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이승환이 7집 앨범 `에그'를 냈다. 특이하게도 `서니 사이드 업', `오버 이지' 두장의 음반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말 그대로 이승환의 두가지 면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서니 사이드 업'은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먹는 계란 프라이를 말한다. 앨범 `서니 사이드 업'은 이름에 걸맞게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로 채워져 있다. 이승환의 트레이드 마크인 애절한 발라드부터 트로트의 느낌이 나는 곡까지 다양하다.
`오버 이지'는 양면을 살짝 익힌 계란 프라이 요리. 완숙보다는 아무래도 손이 덜 간다. 말 그대로 “손이 잘 안가는 음반”으로 생각하고 만든 앨범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발라드 가수로만 인식돼 왔는데 그것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만들었다. “정말 하고 싶은 음악으로 채웠다”고 이승환은 말한다. 록을 기본으로 곡마다 다른 사운드를 느낄 수 있도록 작업했다.
“정말 하고 싶은 음반이라면 `오버 이지'만 내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상업적인 계산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나처럼 오래 활동하면서도 음반을 겨우 1~2년에 한번씩 내는 가수들은 거의 남아날 수 없어요. 살아남는 게 중요했어요. 그러자면 팔리는 음반을 내놔야겠죠. 조금 비굴한 방법이긴 하지만.”
두 장으로 만든 만큼 23곡이나 되는 많은 곡이 실렸다. 지난 7월부터 녹음에 들어간 뒤 “차에 기름을 5번밖에 안 넣었을 만큼” 밖에 나가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작업 자체는 편했다. “예전에는 폼나는 음악들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유로운 음악을 하고 싶어요.” 함께 작업을 했던 유희열도 “4집에 이어 또다른 음악적인 변신을 보여준 앨범”이라고 평했다.
최근 연인관계인 것이 밝혀진 탤런트 채림의 영향일까. 새 앨범은 예전의 애절함은 덜하고 더 밝아진 듯하다. 그러면 연인의 존재가 음악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예전부터 밝고 행복한 음악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애절한 음악은 여러가지 경험과 훈련에 의해 표현해 낼 수 있지만 밝은 음악은 일부러 되는 게 아니더군요. 지금의 음악은 매우 밝아진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이런 환경을 만들어 준 사람에게 감사하구요.”
“아름다운 그대를 떠올리면 난 힘이 나죠 꿈꾸듯 놀랍죠”라고 노래하는 <어 송 포유>는 아마 그를 위해 만든 곡인 듯하다.
하지만 “어른들 늘 말씀하시길 참고 살아라 사회란 그런 것”이라 노래하는 <웨이팅 포 페이백 타임>, “거짓들을 부추기는 누군가 있지 밥그릇만 탐하려는 돼지 같지”라고 노래하는 <파이트!!> 등에서 보이는 `사회에 대한 냉소'는 여전하다. 특히 <파이트!!>는 “가요계에 횡행하는 부조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현재 기획사인 드림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그동안 파산 위기 3번을 겪으며 현재도 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 타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때려치우고 싶지만 드림팩토리가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공장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 지켜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