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성 : 이흰샘
글 : 이용규
촬 영 : 이성규 김상진 장우성 이승준 남철우 유병철
조연출 : 김은정 김병주
연 출 : 이성규
외국인 노동자들의 귀향을 다룬, 설날 특집 다큐멘터리 '어떤 귀향'이 1월22일 저녁 7시 30분 KBS 1TV를 통해 방영된다. '어떤 귀향'은 안산의 원곡동에서 3년에 걸쳐 촬영 된 것으로 주인공들의 귀향을 위해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 촬영까지 진행됐다.
카메라는 인도네시아의 한 시골마을에서 6살 띠안이란 어린아이를 만난다. 그리고 시청자를 향해 카메라는 묻는다. '우리는 왜 띠안을 만나는가?' 빗속을 달리며, 아이들과 섞여 노는 천진난만한 아이 띠안. 자연 속에서 살며, 친구들로부터 사랑 받는 띠안은 인도네시아 청년 데니의 아들이자 인도네시아 롬복 루바히 집안의 장손이다. 그런데 띠안은 인도네시아 말을 못한다. 한국에서 자란 탓에 띠안의 언어는 한국어다. 띠안의 눈동자 속엔 그립고도 슬픈 한국이야기가 들어있다. 띠안이 두고 떠난, 한국에서의 슬픈 가족사. 불법체류자로 살아야했던 아버지 데니와 어렵게 결혼을 했지만 가출해버린 한국인 엄마. 6살 띠안이 경험해야 했던 <가족>이란 의미는 무엇일까.
수많은 띠안의 이야기들이 숨어있는 경기도 안산의 원곡동. 그런 원곡동에서 만난 또 다른 외국인 노동자 야무나의 가족. 어린아이와 남편, 암에 걸린 아버지, 동생 그리고 불법체류자라는 현실... 하지만 그녀는 스리랑카 최고의 육상스타였다. 암에 걸린 친정 아버지의 병원 치료비 때문에 대표팀 코치 제의를 물리치고 한국에 올 수밖에 없었던 야무나.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은 야무나의 검은 얼굴위로 흰 눈물을 흘리게 한다. 그토록 생전의 아버지를 보고싶어 했건만 그 장례식에 갈 수 조차 없는 현실.
누구나 주변에 소중한 가족이 있고, 행복을 꿈꿀 권리가 있다. 내가 내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귀향을 꿈꾸듯이 외국인 노동자들도 그렇다. 가난으로 인해 대도시에 내몰렸던 지난 6-70년대 우리들의 여동생, 누이, 삼촌. 그 고통스러웠던 옛 시절을 생각하면 오늘날 낯선 이방인 노동자들에게 보내는 차별의 눈빛은 어떤 온도로 다가설까. 쓸쓸하게 귀향하는 이방인의 표정에서 드러나는 고독과 이별을 통해 우리가 모르는 사이 주변 개개인(혹 사소하거나 하찮아 보일지라도)의 삶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 세상은 각기 소중한 가족들이 모여 이뤄지는 것이다.
스리랑카의 육상 스타였던 야무나 여인의 한국 생활과 귀향일기, 그리고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아이처럼 자랐던 인도네시아 아이 띠안의 귀향을 통해 그들 역시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앓이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다름을 통한 또 다른 같음으로 다가설 것이다.
첫댓글 그 가정 위에 하나님의 평안이 함께 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