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포장마차
- 정용국
빛바랜 파견직에 애꿎은 치킨게임
쓰리고 고달픈 건 모두 다 끌고 와라
궁하고 술 고픈 날엔 등이라도 기대보게
청춘은 꿈이라며 유행가는 날아가고
희망은 절뚝여도 술은 달고 숨 차는데
포장을 다시 치고 걷듯 우린 아직 젊구나
폭음의 먼 기억도 숙취에 쩐 새벽도
살다 보면 가난처럼 정이 들지 않겠느냐
마차는 기다리지 않아도 어묵탕은 뜨겁다
ㅡ 『시조 21』 (2023,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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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을 먹으면서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성지순례라는 프로그램에 멈추었는데요
한동안 화면에서 떠나 있던 낯익은 얼굴이 보였기 때문인데요
젊은 여승과 젊은 목사님 신부님이 서울 핫플레이스 헌팅 포장마차를 찾더라구요
새로운 문화체험을 통해 무엇을 대중에게 깨우쳐주려는 것인지 의아했지만
어쨌거나 신기한 경험이어서 지켜보는 내내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MZ세대의 청춘에 대한 자각이 다른 세대에게는 일탈로 비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현장에서 미팅이 이루어지고 술잔을 부딪히다가 합석과 이석이 거듭되니
만취와 약물 흡입도 가능해질 것 같다는 의심도 생겼습니다
탐방을 마치고 돌아와 앉은 대담자리에서 패널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실제 체험을 원하더군요
이미 연예인 반열에 든 유명한 작사가 개그맨 유투버들이 환담하는 것도
시청율을 높이는 수단이 되어 있는 현실이 어쩌면 자유의 어두운 그늘일지 모른다 싶었네요
귀가 어두운 장모님은 숟가락을 놓자말자 작은 방으로 들어가셨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