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경남 김해시 '원룸 화재 사고'(본보 지난 22일 자 2면 보도)로 참변을 당한 우즈베키스탄 일가족이 생존한 아이들의 치료를 감당할 돈이 없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역 종교단체가 나서서 돕고 있지만 많은 돈이 들어가는 병원비와 치료비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더군다나 우즈베키스탄 일가족이 외국인인 관계로 지자체에서 지원할 수 있는 범위 또한 극히 한정적이다.
지난 20일 발생한 화재 때 중화상을 입고 입원 중인 황 아르트루 씨의 큰아들(12)과 처조카(13)는 화상 전문병원에서 필요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병원관계자는 "전문 의료진으로 환자들을 집중 치료를 하고 있다"며 "과다한 연기흡입과 화상을 입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병원비는 의료보험료를 감안하더라도 상당액이 들 것으로 예상돼 황씨의 경제력으로 부담이 쉽지않은 상황이다.
중화상 수술 등 치료 중 외국인… 지자체 지원 한계
더군다나 황 씨 큰아들과 처조카는 연기흡입과 중화상을 입은 탓에 폐수술(세척) 등 치료가 필요한 상태지만 치료비가 많이 드는 관계로 앞으로 어떻게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할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황 씨는 "입원 중인 아이들은 어떻게든 살리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막막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 일가족 참사 후 김해시는 지원 대책에 나섰다. 김해시는 22일 박유동 부시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화재 피해 가족들의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김해시는 이날 회의에서 긴급복지지원법에 따라 황씨 가족에게 의료비 300만 원과 생계비 117만 원, 주거비 42만 원 등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또 전 공무원을 상대로 한 모금운동과 함께 적십자와 민간사회단체 등에 협조를 요청해 모금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박 부시장은 "그러나 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한정적이다. 민간단체를 활용해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룸 화재 사고'로 숨진 황 씨의 막내아들(4)과 딸(14)의 장례식은 23일 진행된다. 황 씨는 김해공설화장장에서 두 아이를 화장한 뒤 당분간 유골을 화장장에 보관할 예정이다. 두 아이의 장례비용은 김해교회가, 장례식장에 들어가는 비용은 김해 중앙병원이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