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중국바둑을 대표하는 이세돌 9단(왼쪽)과 구리 9단이 '10번기'를 통해 우열을 가린다.
총상금 5억8000여만원… 다음 달부터 대국 시작 한중 톱랭커, 동갑내기, 비슷한 기풍 등 관심집중
소문만 무성하던 '이세돌-구리 10번기' 개최가 확정됐다.
한국기원은 지난해부터 중국기원과 추진해오던 이세돌-구리 간의 10번기 개최에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정상을 뛰어넘는 세계바둑최강전 10번기'라는 부제로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27살 동갑내기 라이벌 이세돌 9단과 구리 9단 간에 벌어지는 이번 대결에는 총상금 350만위안(약 5억8500만원)이 걸려 있다.
한국기원은 중국기원과 대국장소, 제한시간, 상금분배 등 구체적인 대국조건을 이달 내로 확정하고 다음 달부터는 첫 대국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세돌-구리 대결은 지난해 초 한 달 간격으로 삼성화재배와 LG배를 두 선수가 나눠가지며 세계바둑계를 양분하자 중국 네티즌을 중심으로 10번기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급속도로 확산됐고, 중국기원이 개최의사를 표시하면서 구체화됐었다. 그러나 이세돌이 휴직하고 구리도 부진에 빠지며 1위 자리를 콩지에 9단에게 빼앗기자 한동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이세돌과 구리는 같은 1983년생으로 나이와 입단시기(1995년)가 같고 공격적인 기풍과 통산 타이틀 획득수도 비슷해 여러모로 비교대상이 되고 있다.
▲ 가장 최근의 맞대결은 지난 4월의 후지쯔배 8강전으로 이세돌이 불계승했다.
10번기는 일본 에도시대부터 있었던 바둑계의 '끝장대결'이다. 바둑을 장려하던 도쿠가와 막부가 기소라는 바둑관청을 설치해 이를 관리하는 1인자(명인기소)를 결정하던 대진방식이 10번기다.
바둑의 4대가문인 혼인보가, 야스이가, 이노우에가, 하야시가의 대표가 출전해 흑백을 바꿔가며 10판을 두어나가는데 4판 차이가 나면 치수가 고쳐진다. 치수가 고쳐지면 상대보다 하수로 판명되어 명예에 심각한 손상을 입어 결국 은퇴까지 이르는 위험한 대결이었다.
'불멸의 기성'으로 추앙받는 우칭위엔 9단이 1930년∼1940년대에 17년간에 걸쳐 일본의 쟁쟁한 고수들인 기타니 미노루, 가리가네 슌이치, 후지사와 구라노스케, 이와모토 가오루, 사카다 에이오, 다카가와 가쿠 등과 대결해 모조리 치수를 고친 것은 바둑계의 전설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번 10번기는 과거의 위험한 치수고치기 방식은 아니다. 여러 가지 논의가 있으나 유력한 방법은 호선으로 10판을 두어 승수에 따라 상금을 분배하는 방식과 매대국 승자와 패자에 상금을 차등지급하는 방식 중 하나다.
화제가 되는 특정라이벌을 대상으로 한 특별번기대국은 1991년 이창호 4단과 요다 노리모토 8단 간의 '한일신예정상대항 5번기'가 있었는데 이번 대결은 19년 만에 다시 열리는 대형 이벤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시는 요다가 이창호를 3-1로 이겼다.
첫댓글 오! 이거 대박인데요....이세돌사범님이 6승 4패 정도로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많이 이기면 재미 없을꺼 같아욤 ㅎㅎ
우와 기대했던 대결이 펼쳐지네요 누가 이기던 엄청 잼있는 승부가 펼쳐질거라 생각합니다만 이세돌 사범님이 이겼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