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와 갈릴레이의 삶이 이야기하는 과학의 시작 - 근대 과학의 문을 연 다빈치와 갈릴레이를 찾아 떠난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유럽인의 기억 속에 화양연화로 박제된 고대 그리스 정신이 다시금 부흥한 것이다. 그리스의 재생 혹은 재탄생이란 의미의 르네상스는 특정 시기라기보다는 새 시대를 창출하는 동력으로, 12~16세기에 여러 분야에서 진행된 개혁적 변화 혹은 변화를 지향하는 운동을 지칭한다.
이 책은 100여 년의 시차를 두고 르네상스의 상징이 된 두 자연철학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삶을 들여다보며, 두 사람의 매력과 업적, 그들을 키워낸 토양과 시대정신, 그리고 새로운 탄생을 준비하던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갈릴레이는 수학적 우주와 물리학적 자연을 하나의 체계로 바라본 최초의 학자다. 감각으로 알아낸 물성은 걷어내고, 직접 측정하고 관측하고 실험해서 크기, 수, 운동, 형태 등의 본질적 실체를 수량으로 객관화한 것이다. 시간을 변수로 삼아 물체의 운동 거리를 측정하고 현상은 수식으로 요약된 상관관계로 해석했다. 이전 학자들과 차별화된 사고와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두 과학>은 자연철학이 근대 과학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준 최초의 역학서로 평가받는다.
다빈치와 갈릴레이는 다른 시기에 살았지만, 장인과 학자로서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자연철학자가 된 장인 다빈치와 장인의 면모가 넘치는 자연철학자 갈릴레이는 닮은 지점이 많다. 르네상스의 진앙지인 페렌체와 주변 도시에서 성장했고, 그림으로 사고하는 데 익숙하며, 아르키메데스와 유클리드에게 관심이 많은 발명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갈릴레이는 다빈치처럼 악기를 잘 연주했고 노래와 그림에도 재능이 뛰어났으며 예술 비평이나 문학에도 관심이 많았다.
학자 갈릴레이가 실용적이고 경험적인 사고와 과학적 접근법으로 이탈리아 르네상스인다운 모습을 잘 보여준다면, 르네상스 과학자로 이야기되기도 하는 다빈치는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받는다.
갈릴레이가 자신이 만든 기계와 장치로 실험하고 측정한 후 수식과 그래프로 현상을 이해했다면, 다빈치는 예술과 과학, 사물과 유기체 사이를 넘나들며 관련성을 파악한 후 그 원리를 적용하여 장치를 만들었다.
이 책은 저자가 이탈리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다빈치와 갈릴레이의 흔적을 찾아 여행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