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
글: 김리리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아동복지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월간 [어린이와 문학]을 통해 등단했습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이슬비 이야기] 시리즈, [왕봉식, 똥파리와 친구야], [화장실에 사는 두꺼비], [검정연필 선생님], [내 이름은 개], [쥐똥 선물], [우리는 닭살 커플], [만복이네 떡집],[나의 달타냥], [그 애가 나를 보고 웃다], [뻥이오 뻥], [도깨비 잡는 학교], 청소년 소설 [어떤 고백]등이 있습니다.
그림: 조원희
어릴 때 친구들과 놀기보다 자연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먹이를 옮기는 개미 행렬이나 비 오는 날이면 나오는 달팽이들, 거미가 집 짓는 모습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아이였지요. 하늘과 나무와 풀, 동물과 곤충들,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감정들, 작고 소중한 것을 그림으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해요.
홍익대학교에서 멀티미디어디자인을 전공했고, HILLS(한국 일러스트레이션 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어요.
이 책을 그리면서 자연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고 참 기뻤어요. 자연은 인간의 것이 아니고, 지키지 않으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어요. 쓰고 그린 책으로 [얼음 소년], [혼자 가야 해],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가 있어요.
<줄거리>
아빠와 엄마가 떠나 버린 보헌이는 하루 종일 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울보다. 자신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던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보헌이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힘겹고 외로웠다. 그런데 어느 날 울음이 그쳤다. 바로 보헌이의 열 살 생일날이었다.
이날도 보헌이는 평소처럼 할머니 무덤을 찾아가다가 낯선 숲 속 길로 들어선다. 그러면서 길에서 본 죽은 매미를 땅에 묻어 주고, 먹을 걸 찾는 개미들한테 먹을 것을 나눠 준다. 그리고 아이들이 돌로 죽이려 든 검정 호랑나비를 지켜 준다. 그러다 갑자기 비가 세차게 내리고, 길을 잃은 보헌이가 비를 피해 달리는데 그만 몸이 점점 작아지더니 진흙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하지만 있는 힘을 다해 그곳을 빠져나온 보헌이는 자기가 구해 준 검정 호랑나비를 다시 만난다. 호랑나비는 보헌이를 등에 태워 깊은 숲 속으로 날아 들어간다. 보헌이는 그곳에서 자기처럼 작아진, 외롭고 슬픈 일을 겪었던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아이들의 고통을 적극적으로 마주하고 공감하는 이야기
이 시대 어린이들은 저마다의 고통과 절망을 떠안고 있다. 물론 어른과 사회 탓이다. 한데 그것을 나눔으로써 해소할 친구는 거의 없고, 오히려 아이들끼리 고통과 절망을 서로 더해 주기도 한다. 그러니 그들의 고통과 절망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것은 아이들을 돕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 보헌이는 고통과 절망에 빠진 어린이를 대표한다. 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지만 매미 애벌레의 탈피 같은, 삶의 전환을 이루어내면서 고통과 절망에 잡아먹히기 전에 탈출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은 자기 고통과 절망을 바로 들여다보고, 각자에게 내재된 극복의 힘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된다. 작품을 읽고 나면 치유된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이 작품은 그렇기에 아이들의 고통을 적극적으로 마주하고 공감해 주는 이야기다.
어린이 스스로 어린이를 위하자는 메시지
보헌이는 옛이야기의 주인공들처럼 일정한 여정 속에서 세 번의 유사한 행동을 한다. 바로 매미, 개미, 나비를 돕는 것이다. 그런데 보헌이는 그들을 도우면서 자신의 열 살 생일을 축하해 달라고 요청한다. 자기 복을 비는 동시에 남을 위해 행동한 것이다. 보헌이가 보여 주는 이러한 도움의 특성은 이 작품의 주제와 곧바로 연결된다. 보헌이가 초대받아 간 무지개 호수는 고통받고 버림받은 아이들이 저마다 원하는 자연의 한 모습으로 서로 도우며 사는 곳으로, 결국 자신과 공동체를 동시에 위하는 공존과 연대의 실현지인 셈이다.
이러한 실현지의 모습은 현실에서 아이들이 어른과 사회로부터 받는 고통과 절망을 아이들끼리도 서로 주고받는다는 현실 인식과 연결된다. 작가는 어린이 스스로 어린이를 위하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관계 맺기와 연대야말로 어른과 사회로부터 받는 고통과 절망을 이겨내는 중요한 길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를 찾아와 치유해 주는 21세기형 바리데기 이야기
보헌이는 빗속에서 진흙으로 빨려드는 절체절명의 순간 "안 돼!"라고 외치며, 저 깊은 곳에 내재해 있던 힘을 끄집어내 목숨을 건진다. 매미 애벌레가 흙 속에서 밖으로 나와 탈피 과정을 거쳐 성충으로 거듭나는 것처럼 보헌이도 그 뒤에 무지개 호수로 가서 매미가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언제까지나 그곳에 머무를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현실 세계로 스스로 돌아온다.
여정을 마친 보헌이는 이미 이전의 보헌이가 아니다. 고통스러운 울음만 토해내던 울보가 이제는 생명력 넘치는 노래를 부르게 됐으니 말이다. 보헌이의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자기 안의 슬픔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경험을 한다. 서사무가 [바리데기]에서, 버림받고 고난의 여정을 겪은 바리데기가 그 모든 과정을 겪고 돌아와 만인을 돕는 무조신이 된 것처럼 보헌이도 자기 고통과 슬픔을 이겨내고 치유의 노래를 불러주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이야기는 독자에게 건네는 말로 마무리된다. 기뻐야 할 생일에도 슬프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특별한 일을 기다려 보라고.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예쁘게 웃어주는 아이를 만난다면 "안녕? 네가 보헌이지? 만나서 반가워."라고 인사를 건네 보라고. 주변 친구들이 바로 보헌이일지 모르니 그들과 서로 고통을 더하는 게 아니라 서로 덜어 주며 살면 좋겠다는 작가의 바람이 아름다운 마지막 장면의 벅찬 감동과 함께 스며온다.
<출판사 서평>
슬프고도 아름다운, 위로와 구원의 동화
― 울보 보헌이가 아픈 울음 끝에 토해낸 생명과 연대의 노래
이 작품은 모든 걸 잃고 절망에 빠진 보헌이가 열 살 생일에 나선 길에서 고통스러운 울음을 토해낸 끝에 생명과 연대의 노래를 부르며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위로와 구원의 메시지를 던지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동화다. 『엄마는 거짓말쟁이』, 『뻥이오, 뻥』 등 어린이의 생활 감정과 판타지를 특유의 발랄함과 유머로 담아온 동화작가 김리리가 전작들과는 색깔이 전혀 다른 작품을 내놓았다. 6년 넘게 땅속에서 애벌레로 살다가 땅위로 나와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되어 힘차게 노래를 부르는 매미는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이며, 매미들의 합창은 서로를 잇는 연대의 힘이라 할 수 있다. 고난의 여정을 겪고 돌아와 무조신이 된 바리데기처럼 보헌이가 외로운 절망을 이겨내고 자기와 같은 처지의 아이들 혹은 세상을 향해 따뜻한 손을 내민다는 이 작품의 마무리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어릴 때는 억울하고 슬픈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누군가 내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 줬다면 그렇게 울보가 되지는 않았을 거예요. 지금도 잘 우느냐고요? 아니요. 지금은 잘 울지 않아요. 평생 흘려야 할 눈물을 그때 다 써 버렸거든요. 그 대신 어린 시절의 저처럼 억울하고 속상해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동화로 쓰고 있어요.” _ 「지은이의 말」에서
아이들의 고통을 적극적으로 마주하고 공감하는 이야기
이 시대 어린이들은 저마다의 고통과 절망을 떠안고 있다. 물론 어른과 사회 탓이다. 한데 그것을 나눔으로써 해소할 친구는 거의 없고, 오히려 아이들끼리 고통과 절망을 서로 더해 주기도 한다. 그러니 그들의 고통과 절망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것은 아이들을 돕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 보헌이는 고통과 절망에 빠진 어린이를 대표한다. 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지만 매미 애벌레의 탈피 같은, 삶의 전환을 이루어내면서 고통과 절망에 잡아먹히기 전에 탈출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은 자기 고통과 절망을 바로 들여다보고, 각자에게 내재된 극복의 힘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된다. 작품을 읽고 나면 치유된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이 작품은 그렇기에 아이들의 고통을 적극적으로 마주하고 공감해 주는 이야기다.
어린이 스스로 어린이를 위하자는 메시지
보헌이는 옛이야기의 주인공들처럼 일정한 여정 속에서 세 번의 유사한 행동을 한다. 바로 매미, 개미, 나비를 돕는 것이다. 그런데 보헌이는 그들을 도우면서 자신의 열 살 생일을 축하해 달라고 요청한다. 자기 복을 비는 동시에 남을 위해 행동한 것이다. 보헌이가 보여 주는 이러한 도움의 특성은 이 작품의 주제와 곧바로 연결된다. 보헌이가 초대받아 간 무지개 호수는 고통받고 버림받은 아이들이 저마다 원하는 자연의 한 모습으로 서로 도우며 사는 곳으로, 결국 자신과 공동체를 동시에 위하는 공존과 연대의 실현지인 셈이다.
이러한 실현지의 모습은 현실에서 아이들이 어른과 사회로부터 받는 고통과 절망을 아이들끼리도 서로 주고받는다는 현실 인식과 연결된다. 작가는 어린이 스스로 어린이를 위하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관계 맺기와 연대야말로 어른과 사회로부터 받는 고통과 절망을 이겨내는 중요한 길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를 찾아와 치유해 주는 21세기형 바리데기 이야기
보헌이는 빗속에서 진흙으로 빨려드는 절체절명의 순간 “안 돼!”라고 외치며, 저 깊은 곳에 내재해 있던 힘을 끄집어내 목숨을 건진다. 매미 애벌레가 흙 속에서 밖으로 나와 탈피 과정을 거쳐 성충으로 거듭나는 것처럼 보헌이도 그 뒤에 무지개 호수로 가서 매미가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언제까지나 그곳에 머무를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현실 세계로 스스로 돌아온다.
여정을 마친 보헌이는 이미 이전의 보헌이가 아니다. 고통스러운 울음만 토해내던 울보가 이제는 생명력 넘치는 노래를 부르게 됐으니 말이다. 보헌이의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자기 안의 슬픔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경험을 한다. 서사무가 「바리데기」에서, 버림받고 고난의 여정을 겪은 바리데기가 그 모든 과정을 겪고 돌아와 만인을 돕는 무조신이 된 것처럼 보헌이도 자기 고통과 슬픔을 이겨내고 치유의 노래를 불러주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이야기는 독자에게 건네는 말로 마무리된다. 기뻐야 할 생일에도 슬프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특별한 일을 기다려 보라고.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예쁘게 웃어주는 아이를 만난다면 “안녕? 네가 보헌이지? 만나서 반가워.”라고 인사를 건네 보라고. 주변 친구들이 바로 보헌이일지 모르니 그들과 서로 고통을 더하는 게 아니라 서로 덜어 주며 살면 좋겠다는 작가의 바람이 아름다운 마지막 장면의 벅찬 감동과 함께 스며온다.
첫댓글 주간님~ 신간 축하드려요~^^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바쁘신 중에도!! 멋집니다!!와옹!
'특유의 발랄함과 유머' 정말 부럽습니다. 멋져요!!!짝짝짝.
축하축하드려요. ㅎㅎㅎ
축하드립니다!
그림도 멋지다!
책 너무 감동적이예요~ 아이들에게 많이 읽히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