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19수 중 제18수
객이 먼 곳에서 와서
客從遠方來 객종원방래
*客(객): 대부분 심부름을 전하는 사람.
*從(종): 여기서는 전치사, ~으로부터
나에게 비단 반필을 전해주네
遺我一端綺 유아일단기
*遺(유): 전해주다는 의미.
*綺(기): 비단 중에서도 무늬가 있는 고급 비단
*一端(일단): 치수의 단위로 여기서는 반을 뜻함
서로 만여 리나 떨어져 있어도
相去萬餘里 상거만여리
*去(거): 여기서는 떨어져 있다는 뜻으로 새김
님의 마음은 한결같구나
故人心尙爾 고인심상이
*故人(고인): 중국에서는 매우 가까운 사람을 지칭함.
*尙(상): 여전히, 변함없이
*爾(이): ~와 같다, 어조사.
비단 무늬에 한 쌍의 원앙새가 수놓아져
文彩雙鴛鴦 문채쌍원앙
*文(문): 무늬를 뜻함.
재단하여 님과 같이 덮을 이불을 만듭니다
裁爲合歡被 재위합환피
*合歡(합환): 부부가 함께 즐기는 일.
*被(피): 이불
이불속에 사랑의 솜을 넣어서
著以長相思 저이장상사
*著(저): 이불에 솜을 넣는 일.
*長相思(장상사): 綿(면)을 장사(長絲)라고도 하여, 여기서 思(사)와 絲(사)가
발음이 동일하여 같은 발음의 글자를 이용하는 수사법.
절대 풀어지지 않는 실로 마름질하여
緣以結不解 연이결불해
*緣(연): 여기서는 마름질의 뜻으로 새김
아교에 옻칠까지 붙여 놓았으니
以膠投漆中 이교투칠중
누구라도 능히 떼어 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誰能別離此 수능별리차
*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사랑하는 님이 만여 리나 떨어진 먼 곳으로 떠나갔다.
얼마나 그립고 그리웠으면
심부름꾼을 시켜서
원앙 한 쌍이 수놓아진 비단 반필을 보내왔다.
그것을 받고 보니
아직도 변치 않고 한결같은 님의 마음에 감복을 한다.
그 비단을 재단하여
님과 같이 덮고 잘 이불을 만든다.
그 속에 사랑이 가득 찬 솜을 넣고
한 올 한 올 정성껏 이불을 만들면서
이불에 옻칠도 하고 아교도 뿌려서
누가 떼어놓지 못할 튼튼한 이불을 만들었다
한 이불아래 함께 잠자고 싶은 님과 나 사이를
그 누구도 떼어놓을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