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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10년간 346억 지원해놓고 용처에 눈감았다는 자기 고백” 노동부 내부 “그동안 노조 회계 자세히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인근 도로에서 민노총 조합원들이 화물연대 총파업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고용노동부가 노동조합에 지원한 국고보조금 중 부정 사용으로 적발한 사례는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한국노총, 민주노총, 미가맹노조 등에 346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해놓고 제대로 된 회계 감사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여당 관계자는 “부정 사용 ‘제로(0건)’는 정부가 노조에 세금을 지원하고도 용처 등에 눈을 감고 있었다는 자기 고백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노동부는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우리 부에서 적발한 노조 지원 보조금 부정 수급이나 회계 감사와 관련해서 문제된 사례는 파악된 바 없다”고 밝혔다. 노동부 측은 “노조에서 제출한 영수증이 용처에 맞게 쓰여졌는지 수사기관처럼 세세히 살피기는 행정력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 내부에선 “그동안은 노조 회계에 대해선 자세히 볼 수 없었고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 구축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국가보조금 부정사용 ‘제로(0건)’라는 정부 기록과는 달리 노조의 회계 비리는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지난 4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에어포트지부장은 조합비 3억7000만원을 유흥비로 쓴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에는 민노총 소속인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에선 노조 집행부인 사무국장 A씨가 노조 돈 7500만원을 빼돌려 도박 자금 등으로 쓴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노동부와 별개로 서울시에서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4차례의 지원금 부정 사용을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방과후 강사노조 회계 책임자가 서울시 지원금 2610만원을 횡령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증빙 서류 미제출, 식비 착오 집행, 구급약품 착오 집행 등도 있었다.
‘노조 재정 투명화법’을 발의한 정우택 의원은 “정부가 그간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면서 (노조) 회계 문제를 사실상 방치한 것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국민 혈세가 노조 간부 쌈짓돈으로 쓰인 사례가 있는지 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