 소비자 중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32%를 차지했다. 중·장년층뿐 아니라 MZ세대가 건기식 시장의 ‘큰손’으로 거듭나며 기업들의 관심은 더 커지는 추세다.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증가세가 꺾이며 신(新)성장동력 발굴에 나선 유통 3사(롯데, 신세계, CJ)도 헬스 분야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헬스케어 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 4월 700억 원을 출자해 자회사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한 데 이어 내년에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 계열사와 함께 건기식도 개발한다. 신세계는 이마트를 통해 맞춤형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었고 최근엔 마이크로바이오 신약 개발 기업인 고바이오랩 지분 3.3%를 사들였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월 건강사업부를 독립해 건기식 전문기업 CJ웰케어를 출범시키고 식물성 프리미엄 유산균과 개인맞춤형 건기식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업계도 건기식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라면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에 이르는 농심은 종합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을 내놓고 콜라겐을 선보였고, 흑염소 흑마늘 등 진액 제품을 생산하는 건기식 업체인 천호엔케어 인수에도 뛰어들었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건기식 사업을 위해 총 1170억 원을 투자해 신규 물류, 생산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삼양식품도 라면에 쏠린 사업 다각화를 위해 삼양식품 지주사 삼양내츄럴스가 건기식을 출시할 계획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음료 분야는 기존 1위 제품들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시장”이라며 “건기식 분야는 소비층이 젊은 데다 성장세가 가팔라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기업들이 서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