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바다마라톤 참가기

[남청도]

어제 태풍이 지난간 뒤 날씨가 활짝 개었다.

2018년 바다마라톤대회가 오늘 오전7시부터 벡스코광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5Km, 10km 그리고 하프코스(21.0975km) 가 있는데

광안대교를 가족과 함께 걷는 사람들도 많이 참가하였다.

나는 한달전부터 인터넷으로 신청했다. 기념티는 추석지나고 택배로 보내왔다.

작년에는 비가 오는데도 부산항대교를 거쳐 송도까지 갔다가 주최측에서 내어 준 버스를 타고

출발점으로 되돌아왔었다. 운동화 밑창 고무풀이 떨어져 한쪽 신발을 들고 뛰었는데도

2시간16분으로 골인했었다.

금년에는 목표가 2시간 15분이었으나, 5km도 못가서 2시간 10분 페이스메이커가

내 앞으로 내달려갔다. 기록을 세우려면 초장에 속력을 좀 내야 하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리하면 도중에 탈이 나는 수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된다.

광안대교는 마라톤행사 때문에 오전7시부터 11시까지, 그리고 센텀에서 원동교까지도 교통이 통제되었다

주최측에서는 행사참가자가 1만5천명이라고 한다.

광안대교에 이르니 맑게 개인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주탑이 높이 서 있는데 마라토너들이 바닥에 개미처럼 깔렸다.

개중에는 폰카로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친구들도 있었다. 어떤 친구는 셀카봉에 폰을 장착하여

달리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러 온 것인지 마라톤을 하러 온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광안대교를 지나 지하도 입구에 2차반환점에 이르니 2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가 내앞을 치고 나갔다.

도중에 한 두군데 물과 음료수가 준비돼 있어 잠시 목을 축이기도 했다.

반환점에서 유턴하여 다시 광안대교를 타고 올라와서 3차반환점에서 황령산터널방향으로 내려섰다.

3차 반환점까지는 쉬지 않고 뛰었는데 삼익비치를 지날 때는 체력이 많이 떨어져 뛰다가 걷다가를

몇번 반복해야 했다. 마라톤이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라 했던가? 주위를 살펴보니 걷는 친구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한번 걷기 시작하면 계속 걷게 된다. 신체가 자그마한 여자 마라토너들도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열심히 뛰고 있었다.

예전에는 하프코스는 거뜬했는데 연습부족인지 나이탓인지 힘이 들었다. 4km를 남기고는 옆구리에 통증도 오고

현기증도 약간 있어 눈앞이 어질어질 하는 것 같아서 잘못했다간 119에 실려 가는 것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

어쨌거나 아직까지 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뛸 수 있다는 것은 복 받은 사람이다.

친구들중에는 암에 걸려 사투를 벌리는 사람도 있고 호흡기병으로 병상에 산소 마스크를 달고 누워 있는 친구도 있으니 말이다.

건강한 신체를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또 인간으로 태어나게 해 주신 하느님께도 감사한다.

골인지점 200m 정도를 남기고는 젖먹은 힘까지 발휘하여 단 1초라도 당겨보려고 스퍼트를 했다. 기록은 별로 좋지 않겠지만

완주했다는 성취감에 가슴이 뿌듯했다. 먼제 생수 한 병을 받아 목을 축였다. 그리고는 완주메달과 약간의 먹거리(빵 한 개와 오렌지 주스 한 팩)를 받아 맡겨둔 옷을 찾아 나왔다, 기념으로 시상대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 벤치에 앉아 바나나와 빵을 먹으니

어릴 때 소풍가서 먹던 것처럼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