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마지막 공연후기 - 사라 장 리사이틀(예술의 전당)
사라 장 그녀는
"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바이올리니스트 "
" 브람스보다 프로코피에프에서 더 빛나는 그녀"
" 온 몸으로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
였습니다
사라 장 - 장영주
일곱 살 때 뉴욕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입학
여덟 살 때 정식 데뷔-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과의 협연으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
같은 해 리카르도 무티(Riccardo Muti)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
1992년에는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과 여러 소품이 수록된 데뷔 앨범을 발매
같은 해 최연소로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로열 필하모닉의 영 아티스트 상을 수상
1993년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두 번째 음반을 발매
《그라모폰 매거진》에서 올해의 젊은 예술가로 선정
독일 에코 클래식 신인상을 수상
1999년 장영주는 줄리아드 음대 입학과 동시에 에이버리 피셔 상을 수상
이후에 줄리아드의 명교수 도로시 딜레이(Dorothy DeLay)와 강효를 사사
2004년 할리우드볼 명예의 전당에 최연소로 이름을 올림
2006년에는 《뉴스위크》의 차세대 여성지도자 20인에 선정
2008년에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청년 글로벌 리더로 선정
2011년에는 미국 대사관의 예술대사(Artistic Ambassador)로 임명
그야말로 어린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에서 성인이 되어서는 탑티어 바이올리니스트로
그리고 음악 분야의 저변을 넘어 영향력있는 차세대 주자로까지 성장한
사라 장을 만났습니다
데뷔 후 35년 동안 최고의 자리에 있었던 그녀의 눈빛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어요
완벽한 테크닉, 그리고 철저한 자기관리가 엿보이는 자태로
그녀가 등장합니다
그녀의 등장하자 반응이 연주가 다 끝난 후 커튼 콜의 열광 이상으로 격렬합니다
와~ 그녀의 팬덤이 이정도일 줄....이....야......
오늘 관객들의 그녀에 대한 존중과 사랑은 처음부터 끝없이 계속됩니다
(관객들이 이렇게 기침까지 참으면서 공연을 존중하는 것을 오랫만에 봅니다)
환호가 잦아들면서 공연이 시작되는데
<1부> 는
브람스 F.A.E 소나타 중 스케르초 c단조
브람스 소나타 제3번 d단조 Op.108
브람스를 보여주려고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그녀의 첫번째 브람스 연주 F.A.E 소나타 스케르초는
Frei aber Einsam " (자유롭지만 고독하게)
이곡은 슈만과 함께 한 (Frei Aber Einsssam) FAE 소나타 콜라보레이션에서 3악장을 브람스가 작곡한 것인데요
이 FAE 소나타 협업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아힘의 방문을 맞아 그를 위해 슈만과 브람스, 그리고 디트리히가 각각 2,4악장, 3악장, 1악장을 맡아서 작곡하여 요아힘에게 선물한 곡이죠
이 중에서 브람스가 작곡한 3악장 스케르쪼가 가장 유명하고 단일 악장으로 많이 연주가 되는데
많은 바이올리니스트가 앵콜곡으로 많이 연주합니다
올해 힐러리 한 리사이틀에서 앵콜곡이기도 했죠
사라 장은 이곡을 오프닝곡으로 선택한 것이 강렬한 임팩트를 주면서 시작하려는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강렬한 임팩트는 아니었습니다
이유는 우선 피아노 반주가 너무 뚝딱거리는 느낌, 음량조절이 잘 안되어 피아노 소리가 너무 큽니다
지난 번 힐러리 한 리사이틀에서도 반주자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가 너무 뚝딱거려서 많이 거슬렸던 기억이 오버랩됩니다
피아노 위에 달려있는 마이크 3개 중 2개를 치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F.A.E 스케르쪼가 끝나고 이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이 시작됩니다
사라 장의 현 콘트롤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고 활을 머리 위로 올려 마무리하는 것도 멋지고
짧고 강하게 끊어 켤 때도 길고 유려하게 눌러 켤 때도 한치의 음 균열없이 뽑아내는 소리가
그녀의 음악에 들인 시간을 짐작케 합니다
2악장 안단테 악장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악장인데 여기쯤 오니 피아노가 조절력이 생겼는지
그녀의 질감좋고 아름다운 바욜린 소리가 공중으로 퍼져나오며 제 감각을 어루만져 줍니다 더없이 아름답게요
1부가 40여분도 채 안되어 끝나자 관객들의 환호가 거세지기 시작하더니
벌써 커튼콜 같은 분위기입니다
좀 긴 듯 한 인터미션 후에 다시 그녀가 등장하는데
와우 빨간 드레스의 눈부신 빛깔이 온통 반짝거리면서 그녀의 걸음걸음마다 너울거립니다
오늘 2부에서 사라 장은 온몸으로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빨간 드레스가 엄청난 시너지를 주네요
인어드레스 디자인으로 아래쪽 퍼지는 밑단을 몇 번이나 발로 차서 물결치는 붉은 치맛단과 강렬한 프로코피에프의 선율이
믹스되어 관객의 혼을 쏙 빼놓습니다
<2부> 는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제2번 D장조, Op.94
그녀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였습니다
오늘 최고의 연주는 바로 "프로코피에프" 였어요
1악장 도입부 부터 실크처럼 뽑아져 나오는 바이올린현의 울림이 벌써 아 ~ 이거지 싶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2악장 스케르쪼는 오늘 그녀 기량의 최고 경지를 보여준 명품 연주 !!!!
프레스토의 빠른 리듬이 그녀에게는 정말 딱 맞는 옷인 듯 음 하나하나를 완전히 공중에 콕콕 던져주는 것 같은
신들린 보우잉에 넋을 놓습니다
3악장 안단테는 또 어쩜 그리 아름답고 깊은 소리를 우려내는지 사라 장은 거장이었습니다
4악장 화려한 피날레까지 혼신의 연주를 끝낸 그녀의 얼굴이 환하게 빛나고 관객들은 미친듯이 환호합니다
소리 질러~~ 이 분위기였어요 ㅎㅎ
오늘 앵콜곡은 무려 5곡
보통 3곡쯤 하면 끝났으려니 하고 관객들은 하나 둘 일어서는데
오늘 관객들은 지치지 않고 환호를 보냅니다
공연의 일부같았던 앵콜곡은
1. 글룩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중 ‘멜로디’(크라이슬러 편곡)
2. 영화 <여인의 향기> OST 중 ‘Por Una Cabeza’
3. 하차투리안 발레 모음곡 가야네 중 ‘칼의 춤’
4. 엘가 ‘사랑의 인사’
5. 비발디 사계 겨울 2악장 라르고
이었는데 세번째 하차투리안 "칼의 춤" 이 대단했어요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호흡도 찰떡이었고 사라 장의 고음부터 저음까지 한번에 긁어내는 소리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곡 끝나고 관객석은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 클래식 공연장이 맞나요? ㅎㅎ
2024년 마지막 공연답게 감동의 화룡정점을 찍어주었습니다
오랜세월 한결같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닌데
사라 장은 그걸 해내고 있었습니다
앵콜곡을 소개하는 그녀의 한국어 , 또 반주자의 어눌한 한국어
네~ 바로 한국어, 사라 장은 한국 바이올리니스트입니다
임윤찬, 조성진을 품고 있는 한국,
바로 그 오랜 세월 외국에서 한국을 증명해내고 있었던 바이올리니스트가
바로 사라 장 이었습니다
2시간 정도의 공연이 주는 감동의 크기는 측정불가이지만
한 공간에 같이 있었던 모든 관객의 인식에 무한한 감동의 각인을 남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그들의 삶에 선한 영향을 줍니다
어쩌면 공연을 보러가는 가장 큰 이유이자 마력이기도 하죠
올 한 해 삶의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걸음 한 공연장들,
그리고 거기에 얻어 온 감동으로 변화된 나의 삶을 생각해보면서
2024년 마지막 후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